부모도 자식도 처음으로 내뱉어 보는 "사랑한다"는 말. 생전 처음 해보는 말에 양측 모두 쭈뼛쭈뼛합니다.
하지만 이내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노랫말이나 시구(詩句)를 메모했다가 읽게 하기도 합니다.
출산을 앞둔 비행 청소년에게 배냇저고리를,
상습절도를 하던 자매에게는 지갑에 10만원을 넣어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천집사님은 상습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은 선주(16·가명)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인 아버지는 선주를 자주 때렸습니다. 천집사님은 법정에서 아버지에게 종이를 건냈습니다.
"소리 내어 읽으세요."
아버지가 읽어내려갔습니다.
"그 아이가 그대를 사랑합니다… 난 사랑받고 싶어…."
한 드라마 주제곡이었던 '그 남자'를 살짝 바꾼 가사였습니다.
천 판사는 선주에게 "부모님 사랑합니다"를 외치게 했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여보, 선주야. 아빠가 잘못했다. 용서해라"를 외치게 했습니다.
선주 가족은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이후 선주는 문제없이 학교를 잘 다니고, 가족은 탄탄해졌습니다.
그동안 6천 명에 달하는 소년범들을 이런 식으로 판결을 한 천집사님.
그는 아이들이 대부분 결손가정, 저소득층 출신인데다가 재범률이 일반 가정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에 마음아파하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모와 가족을 대신해 소년들을 보호해 줄 '대안 가정' 만들기를 시도했습니다.
"소년범도 범죄자입니다. 그래서 국민은 그들을 혐오합니다.
하지만 사연을 살펴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소년범 가운데 배가 고프거나 아무도 보살펴 줄 사람이 없어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회복센터'라는 이름의 대안 가정은 창원에만 7곳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곳을 거쳐간 비행 소년들의 재범률은 뚝 떨어져 법조계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죄가 밉다고 내치기만 하면 아이들이 더 큰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요.
엄하게 벌주되, 제대로 사회에 발붙이게 사회가 도와줘야지요.
아이들의 나쁜 짓은 결국 어른들의 책임이잖아요."
주께서는 마냥 내버려두시지는 않으신다.
주께서는 사랑이 그지없으시어 심하게 벌하시다가도 불쌍히 여기신다.
사람이 미워서 괴롭히거나 벌하지는 않으신다.
(애 3:31-33, 공동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