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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음소(陽長陰消)
양의 기운이 강해지면 음의 어두운 기운은 제풀에 소멸한다는 뜻으로, 음의 기운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아도 양의 건강한 기운 앞에서는 힘을 못 쓴다는 말이다.
陽 : 볕 양(阝/9)
長 : 길 장(長/0)
陰 : 그늘 음(阝/8)
消 : 사라질 소(氵/7)
명대 화가 심주(沈澍)의 그림 화제(畵題)에서 홍소록장(紅消綠長)이란 네 글자를 보았다. 붉은 꽃이 스러지자 초록이 짙어져 온다는 것이다.
"꽃 지자 새잎 나니 녹음이 깔렸는데"로 시작되는 옛 노래가 생각난다. 꽃 시절이 가면 초록의 계절이 돌아온다. 여린 새잎은 어느새 낙엽으로 져서 뿌리로 돌아간다. 맞물려 돌아가는 순환의 이치 속에 영원한 것은 없다. 하지만 그런가?
일본의 요괴화 그림 앞에는 양장음소(陽長陰消)란 네 글자가 적혀 있다. 양의 기운이 강해지면 음(陰)의 어두운 기운은 제풀에 소멸한다는 말이다.
음양이 조화를 잃으면 이매망량(魑魅魍魎)의 '귓것'들이 판을 친다. 음의 기운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아도 양의 건강한 기운 앞에서는 힘을 못 쓴다. 일껏 요괴를 잔뜩 그려놓고 무슨 마음으로 이런 글귀를 써놓았을까?
우리 주변에 요괴는 얼마든지 있다. 내 영혼이 건강하고 이 사회가 건강하면 이런 것들은 결코 준동하지 못한다. 하지만 잠시 빈틈을 보이면 이것들이 날뛴다. 그러니 요괴를 두려워 말고 내 정신의 기운이 시드는 것을 경계하라. 이런 뜻이었지 싶다.
괜찮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었더니 눈길 주는 곳마다 귓것들이 날뛰고 있는 줄 몰랐다. 이만하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턱도 없다. 이익이 된다면 불법이 대수며 속임수 거짓말이 문제겠는가?
나쁜 줄 알고 안 되는 줄 알지만 한다. 나뿐 아니라 다 그렇다는 것처럼 마음 놓이는 면죄부가 없다. 잘못은 되풀이되는 동안 타성으로 자리 잡는다.
나쁜 짓 하다 걸리면 반성하지 않고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세상에 우리는 산다. 혼자의 떳떳한 기운이 세상의 사악을 이기지 못한다. 이런 것이 우리를 절망케 한다.
귓것은 눈 하나에 뿔 달린 괴물이 아니다. 너무 멀쩡해서 분간이 안 된다. 어찌해야 양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음의 기운이 제풀에 스러지게 하나? 꽃 지면 새잎 돋는 물리의 순환이 피가 돌듯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 陽(볕 양)은 ❶형성문자로 阦(양), 阳(양), 氜(양)은 통자(通字), 阳(양)은 간자(簡字), 昜(양)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昜(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昜(양)은 旦(단; 해뜸)을 조금 변경한 자형(字形)이며 '해가 뜨다', '오르다', '벌어지다', '넓어지다' 따위의 뜻을 나타낸다. 좌부변(阝=阜; 언덕)部는 언덕, 산, 언덕의 볕이 드는 쪽, 양지쪽, 해, 따뜻하다, 적극적(積極的)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陽자는 '양달'이나 '볕', '낮'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陽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昜(볕 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昜자는 햇볕이 제단 위를 비추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볕'이라는 뜻이 있다. 여기에 阜자까지 결합한 陽자는 태양이 제단과 주변을 밝게 비추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陽(양)은 (1)태극(太極)이 나뉜 두 기운(氣運) 중(中)의 하나. 음(陰)에 대하여 적극적(積極的), 능동적인 면을 상징하는 철학적(哲學的) 범주(範疇). 밝음, 하늘, 해, 수컷, 더움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임 (2)양전기를 이르는 말 (3)약성, 체질(體質), 증세(症勢) 같은 것이 적극적이고, 덥고, 활발한 것을 이름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볕, 양지(陽地) ②해, 태양(太陽) ③양, 양기(陽氣) ④낮, 한낮 ⑤남성(男性) ⑥하늘 ⑦인간(人間) 세상(世上) ⑧음력(陰曆) 시월(十月)의 딴 이름 ⑨봄과 여름 ⑩돋을새김 ⑪나라의 이름 ⑫거짓으로 ⑬따뜻하다, 온난(溫暖)하다 ⑭가장(假裝)하다(태도를 거짓으로 꾸미다) ⑮드러내다 ⑯밝다 ⑰맑다 ⑱선명(鮮明)하다 ⑲양각(陽刻)하다 ⑳굳세고 사납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갤 청(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그늘 음(陰), 흐릴 담(曇), 비 우(雨)이다. 용례로는 햇볕이 바로 드는 곳을 양지(陽地), 따뜻한 봄으로 음력 정월의 다른 이름을 양춘(陽春), 봄날의 따뜻한 햇볕을 양광(陽光), 양의 기운으로 적극적인 기운을 양기(陽氣),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질이나 볕을 좋아하는 성질을 양성(陽性), 음화를 인화지에 박힌 사진으로 실물과 명암과 흑백이 똑같이 나타남을 양화(陽畫), 양기있는 사람을 놀리는 말 또는 남성 바깥 생식기의 길게 내민 부분을 양물(陽物), 남자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양도(陽道), 0보다 큰 실수를 양수(陽數), 바탕이 되는 물건의 거죽에 도드라지게 새긴 조각을 양각(陽刻), 빛의 율동으로 적에 대한 속임수로 하는 전술 기동을 양동(陽動), 원자핵을 구성하는 잔 알갱이를 양자(陽子), 여자들이 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우산같이 만든 물건을 양산(陽傘), 만물을 나서 자라게 하는 해의 덕을 양덕(陽德), 볕이나 성질이 환하게 밝음을 양명(陽明), 봄이나 여름에 잘 자라는 나무를 양목(陽木), 열이 몹시 오르고 심하게 앓는 병을 양병(陽病), 두 개의 산이 있을 때 험한 쪽의 산을 양산(陽山), 사람이 세상에서 사는 집을 양택(陽宅), 양기가 허약함을 양허(陽虛), 서울의 옛 이름을 한양(漢陽), 천지만물을 만들어 내는 상반하는 성질의 두 가지 기운 곧 음과 양을 음양(陰陽), 해질 무렵에 비스듬히 비치는 해 또는 햇볕을 사양(斜陽), 저녁 나절의 해를 석양(夕陽), 저녁 때의 햇볕을 만양(晩陽), 기울어져 가는 햇볕을 잔양(殘陽), 봄볕을 춘양(春陽), 바람과 볕을 풍양(風陽), 산의 양지 곧 산의 남쪽편을 산양(山陽), 양기를 다함을 노양(老陽), 참깨의 잎을 청양(靑陽), 양기가 움직여 일어남을 발양(發陽), 몹시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을 염양(炎陽), 몸의 양기를 도움을 보양(補陽),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음을 일컫는 말을 양봉음위(陽奉陰違), 따뜻하고 좋은 봄철을 일컫는 말을 양춘가절(陽春佳節), 따뜻한 봄의 화창한 기운을 일컫는 말을 양춘화기(陽春和氣), 음양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음양부조(陰陽不調),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베풀면 반드시 그 일이 드러나서 갚음을 받음을 일컫는 말을 음덕양보(陰德陽報), 화창한 바람과 따스한 햇볕이란 뜻으로 따뜻한 봄날씨를 일컫는 말을 화풍난양(和風暖陽),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말을 건양다경(建陽多慶) 등에 쓰인다.
▶️ 長(길 장/어른 장)은 ❶상형문자로 仧(장),兏(장)은 동자(同字), 长(장)은 약자(略字)이다. 長(장)은 머리털이 긴 노인이 단장을 짚고 서 있는 모양으로, 나중에 노인이 전(轉)하여 나이가 위인 사람으로 관리(官吏)의 長(장), 또한 성장하다, 길게 자라다, 길다 따위의 뜻에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長자는 '길다'나 '어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長자는 머리칼이 긴 노인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길다’였다. 長자는 백발이 휘날리는 노인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후에 '어른', '우두머리'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長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張(베풀 장)자나 帳(휘장 장)자에 長자가 쓰이기는 했지만, 長자가 부수로 지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長(장)은 (1)어떤 조직체(組織體)나 또는 부서 단위의 우두머리(책임자) (2)긴 기다란의 뜻을 나타내는 말 (3)오랜의 뜻을 나타내는 말 (4)길이 (5)늘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다 ②낫다 ③나아가다 ④자라다 ⑤맏 ⑥어른 ⑦길이 ⑧우두머리 ⑨처음 ⑩늘 ⑪항상(恒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랠 구(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릴 유(幼), 짧을 단(短), 늙을 노/로(老)이다. 용례로는 좋은 점을 장점(長點), 긴 것과 짧은 것을 장단(長短), 목숨이 긺을 장수(長壽), 맏 아들을 장남(長男), 한 관청의 으뜸 벼슬을 장관(長官), 오랜 기간을 장기(長期), 장편으로 된 노래를 장가(長歌), 길게 내는 소리를 장음(長音), 어른과 어린이를 장유(長幼), 나이가 많고 덕이 많은 사람의 존칭을 장로(長老), 통나무를 길쭉하게 잘라서 쪼갠 땔나무를 장작(長斫),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을 장고(長考), 아주 능한 재주를 장기(長技), 생물이 자라서 점점 커짐을 성장(成長), 모임을 대표하는 사람을 회장(會長),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도와서 자라나게 한다는 조장(助長), 시간이나 물건의 길이 따위를 처음에 정한 것보다 늘이어 길게 함을 연장(延長), 위에 서서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 통솔하는 사람을 수장(首長), 특별히 뛰어난 장점을 특장(特長), 오륜의 하나로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순서와 질서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유유서(長幼有序), 길다란 목에 까마귀 부리 같이 뾰족한 입이라는 뜻으로 관상에서 목이 길고 입이 뾰족한 상을 이르는 말을 장경오훼(長頸烏喙), 오래 서서 분부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권문세가에 빌붙어 이익을 얻고자하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장립대명(長立待命), 긴 눈과 날아다니는 귀라는 뜻으로 옛일이나 먼 곳의 일을 앉은 채로 보고들을 수 있는 눈이나 귀 곧 서적을 이름 또는 사물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널리 정보를 모아 잘 알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목비이(長目飛耳), 길고 짧음은 상대적 관계에서 비교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단상교(長短相較), 멀리 불어 가는 대풍을 타고 끝없는 바다 저쪽으로 배를 달린다는 뜻으로 대업을 이룬다는 말을 장풍파랑(長風波浪),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출 수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조건이 좋은 사람이 유리함을 일컫는 말을 장수선무(長袖善舞), 날이 새도 창을 가리고 불을 켜놓은 채 며칠이고 계속하는 술자리를 일컫는 말을 장야지음(長夜之飮), 길고도 긴 봄날을 일컫는 말을 장장춘일(長長春日), 사업의 오랜 계속을 도모하는 계획을 일컫는 말을 장구지계(長久之計), 길게 뻗친 숲의 깊은 곳을 일컫는 말을 장림심처(長林深處), 오랫동안 살아 죽지 아니함을 일컫는 말을 장생불사(長生不死), 늘 길거리에 모여 있으면서 뜬 벌이를 하는 막벌이꾼을 일컫는 말을 장석친구(長席親舊), 누운 채 일어나지 못함을 일컥는 말을 장와불기(長臥不起), 먼 장래의 계책이라는 말을 장원지계(長遠之計), 긴 줄로 해를 붙들어 맨다는 뜻으로 시간의 흐름을 매어 멈추게 하려는 것 즉 불가능한 일을 이르는 말을 장승계일(長繩繫日), 장자의 일만 개의 등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부자가 신불에게 일만 개의 등을 올리는 반면에 가난한 여인은 단 하나의 등을 바치지만 그 참뜻만 있으면 가난한 여인의 한 등이 장자의 만등에 못지 않다는 말을 장자만등(長者萬燈), 부자는 3대까지 가기 어렵다는 말 곧 아버지가 고생해서 재산을 만들고 그것을 보고 자란 아들인 2대는 그것을 잘 지키지만 3대인 손자는 생활이 사치하여 마침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룩한 가산을 탕진하는 예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장자삼대(長者三代), 긴 베개와 큰 이불이라는 뜻으로 긴 베개와 큰 이불은 함께 누워자기에 편하므로 형제 간에 우애가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장침대금(長枕大衾) 등에 쓰인다.
▶️ 陰(그늘 음, 침묵할 암)은 ❶형성문자로 隂(음)이 본자(本字), 阥(음)은 통자(通字), 阴(음)은 간자(簡字), 侌(음)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어둡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侌(음)으로 이루어졌다. 산의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陰자는 ‘그늘’이나 ‘응달’, ‘음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陰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今(이제 금)자, 云(구름 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今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금→음’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큰 언덕과 구름은 햇볕을 차단해 그늘을 만든다. 그래서 陰자는 그늘을 만들어 내던 구름과 언덕을 응용해 ‘그늘’을 표현했다. 그래서 陰(음, 암)은 (1)역학(易學)에서, 천지(天地)의 두 원기(元氣)의 하나. 양(陽)과의 유행(流行) 교감(交感)에 의해서 우주의 만물이 생성(生成), 변화(變化), 소장(消長)함. 해(日)는 양, 달(月)은 음, 남자(男子)는 양, 여자(女子)는 음 따위 (2)태극(太極)이 나누인 두 가지 기운(氣運)의 하나. 어두움, 땅, 달, 없음 등의 소극적인 방면을 상징하는 범주(範疇) (3)그늘. 사람 눈에 뜨이지 않는 일 (4)남녀(男女)의 생식기(生殖器) (5)음부호(陰符號) 또는 음수(陰數)를 이르는 말. 마이너스. 부(負) (6)약성(藥性), 체질(體質), 증상(症狀) 따위가 소극적이고 차고 조용한 것을 이르는 말 (7)음전기(音電氣)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그늘, 응달 ②음(陰), 음기(陰氣) ③그림자, 해그림자 ④세월(歲月), 흐르는 시간 ⑤어둠 ⑥생식기(生殖器), 음부(陰部) ⑦암컷 ⑧뒷면 ⑨음각(陰刻) ⑩저승 ⑪가을과 겨울 ⑫신하(臣下) ⑬두루미(두루밋과의 새), 학(鶴) ⑭가만히, 몰래 ⑮음침(陰沈)하다 ⑯날이 흐리다 ⑰그늘지다 ⑱어둡다, 희미(稀微)하다 ⑲음각(陰刻)하다 ⑳덮다, 비호(庇護)하다 ㉑묻다, 매장(埋葬)하다, 그리고 ⓐ침묵(沈默)하다(암) ⓑ입을 다물다(암)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볕 양(陽), 갤 청(晴)이다. 용례로는 남이 모르게 일을 꾸미는 악한 꾀 또는 그 계약을 음모(陰謀), 천지 만물을 만들어 내는 상반하는 성질의 두 가지 기운을 음양(陰陽),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성질을 음성(陰性), 그늘지고 축축함으로 응달과 습기를 음습(陰濕), 마음이 음침하고 흉악함을 음흉(陰凶), 넌지시 남을 해롭게 함을 음해(陰害), 응달로 그늘진 곳을 음지(陰地), 사람의 생식기가 있는 곳을 음부(陰部), 남자의 외성기를 음경(陰莖), 여자의 외부 생식기를 음문(陰門), 세상이 모르는 숨은 공덕을 음공(陰功), 인장의 글자 획이 돋게 새긴 글자를 음문(陰文), 평면에 글씨나 그림 따위를 옴폭 들어가게 새김 또는 그러한 조각을 음각(陰刻), 오랫동안 계속해 내리는 음산한 비를 음우(陰雨), 두 개의 전극 간에 전류가 흐를 때 전위가 낮을 쪽의 극을 음극(陰極), 음의 기운을 음기(陰氣), 축복 받지 못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을 음부(陰府), 정규적인 의미 이외의 따른 뜻을 전달하는 어구를 음어(陰語),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시간이나 세월을 광음(光陰), 달을 지구의 위성으로 일컫는 말을 태음(太陰), 푸른 나뭇잎의 그늘을 녹음(綠陰),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촌음(寸陰), 몹시 짧은 시간을 분음(分陰), 산의 그늘을 산음(山陰), 가을의 구름 낀 하늘을 추음(秋陰), 계속 날이 흐림을 적음(積陰), 계속되는 흐린 날씨를 연음(連陰), 꽃이 핀 나무의 그늘을 화음(花陰), 무성한 나무 그늘을 번음(繁陰), 몸의 음기를 도움을 보음(補陰), 사람의 사타구니의 음부와 항문과의 사이를 회음(會陰),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베풀면 반드시 그 일이 드러나서 갚음을 받음을 음덕양보(陰德陽報),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어서 남을 해치려는 간사한 사람을 음유해물(陰柔害物), 음과 양이 서로 잘 어울림을 음양상균(陰陽相均), 남녀가 화락하는 즐거움을 음양지락(陰陽之樂), 미리 위험한 것을 방비함을 음우지비(陰雨之備), 음과 양이 서로 합하지 않음을 음양상박(陰陽相薄), 음양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함을 음양부조(陰陽不調),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음을 양봉음위(陽奉陰違),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은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고 짧음을 극구광음(隙駒光陰), 돌이 마주 부딪칠 때에 불이 반짝이는 것과 같이 빠른 세월을 이르는 말을 석화광음(石火光陰),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녹음방초(綠陰芳草) 등에 쓰인다.
▶️ 消(사라질 소)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肖(초, 소)로 이루어졌다. 물이 줄다, 물건이 없어지다, 사라지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消자는 ‘사라지다’나 ‘소멸하다’, ‘없애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消자는 水(물 수)자와 肖(작을 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肖자는 ‘작다’나 ‘닮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작다’라는 뜻을 가진 肖자에 水자가 더해진 消자는 물이 작게 부서져 수증기로 변하여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消자는 ‘사라지다’나 ‘빠지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지만, 후에 ‘약해지다’나 ‘쇠하다’라는 뜻도 확대되어 있다. 그래서 消(소)는 ①사라지다 ②삭이다 ③없애다, 소멸시키다 ④녹이다 ⑤쇠하여 줄어들다 ⑥소모하다, 시간을 보내다 ⑦거닐다, 배회하다 ⑧물러서다 ⑨남몰래 행하다 ⑩요구되다 ⑪소갈(消渴: 갈증으로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으나 몸은 여위고 오줌의 양이 많아지는 병) ⑫소식(消息), 음신(音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용(用), 갈 마(磨), 쓸 비(費), 망할 망(亡), 꺼질 멸(滅), 죽을 폐(斃), 죽을 사(死), 소통할 소(疏), 소모할 모(耗)이다. 용례로는 재화나 노력이나 시간 등을 들이거나 써서 없앰을 소비(消費), 써서 없어짐을 소모(消耗), 사라져 없어지거나 또는 자취도 남지 않도록 없애 버림을 소멸(消滅), 물건이 사라져 없어져서 변화함을 소화(消化), 화재를 예방하고 불 난 것을 끔을 소방(消防),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짐을 소진(消盡), 약물이나 열 등으로 병원균을 죽이거나 힘을 못 쓰게 하는 일을 소독(消毒), 꺼져 없어짐을 소망(消亡),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함을 소하(消夏), 등불을 끔을 소등(消燈), 지워 없애 버림을 소각(消却), 지워 버림이나 사라져 없어짐을 소거(消去), 어디로 사라져 잃어버림이나 사라져 없어짐을 소실(消失), 건물이나 물건 등에 붙은 불을 끔을 소화(消火), 더위를 가시게 함을 소서(消暑), 잡음이나 폭음을 없앰을 소음(消音),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하는 일없이 세월을 보냄을 소일(消日), 기록되어 있는 사실을 지워 없애는 것을 말소(抹消), 어떤 상태나 관계를 풀어 없앰을 해소(解消), 있는 사실을 없애 버림을 취소(取消), 헛되이 씀을 도소(徒消), 공공의 금품을 자기의 사사로운 일에 소비함을 사소(私消), 안개처럼 사라짐을 무소(霧消), 돈이나 물건을 써서 없앰을 화소(花消), 죄다 사라져 없어짐을 돈소(頓消), 하는 일없이 세월을 보냄을 소견세월(消遣歲月), 소식의 왕래가 없음을 소식불통(消息不通), 근심과 슬픔으로 넋이 빠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다는 소혼단장(消魂斷腸), 사람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지를 심행소멸(心行消滅),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심심풀이로 어떤 일을 함 또는 그 일을 심심소일(心心消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