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한국선수들이 초반 고비를 맞는 느낌이다. 데뷔전부터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한 이영표(28·토트넘)는 강팀들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으며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는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공격수로 기대를 거는 퍼거슨 감독의 희망에 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우선 이영표는 다음달 유럽 정상급 오른쪽 라인을 보유한 강호들과 맞붙는다. 1일 찰턴전과 30일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가 그것. 찰턴은 지난주 ‘0순위 우승후보’ 첼시에 패했지만 그 전까지 4연승을 질주한 돌풍의 팀. 특히 PSV에서 한솥밥을 먹던 롬메달과 최근 잉글랜드 대표로 뽑힌 루크 영이 이루는 오른쪽 라인은 첼시 다음으로 강하다. 오른쪽이 강하기는 아스널도 마찬가지다. 아스널의 오른쪽 공격을 이끌고 있는 스웨덴 국가대표 MF 프레디 륭베리는 프리미어리거로 351경기 78골, 국가대표로 54경기 12골을 뽑아낸 간판선수다. 2경기 모두 이영표에게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걸린 시험대인 셈이다.박지성은 ‘킬러는 골로 말한다’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신인으로서 일단 리그에서 5경기 연속 출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것은 박지성이나 퍼거슨 감독이나 아쉬운 부분이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4, 5번째 공격수로 생각하고 있어 당분간 공격수 자원으로 분류될 것이다. 하지만 계속 골을 넣지 못하면 그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다. 멀티 플레이어보다 스페셜리스트가 더욱 인정 받는 유럽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박지성도 공격수로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챔피언스리그 비얄 레알전에서 웨인 루니가 퇴장하는 바람에 오는 28일 챔피언스리그 벤피카전에서 박지성의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제 박지성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열심히 하는 선수보다 공격만큼은 확실한 킬러라는 평가를 이끌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