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애인 직업재활의 완성, '보충적 급여' 지원에 달렸다.
충청북도는 최근 '장애인 고용 친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장애인표준사업장 육성, 혁신·맞춤형 일자리 정책 및 제도적 기반 마련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있는 장애인보호작업장 등 직업재활시설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낮은 임금'과 '재정적 한계'라는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있다.
장애인보호작업장은 일반 고용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에게 일자리와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소중한 터전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고, 시설의 수익만으로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직업재활시설에서 훈련을 받는 '훈련 장애인'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노동의 가치를 배우고 사회 진출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액의 훈련 수당 외에는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확대되고 있는 복지일자리 및 공공형 단기 일자리 사업은 또 다른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 비교적 단순 업무 중심의 이들 일자리는 일정 수준의 고정 수당이 보장되기 때문에, 낮은 임금을 받는 직업재활시설보다 오히려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보호작업장은 근로장애인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숙련 인력의 이탈까지 발생하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니다.
직업재활시설은 지속적인 훈련과 생산 활동을 통해 장애인의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는 곳이다. 그러나 인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훈련의 연속성이 깨지고, 결국 시설의 기능 자체가 약화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일을 통해 자립을 돕는 시스템’보다 ‘단기 소득 중심의 복지 의존 구조’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청북도와 괴산군도 '보충적 급여'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첫째, 장애인도 최소한의 품위 있는 삶을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설의 수익에만 의존하는 급여 구조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일정 금액의 급여를 지원해 준다면, 장애인 근로자는 실질적인 소득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는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생활비를 충당하고 경제적 자립의 초석을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직업재활시설의 인력 유출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 일자리와의 단순 임금 경쟁에서 벗어나, 근로와 훈련을 병행하는 직업재활의 가치를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소득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 '보충적 급여'는 장애인들이 ‘단기 일자리’가 아닌 ‘지속 가능한 직업 훈련 과정’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핵심 장치가 될 것이다.
셋째, 직업재활시설 본연의 기능인 '직업재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의 보호작업장은 근로장애인 임금 지급을 위한 매출 증대에 과도하게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직업 훈련과 상담 서비스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보충적 급여' 지원은 시설의 수익 부담을 덜어주어, 중증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직업재활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넷째, 지역사회의 경제적 선순환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미 강원도, 제주도, 경기도, 홍성군 등 지자체에서는 훈련·근로 장애인에게 월 35~65만 원 수준의 수당을 지원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청주시의 경우도 2025년조례를 제정하여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충청북도와 괴산군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보충적 급여’를 도입한다면, 더 많은 장애인이 근로 현장으로 나오고, 이는 곧 지역 소비 활성화와 복지 비용의 효율화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괴산군의 경우에는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기에 더욱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괴산군 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1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책의 대상과 규모가 비교적 명확하다는 의미이며,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도 근로·훈련 장애인들에게 직접적인 소득 지원을 제공하고, 직업재활시설의 인력 이탈을 방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괴산군은 보충적 급여를 단순한 현금성 지원에 그치게 하지 않고, ‘일하는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직업재활 모델’로 설계할 수 있다. 지원 전후의 근로 지속기간, 훈련 참여율, 취업 전환율, 소득 변화 등을 체계적으로 살펴본다면 사업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괴산군에서 시작한 작은 정책이 실제 성과를 입증한다면, 향후 충청북도 전체 직업재활시설로 확대할 수 있는 선도적인 모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괴산군은 보충적 급여를 단순한 현금성 지원에 그치게 하지 않고,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형 직업재활 정책으로 설계할 수 있다.
특히 보충적 급여를 괴산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 지원받은 급여가 지역 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음식점, 생활서비스 등에서 다시 소비되면서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는 장애인에게는 실질적인 소득 보전과 경제적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는 소비와 매출 증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복지와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괴산군의 보충적 급여는 단순히 장애인에게 돈을 지급하는 복지사업이 아니다. ‘일하는 장애인의 소득을 보완하고, 그 소득이 다시 지역에서 소비되도록 하는 지역 상생형 정책’이다.
적은 예산으로 장애인의 근로 의욕과 자립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괴산군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다.
적은 예산으로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한 시설의 기능을 살리며, 지역의 장애인 직업재활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이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괴산군의 ‘보충적 급여’ 도입은 재정 부담이 큰 복지사업이 아니라, 장애인의 ‘일을 통한 자립’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에게 직업은 단순한 소득 수단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이다. 충청북도와 괴산군이 장애인보호작업장 근로자들을 위해 내미는 '보충적 급여'라는 손길은, 단순한 금전 지원을 넘어 ‘일을 통한 자립’이라는 가치 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