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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8일 금요일 맑음
오랜만에 편하게 잤다. 우유니 투어 2박 3일 동안 잘 씻지도 못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힘들게 다니다가 어제 이곳에 도착해 잘 씻고 잘 먹고 편안하게 잔 것이다. 아직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콧물과 기침은 계속된다. 그래도 이제는 몸이 많이 회복되는 것 같아 컨디션이 좋다. 일어나니 아침 7시다. 아내도 이제 좀 얼굴이 피는 것 같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한다. 가격에 비해 부실하다. 햄과 치즈에 빵이 제공되는데 좀 성의가 없다. 식당은 넓은데 손님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 호텔에 다려 있는 식당이 유명하다고 소문이 났고, 책에도 올라와 있다. 그러나 제공되는 아침은 부실했다. 이제 떠나야한다. 오늘은 이웃에 있는 깔라마로 가서 페루 국경가지 가는 버스를 타는 것이다. 정보에 의하면 주로 저녁에 벗를 타고 밤새 이동하는데 우리는 낮에 버스를 타고 가고 싶어서 일찍 깔라마로 가 보기로 했다. 낮에 차가 있으면 타고 갈 계획이다. 체크아웃을 8시 30분에 했다. 버스 터미널을 향해 걸어간다. 골목길을 걷다가 얼굴을 들어보니 동쪽의 리칸카브르 화산이 무척 가깝게 다가와 보인다. 10분 정도 걸어서 터미널에 도착했다. 큰 개 5마리가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한다. 보이는 사람보다 개가 많다. 9시 45분 버스를 끊었다.(Tur Bus. 3000페소), 깔라마라고 씌어 진 차가 없어 그냥 기다리다가 첫차를 놓치고 말았다. 그 시간대에 서있는 Tur Bus를 타야했는데 다른 이정표가 적혀 있어 그냥 보내고 만 것이다. 매표소에 들어가 다시 표를 끊어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안된단다. 깔라마는 가까운 곳이라 가다가 잠시 들어가 내려주는 도시란다. 할 수 없이 또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표를 끊지 않고 그냐 올라탔다. 10시 15분 산티아고 행 보스다. 같은 회사였다. 요금은 버스에서 현금으로 지불했다. 기분이 몹시 나쁘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빨리 잊어버리자 맘먹고 창밖을 본다. 온통 모래로 이루어진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더니 평지를 달려간다. 풀 한포기 보이지 않는 건조한 사막대다. 넓기도 엄청 넓다. 길게뻗은 도로가 아주 가늘어 보인다. 사막이 끝나기도 전에 거의 1시간 40분을 달려 깔라마에 도착했다. 제법 커 보이는 도시다. 터미널에 내렸다. 우리를 내려주고 차는 바로 터미널을 빠져나간다. 깔라마 버스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니 매표소가 있다. Tur Bus 버스표를 파는 곳이 중심을 차지하고 그 밖의 버스회사는 구석에 모여 있다. 아리카로 가는 시간표를 보니 낮에 가는 차는 한 대도 없었다. 모두 밤에 출발하는 차들이다. Tur Bus 매표소에 가서 다시 한 번 물어보니 낮에 가는 차는 없단다. 할 수 없이 밤에 가는 차를 타기로 했다. 가격을 알아보니 Tur Bus는 21시 30분부터 23시 30분까지 거의 15분 간격으로 차가 있다. 가격은 2200~2600페소였다. 시간대 별로 다르다. 옆에 있는 작은 회사는 21시30분과 22시 30분이 있는데 16000페소였다. 목적지가 같은데 비싼 것을 타지 않고 싼 것을 타기로 했다. 21시 30분, 16000페소(27200원)로 표를 끊었다. 시계를 보니 이제 막 12시를 넘기고 있다. 계획에 없던 깔라마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큰 배낭은 터미널 짐 맡기는 곳에 맡기기로 했다. 짐 맡기는 곳은 화장실 옆에 있다. 화장실에서 돈을 받고 있는 아주머니가 운영하고 있다. 개당 2500페소다. 흥정을 해서 2개에 4000페소(6800원)에 맡겼다. 그리고 서비스로 화장실을 공짜로 사용하기로 했다. 친절한 아주머니다. 밤 11시에 문을 닫으니 일찍 오란다. 가이드북을 펼쳐보니 깔라마가 없다. 터미널을 나오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중심가를 물으니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란다. 깔라마는 여행자들에게 칠레에서 위험한 도시로 유명하다. 주로 터미널에서 도난 사고로 당하여 낭패를 보는 내용이 종종 올라와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남자친구가 물 사러가 처음에 큰 배낭 깔고 앉아 남친 배낭까지 지키고 앉아있는데, 다리 불편한 나이 많은 현지인 아저씨가 어설픈 말투로 뭘 물어 온다. 스페인 말을 몰라 무시했다. 남자친구가 돌아오자, 가방을 두고 5미터 앞에 tur bus 티켓 창구에서 이끼께 버스시간 물어보고 돌아섰는데 랍탑, 카메라 잔돈 등이 들어있는 가방이 없어졌다. 남자 친구에게 물어보니 당황하더라고요. 전 발발 뛰며 소리 지르며 있으니 현지인이 저쪽이라고 가리키더라고요. 1분정도에 발생한지라 얼른 뛰어갔는데 사라지고 없더군요. 남친 왈 어떤 다리 저는 현지인이 옆에 ATM을 가리켜 뭔가 해서 잠시 일어나 보니 아무것도 없어 앉았다는군요. 다시. 그러니 그 아저씨가 씩 웃으며 갔답니다. 그사이 일행이 집어간 것 같고요. 제가 볼 땐 저한테 시도하다 안 되자 남자 친구한테 다시 시도 한 것 같습니다. 주변현지인들이 경찰 불러줬는데 뭐 경찰서 데려가서 독수리타자로 이것저것 치기만 하고 도움 안 되서 대사관 전화해달라니 전화기도 없단다. 밖에 공중전화가니 작동이 안 되고 경찰서 안 현지인 여자 분이 전화기 빌려줘 전화하니 이미 다른 경찰들은 그 도둑을 찾고 있고 나중에 필요할 서류를 작성하는 거랍니다. 근데 그 경찰들 도둑 인상착의 모르거든요. 저희한테 안 물었거든요. 이런 일 처음이고 가방 작은 거 항상 지녀야하는 기본사항 항시 지켰는데 방심한 틈에 잃어났습니다. 깔라마 터미널에서 자주 발생한다니 방심하지마세요. 카메라 잃어버리니 여행할 의지도 없어지네요. ” 아내와 함께 이 글을 읽었기에 우리는 작은 가방을 앞으로 늘 주위를 살피며 조심했다. 칠레는 남북으로 아주 긴 나라다. 남북의 길이가 4270 Km나 되고 폭은 180Km로 좁고 긴 나라이다. 길이로 보면 서울 부산의 거리가 420 Km라고 하면 그 보다 10배나 더 길다. 면적은 남한의 8배나 되는데, 인구는 우리의 절반도 안 된다. 물가는 우리와 비슷하고 사는 수준도 우리나라와 비슷해보였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FTA를 체결한 나라가 칠레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이 나라 교역량의 무척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르노 삼성의 SM 5, SM 3의 자동차를 이곳에서 많이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어느 나라를 가던 요즈음 현대차나 기아차는 아주 쉽게 볼 수 있는데 르노 삼성까지 이곳으로 활발하게 수출하는 모양이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이곳에 오려면 버스로 24시간을 타야하는 거리다. 여기에서 볼리비아의 우유니로 가던지 아니면 산 페드로 아타카마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 새벽 4시 볼리비아의 우유니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는데 여기까지 거의 10시간이 걸린단다. 교통의 요충지인 셈이다. 깔라마는 칠레 북부 안토파가스타 주 엘로아 군의 군청소재지이다. 극도로 건조한 로아 강 유역에 속한다. 안데스 산맥 서쪽 비탈의 해발 2,266m 지점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남서쪽 200㎞ 지점인 안토파가스타 시와 송수로로 연결된다. 이 오아시스 도시는 광물과 농산물의 거래 중심지이고, 또 아르헨티나에서 안데스 산맥을 가로질러 보내는 소들의 집산지이다.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협회에서 운영하는 태양관측소가 이 근처에 있다. 인구 약 20만 정도의 작은 도시란다. 또 2014년 1월 자동차 경주인 '죽음의 레이스' 다카르 랠리 14일(현지시간) 칠레 칼라마~이키케 구간 사막지역에서 진행되어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려진 사막도시다. 볼리비아는 이쪽 지역을 칠레와의 전쟁으로 잃고서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가 되었다. 또 유명한 것은 노천 구리광산이다. 칠레 제1의 산업도시 칼라마(Calama)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광산 추키카마타(Chuquicamata)가 이 지역에 있다. 남미를 여행 중인 사람들이 이곳에 들리면 칼라마 광산투어를 한다고 한다. 칼라마에서 나는 여러 가지 광물들을 볼 수 있고 광부들이 살았던 가옥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 병원이 그대로 전시되어있어 지금은 영화 세트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단다. 이제는 거의 기계화되어 사람들이 많이 근무하지 않고 있는데 아직도 대형트럭들이 기계로 채취한 엄청난 암석 덩어리를 실어 나르고 있단다. 보통 광물을 캐려면 산속을 파거나 땅을 파고 지하로 한참 내려 가야하는데 이곳은 깊게 들어가지 않고 땅 위에서부터 광물을 파면서 점차 내려가는 형태란다. 그래서 겉에서 볼 때 거대한 원형경기장처럼 동그랗게 당이 파져있단다. 규모가 엄청 크단다. 거리는 뜨겁다. 거리의 모습이 좀 삭막하다. 관광도시답게 잘 꾸며진, 가구어진 모습이 없다. 장식 없는 집들이 그저 기가를 메우고 있다. 무표정한 사람 같다. 가는 길에 열쇄가게가 있는데 신발도 수리한다. 아내의 샌달을 내밀었더니 아무 말도 없이 가지고 가서 고친다. 10분정도를 기다리니 아주 튼튼하게 실로 꿰매서 갖고 나왔다. 가격은 1000페소(1700원)다. 왕복 사차선 도로에는 큰 병원도 있다. 엄청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빈 공터에는 놀이 시설이 만들어져 있는데 더운 날씨 탓인지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 은빛 막대기와 구리공이 어우러진 조각상만 햇빛에 빛나고 있다. 사거리에 길을 건너 왼쪽으로 들어서니 2차선으로 좁아지면서 많은 상가들이 이어지고 사람들도 엄청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게들이 참 많다. 점심때라 아내와 식당을 찾았다. 중국집이 보여 들어갔다. 그림을 보고 밥과 튀긴 닭을 주문했는데 밥맛이 영 아니다. 쌀이 익다 말았다. 우리를 실망시키는 중국집도 있구나. 사람들이 엄청 몰리는 가게가 있는데 점원이 문을 닫는다고 야단이고 사람들은 들어가려고 힘을 쓴다. 정육점인데 점심에는 잠시 문을 닫는가보다.(나중에 와 보니 문이 열려있었다)워낙 더워 낮잠 자는 시간이 이곳에도 있는듯하다. 그런데 다른 가게들은 그냥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기웃거리며 걷다보니 보행자 거리가 나왔다. 여기가 중심가인가보다. 남미의 부국답게 다국적 브랜드 대리점들이 가끔 보였다. 거리에는 사람들도 많아서 활기차다. 잘 꾸며지지는 않지만 복잡한 거리에는 상점도 사람도 많았다. 호텔도 보인다. 광산도시 답게 광부의 동상이 있다. 오래된 나무들이 보행자거리를 지키고 있다. 그늘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도심 중앙에 있는 성당도 눈에 들어온다. 번화하다고 해봐야 상점들이 많다는 정도. 물건의 수준이나 다양성은 열악하다. 우리는 시간을 떼워야 한다. 저녁 버스를 타기 까지 쉴만한 곳을 찾았다. 마침 작은 공원이 있다.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벤치에 앉아서 쉰다. 작은 꼬마들이 놀이용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서 많이 놀고 있다. 더위에 모드들 늘어지는 오후다. 나무들도 화장실을 지키는 아주머니도, 아파트 건설현장의 수위 아저씨도, 옆에 앉아 있는 연인도, 날아다니던 비둘기들도 모두 늘어져 있다. 그러나 꼬마들만은 활기차다. 거기에 손에 든 아이스크림은 왜이리 싱싱해 보이는지........ 참 따분한 오후다. 갑자기 축구공이 날아다닌다. 동네 초딩들이 학교가 끝났는지, 공을 갖고 와서 좁은 공간에서 축구를 한다. 깔라마가 축구 도시로 신문에 올라온 내용이 있다. 칠레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의 홈경기를 고지대에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칠레 언론에 따르면 호르헤 삼파올리 칠레 축구 대표 팀 감독은 칠레의 북부 깔라마를 월드컵 예선 때 홈경기를 치를 적소로 꼽았다. 깔라마는 해발 2275m에 있는 도시로 고지대 적응이 되지 않은 원정팀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파올리 감독은 “홈경기의 결과가 결정적일 수가 있다”며 “고지대에 오면 경기력이 뚝 떨어지는 나라들이 있어 이를 이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남미의 강호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가 고지대 경기장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특히 이들 국가는 고지대로 악명이 높은 볼리비아에서 쩔쩔 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르헨티나는 2009년 볼리비아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남미예선 원정경기에서 1대6으로 참패했다. (국민일보) 우리는 공원에서 그늘을 따라 자리를 이동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내는 아예 벤치에 누웠다. 지루하던 시간은 간다. 해가 져갈 무렵 아내와 공원을 나왔다. 낮에 걷던 길을 다시 걸어 터미널로 향했다. 저녁을 먹기로 했다. 보행자 거리에서 봐둔 식당을 찾아갔다. Schip Dog 이라는 간판을 단 식당이다. 2층으로 된 아담한 식당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옛날 영화배우 사진들이 걸려있고, 여러 가지 전시물이 오래된 식당임을 알 수 있다. 실내장식이 고풍스럽고 예쁘다. 음식 맛을 알 수 없어 하나만 그림을 보고 주문했는데 아주 양이 많이 둘이서 맛있게 먹었다. 소고기와 계란, 감자 칩이다. 천천히 걸어서 터미널로 간다.
날이 저물어 밤이 되었다.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산 페드로 아타카마의 달의 계곡 투어에서 만났던 한국 아가씨를 만났다. 대구에 살고 있는데 한양대에 재학 중 교환학생으로 칠레의 산티아고에 왔단다. 키가 크고 얼굴이 검은데 아주 밝고 활동적인 아가씨다. 지금 남미를 여행 중이라 얼굴이 많이 탔다고 한다. 스페인어를 아주 잘해 우리의 대변인 이었다. 아쉽게도 목적지는 아리카로 같은데 차가 달랐다. 아가씨는 Tur Bus를 예약했고 우리는 Pullman 버스를 타고 간다. Tur Bus는 호텔 급이고 우리가 탈 Pullman 버스는 도미토리 급이다. 엄청 사람들이 많아졌다. 터미널에 들어와 있는 버스도 많다. 주로 Tur Bus다. 우리는 가방을 찾아 조심스럽게 가방을 지키며 우리 버스를 기다렸다. 아가씨가 먼저 출발했고 우리 차는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들어와 우리를 지치게 했다. 이제 밤새 버스는 달려간다. 우리는 정신없이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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