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진실보다 극적인 거짓말에 혹하는 법이거든.”
거짓말만이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모두를 다 속인 거짓말이 당신을 놀라게 한다.
-7년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라일리 세이거의 대표소설!
-매일 밤 두 진실, 한 거짓 게임을 즐기는 여름 캠프의 아이들!
라일리 세이거는 2017년 『Final Girls』를 발표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스티븐 킹의 극찬을 받은 데뷔작 『Final Girls』는 [ITW 스릴러 어워드 최우수 하드커버상]을 수상했고, 30여 개국에서 출판되는 한편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다. 매년 한 권의 소설을 출간하고 있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발표한 일곱 권의 소설 모두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마지막 거짓말』은 학생들이 방학이 되면 참가하는 여름 캠프가 주요 배경인 스릴러다. 난생처음 집과 부모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또래 아이들과 지내야 하는 캠프 생활은 호기심과 모험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갑자기 바뀐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극심한 불편이 따르는 고통의 현장일 수도 있다.
전기가 제공되지 않는 오두막 생활, 야외에 있는 공동 화장실과 샤워장, 모기를 비롯한 각종 벌레들이 들끓는 숲, 늘 여럿이 함께 식사를 해야 하는 공동 식당은 현대적인 도시의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에 익숙해 있는 아이들에게는 몹시 불편하고 이질적인 환경일 수밖에 없다. 밤이 되면 칠흑 같은 어둠이 캠프 일대를 뒤덮어 랜턴 불빛에 의존해야 하기에 바깥으로 나돌아 다니는 건 엄두를 내기 힘들다. 여러 가지 불편과 위험이 따르긴 해도 누구나 한 번쯤 캠프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은 로망을 갖는다. 집과 부모를 떠나 또래 아이들과 낯선 환경에서 생활한다는 건 새로운 경험이기에 호기심을 느끼게 해주니까. 부모들 역시 캠프 생활이 자녀들에게 용기와 모험심을 키워주고, 대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함양해준다고 믿기에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마지막 거짓말』의 주요 배경인 나이팅게일 캠프는 지명이나 위치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뉴욕주에 위치한 애디론댁산맥 남쪽으로 되어 있다. 캠프 참가 자격은 여학생에게만 주어지고, 기간은 6주다. 캠프 인근에 각종 편의시설, 관공서, 마트, 도서관 따위가 있는 도시가 있다고는 해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할 만큼 거리가 멀기에 아이들은 이용이 어렵다. 나이팅게일 캠프에는 통나무로 지은 오두막이 20여 채, 캠프를 운영하는 해리스 화이트 가문 사람들이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별장 한 채, 공동 식당, 공예미술실, 공구 창고, 야외 화장실 등의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캠프 참가한 여학생들은 좋든 싫든 캠프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6주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이들은 울창한 나무들과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는 숲과 미드나이트 호수가 있는 나이팅게일 캠프의 환경에 적응해가야 한다. 낮에는 그림, 공예, 사진 등을 배우는 수업도 있고, 수영, 카누, 양궁을 배우는 시간도 있다. 야간에는 가끔 캠프파이어가 열리기도 하고, 4인 1실 오두막에서 룸메이트들끼리 만화책도 읽고, 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하루를 보낸다.
나이팅게일 캠프의 오두막에서 아이들이 가장 즐기는 게임은 ‘두 진실, 한 거짓 게임’이다. 자기 차례가 된 아이는 세 명의 룸메이트 앞에서 세 가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나머지 아이들은 세 가지 이야기들 중에서 하나의 거짓 이야기를 맞혀야 한다.
『마지막 거짓말』에서 ‘두 진실, 한 거짓 게임’은 거짓과 반칙이 횡행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반영한다. 아이들은 게임을 빙자해 서로 상대의 비밀을 폭로하고, 치부를 드러내고, 복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에마는 ‘캠프 운영자의 아들 테오를 마음에 두고 있다. 에마는 난생처음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숨이 막히는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같은 오두막을 사용하고 평소 친언니처럼 대해주는 비비언이 사랑의 경쟁자이다. 에마는 ‘두 진실, 한 거짓 게임’을 통해 비비언을 공격하고 우연히 목격한 비밀을 폭로하기도 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거친 언사를 내뱉기도 한다. 캠프 경험이 많고, 오두막에서 여왕벌처럼 강한 권력을 누리는 비비언에게 대항하기 위한 약자의 몸부림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이익을 얻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법과 규칙을 위반하는 사회의 잘못된 행태를 답습하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비비언은 매년 여름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나이팅게일 캠프에 오는데 나름 사연이 있다. 비비언이 캠프 생활을 극도로 좋아해서가 아니라 상원의원인 아버지와 바쁜 어머니의 필요에 의해 강요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비비언의 부모는 바쁜 스케줄을 용이하게 관리하기 위해 여름방학만 되면 자녀들을 캠프로 보낸다. 비비언은 늘 바쁜 부모보다 하나밖에 없는 언니 캐서린을 믿고 따랐지만 언니가 센트럴파크 호수에 빠져 익사하는 바람에 큰 충격을 받았고, 여전히 깊은 슬픔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유분방하고, 주목받길 좋아하고, 원하는 걸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비비언이지만 캠프에 처음 온 어린 에마를 친언니처럼 보살펴준다. 테오를 두고 서로 경쟁하기 전까지 두 아이는 친자매처럼 다정하게 지낸다. 에마가 뭔가 잘못 본 착시 현상이 비비언을 사랑의 적으로 오인하게 만들었고, 갈등과 다툼으로 이어지지만 비비언은 사실 테오와의 연애보다는 다른 부분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 소설은 스릴러이지만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범죄 장면보다는 나이팅게일 캠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아이들이 캠프 생활을 해나가면서 겪는 우정과 갈등을 접목시켜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특징이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선한 모습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어둡고 음습한 욕망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나이팅게일 캠프의 주요 자산인 미드나이트 호수와 관련해 무서운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현재 미드나이트 호수가 있는 지역은 계곡과 숲이었는데 나이팅게일 캠프의 창설자인 뷰캐넌 해리스가 1903년에 댐을 만들어 물을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아래로 흘려보내 호수를 조성하게 되었다. 그 당시 귀가 먼 사람들과 나환자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던 지역이었는데 뷰캐넌 해리스가 보상금을 지불하겠다며 이주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그대로 수몰시켰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 사람들은 수몰된 마을에서 그대로 익사하게 되었고, 유령이 되어 밤새 나이팅게일 캠프 주변을 헤매다가 아이들을 호수로 끌어들여 죽인다는 설도 있다. 한편 수몰 현장을 피해 더 높은 산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밤만 되면 나타나 학생들을 납치해간다는 설도 전한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캠프의 학생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들이라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미드나이트 호수에 익사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기에 공포를 더한다.
아이들이 사라지면서 캠프에서 떠돌던 전설은 현재진행형이 된다.
스릴러에서 괴담이나 전설이 파급력을 높이려면 현실에서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에마의 룸메이트들인 비비언, 내털리, 앨리슨이 캠프에서 사라지면서 이제 아이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던 전설은 허구가 아닌 현재진행형이 된다. 오두막에서 사라진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룸메이트 에마다. 오두막을 나설 때 비비언은 입술에 검지를 대고 나서 말한다. “넌 함께 가기엔 너무 어려, 에마.”
그렇게 떠난 비비언이 한밤중에 다시 돌아와 오두막 문을 두드리지만 캠프 운영자의 아들 테오를 사이에 두고 비비언과 사랑의 경쟁을 벌이던 에마는 안에서 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는다. 다시 사라진 비비언과 아이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 경찰이 출동해 대대적인 수색을 펼치지만 숲에서 비비언의 스웨터 하나를 발견했을 뿐 변변한 단서조차 찾아내지 못한다. 3년 후 뉴욕주 정부는 사라진 아이들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장례식을 치르게 한다.
사라진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자 큰 충격을 받은 에마는 자책감이 큰 상태라 조현병 증세를 보이는 가운데 6개월 이상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 에마의 눈에는 항상 오두막을 떠나던 날의 비비언, 내털리, 앨리슨의 환영이 보인다. 15년의 시간이 흐르고 화가가 된 에마는 사라진 소녀들을 주제로 연작 그림을 그려 크게 주목받는다. 캔버스에 아이들을 먼저 그리고, 나중에 숲과 나무를 그려 숨기는 방식인데 갤러리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
『마지막 거짓말』은 15년 시차를 두고 두 갈래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비비언을 비롯한 아이들이 사라진 15년 전 이야기와 해리스 가문의 주도로 다시 캠프를 열게 되어 그림을 지도하는 교사로 참가하게 된 에마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의표를 찌르는 반전이다. 잘못 결론이 내려진 사건의 결과를 뒤집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캠프에 다시 합류하게 된 에마는 숲에 숨겨둔 비비언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면서 캠프의 숨겨진 비밀을 향해 접근해간다. 이 소설은 치밀한 추리나 수사 과정은 없지만 캠프 주변에서 전해 내려오는 으스스한 전설과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서 오싹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비비언을 비롯한 세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비비언의 일기장을 근거로 조사를 펼치던 에마는 마침내 여러 가지 자료와 책을 통해 나이팅게일 캠프 설립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밝혀낸다. 수몰된 호수에는 나환자 마을이 있었던 게 아니라 [피스풀 밸리] 정신병원이 있었다. 사라진 아이들은 정신병원이 수몰될 당시 익사한 조현병 환자들이 유령이 되어 나타나 데려간 것일까? 여전히 아이들이 사라진 이유를 밝혀내는 일은 막막하다.
이 소설에서 진실에 접근하는 추론, 얽히고설킨 줄거리를 따라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는 결말이 준비되어 있다. 이 소설을 쓴 라일리 세이거는 앞부분의 전개 과정에서 깔아둔 복선을 퍼즐 조각 맞추듯이 완벽하게 해소시키는 능력이 있고,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다루는 재능이 있다. 『마지막 거짓말』은 7년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라일리 세이거의 매력을 음미해볼 수 있는 소설이다. 아이들의 심리와 디테일들에 주목하다보면 이 소설의 향배가 어디로 향할지 가늠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결론은 의표를 찌르는 반전이라 더욱 놀랍다. 이 소설에는 스릴러 마니아들이 늘 기대하는 믿기 힘든 반전이 존재한다.
라일리 세이거의 소설이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이유는 내용이 지극히 현실적이고,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대하듯 구체적이고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스릴러이지만 범죄나 수사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하고 독특한 인물들이 펼쳐 보이는 삶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인생에서 무엇을 배우고 성찰해야 하는지 일깨운다. 캠프 생활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이 제공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라일리 세이거는 이 소설에서 우리의 인생은 늘 해피엔딩만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넌지시 일깨운다. 우리는 영원한 평화와 행복을 바라지만 저절로 제공되지는 않는다. 수많은 난관과 고통을 극복하고 나야만 비로소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캠프 생활 역시 삶의 참된 길을 모색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그 과정에서 벌어진 비극을 통해 우리의 삶이 늘 평탄하게 전개되지는 않으며 어려움이 눈앞에 밀어닥쳤을 때 두려움 없이 스스로 극복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화자인 에마가 15년 전 캠프로 다시 돌아가 캐내고자 했던 비밀은 밝혀질까? 이 소설은 셜록 홈즈로 변한 에마를 통해 그 해답을 명쾌하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