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30 일 맑음 하루를 정리 할때마다 어 오늘이 무슨 요일이네 한다. 지루한 하루보다도 바쁜 하루를 보내는 까닭일까
설날의 이틀 앞두고 오전 11시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한쪽 손에 과일 박스를 들고 불쑥 들어섰다. 순간 35년전에 9년전에 있었던 일들 묻어 둔 기억과 감정이 와르르 쏟아져내렸다.
얼른 방문을 열고 남편한데 누가 와서니 나와보라는 말을 하고 어머님과 나란히 쇼파에 앉는 것을 보고 나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세월이 이리도 무색할까 가슴속에 꿈틀거리는 것 피가 거꾸로 솟는 이 감정 진정되지 않는 작은 떨림까지 그냥 화만 나서면서 좋겠지만 아직도 그것이 아니였다
잠시후 남편이 밖으로 나와 창고에 있는 비락 식혜를 두개 들고 들어갔다.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마당에 낙엽을 쓸고 있는데 고모하면서 동근이와 막내올케가 들어왔다. 형님 전화를 왜 이렇게 안받아요 했다. 동근이 내려와서 할머니 좋아하시는 올갱국 사가지고 인사하려 왔구만 어 ~ 그래 사실은 지금 막 누구왔다.
아니 이렇게 맞닥뜨리다니 일단 동근아 할머니한데 인사 드리고 나와 어디갈려고 동근이하고 대청호 형님하고 간데 점심 먹으려 갈려고요 그래 나도 델구 가라 가만 민희 새벽까지 공부하고 와서 자는데 같이 델구 가자 나두었다가 또 그 성격에 일낼지도 모르니까
올케와 동근이는 얼떨결에 나와 민희를 데우고 갔다. 맛있는 점심은 돈버는 동근이가 사주었다. 아이들고 하는 대화는 배울 것이 참 많다. 어른다운의 모습 그 다움이란 것도 우리가 정해 놓은 것이니
오늘 내가 한 이런 행동들 그 긴세월이 흘러도 용서하지 못하는 그 일들은 자신들이 한 말과 행동들이 잘못된 것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 시간이 흘러서니 아무렇지도 않은듯 사과조차도 하지 못하는 그들과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내가 잘못 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오늘 그들과 마주한 내가 많이 부족해서일까 아직도 그 힘들었던 과거속에 살고 있는것일까
우리는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살면서도 살아있음의 귀로에서 왈가왈부하는 어리석은 삶을 자초하기도 하니
인간으로 태어나 기본적인 도리조차도 알지 못하고 산다는 것이 나에게는 관계의 끝을 매듭 짓는 일이 죽어야 끝나는 일이 부모님 때문이라면 지금 내가 행하고 있는 일은 내가 아닌 위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답이라고 하기는 말이 안 되는 일인것 같기도 죽음으로서 끝나는 일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속에서 내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그들과 뒤엉커 살 수 밖에 없는 시점을 살고 있다 부모란 그 이유하나만으로 ~~~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또 그럼에도 살아내고 견디는 방법을 간구해 내야하는 것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만이 덜 후회할 수 있는 것일까
간장게장에 딱딱한 찌게발을 자르다가 완쪽 새끼 손가락을 잘라버렸다. 밖갓 바람을 쐬고 왔지만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또 그 감정에 휩싸인것이다. 흐른 피를 누르고 대일밴드를 붙치면서 어리석게 또 내몸을 아프게해 너한데 안 미안해 안아파 정신 차리자 다독였다. 다른 방법이 있겠지 신은 감당할 만큼만 준다고 해서니
저녁을 차려드리고 주섬주섬 가방에 좋은생각. 두번째 산.연필 연습장을 가방에 챙겨 넣고 집이 또다시 숨이 막히는 공간 같아서 민희가 어제 50시간을 끊었다는 스터디카페로 향했다 8 시간 새벽 3시까지 끊어서 민희가 앉은 뒷편에 자리를 잡았다
천장에 온풍기 돌아가는 소리 가끔씩 이용객이 드나들면서 문 열고 닫히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새건물에 새로 생긴 깨끗하고 조용한 스터디 카페에서 나는 휴대폰으로 오늘을 적고 있다
잊었던 아니 잊고 싶었던 지난날과 마주한 나 순간 멈칫하면서 느낀 분노와 원망은 나만 느낀 것이겠지만 상대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두고 나만 소리 칠 일이 아님을 안다.
고통을 던진 사람과 받는 사람 옳고 그름 생각의 차이점은 다를 수 밖에 없다지만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살아있음과 죽음을 넘나들 수 있다고 했다. 나 또한 감당하기 힘든 무게를 지금까지 잘 버티면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만나고 싶지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는 지난일 앞에서 오늘 또다시 무너지는 나와 마주 했다
주어진 일 충실히 하고 집에서 탈출하는 일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이 나로 살아가는데 필요하다. 다시 넘어진다고 해도 일어서서 걸어갈 수 있는 나만의 길이 있지 않는가?
몇시간이라도 오롯이 내 시간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은 여기로 오는 일 퇴실할때 한달 결제를 하고 나가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