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사]
“역사는 반드시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결성으로부터 16년,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개편으로부터는 3년, 귀 단체의 그동안 모든 활동에 찬사와 연대의 마음을 보내 드립니다.
2009년 3월 12일, 귀 단체는 전남대학교에서 발족했습니다. 그 자리를 함께 한 사람으로서 감개가 남다릅니다. 귀 단체의 출범이 없었더라면 2012년 나고야 소송 원고들의 광주지방법원 제소는 물론이고, 그 후의 2차, 3차 소송, 그리고 그 획기적인 대법원 판결도 없었을 것입니다.
귀 단체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2019년 4월, 그동안 제소를 못하고 있었던 전 근로정신대원 및 미쓰비시중공업 징용공, 그 외 미쓰비시광업, 스미토모광업, 신일철, 후지코시강재, 히타치조선소 등에 의한 광주-전남지역 거주 피해자들의 소송을 지원하여, 거의 전부 하급심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습니다.
귀 단체는 소송 지원 외에도 각지에서 '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한 것은 물론, 원고들 가정을 방문하는 등 피해자들을 살펴왔습니다. 그 밖에 10차례에 이르는 청소년 평화교류도 실현해 왔습니다. 특히, 2024년 2월 24일 ‘봉선화Ⅲ’ 광주 공연에서는 '광주문화재단'의 협력을 주선해 성공적인 공연이 될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대법원 판결 후 7년 수개월이 지나도록 당사자인 미쓰비시중공업은 대법원 판결을 남의 일처럼 외면해 왔습니다. 미쓰비시는 2024년 3월 8일 금요행동에서 전단지를 전달했을 때 “국가 간의 문제이니 한 기업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대응한 이후, 서류 접수시에 총무부 담당자들이 얼굴도 비추지 않고 모든 대응을 경비 회사에 맡겨, “'전단지'는 받겠지만 '요청서'는 안 받겠다”는 완강한 태도로 돌변했습니다.
감히 덧붙이지만 과거 미쓰비시는 ‘원고들이 일본에 왔을 때’나 또 “‘나고야 지원회’ 와는 지금까지의 오랜 관계를 통한 신뢰가 있어 다카하시 씨와 데라오 씨와는 만나겠다”는 자세를 유지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 창구를 넓혀 2023년 2월 28일, 12월 26일에는 다카하시, 이와츠키 변호사, 아다치 변호사, 이치바 준코 씨 등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 회사를 정식 방문해 요청서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인 24년 3월 창구를 ‘딱’ 닫아 버렸습니다.
한편, 윤석열 정권 이후 한일 양국 정부는 양국 관계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한국 정부는 23년 3월 대법원 판결의 이행과 피고에 대한 사과라는 진정한 해결법을 짓밟는 '제3자 변제'를 고령인 원고 및 유가족 원고들에게 강요하여, 수령 여부에 따라 원고들을 분열시키려는 최악의 곤경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원고 본인과 가족들은 물론이고, 여태까지 오랫동안 지원활동을 해 온 귀 단체 여러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12월 윤석열이 계엄령 선포라는 전대미문의 폭거를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힘으로 이를 훌륭히 막아냈습니다. 3월에는 윤석열을 정치권에서 몰아낼 것입니다.
가해국 일본의 정치 상황은 자민당이 소수 여당으로 몰락했다고는 하지만, 역사 인식 문제에서는 최악의 상태에 있으며, ‘죠세이(長生)탄광’ 문제조차 국회에서 10분 정도 다뤄지는 것이 '기적'으로 여겨지는 형편입니다. 시민들의 역사 인식은 무관심으로 완전히 뒤덮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년 말 피폭자협회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한 진보적인 신문기자가 “전후 80년은 노벨평화상과 피폭 문제가 전면에 나와 강제노동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말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만큼 가해 문제‧과거사 청산은 일본의 진보적인 언론계나 운동가들로부터도 정당한 지위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여기에 우리는 세대교체라는 시급한 과제도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귀 단체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여, 나고야‧히로시마의 미쓰비시 소송, 일본제철 소송, 후지코시 소송 등의 지원자들, 한국의 피폭자 지원회, 과거청산 공동행동 등에 결집하는 벗들과 함께 대법원 판결 이행과 피고 기업에 사죄를 요구하는 운동을 계속해 여론을 환기시키는 한편, 일본 정치를 바꾸는 일 외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나고야와 광주는 하나다!'를 가슴에 새겨 희망을 향해 나아갑시다. 역사는 반드시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2025년 3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공동대표 다카하시 마코토(髙橋信)‧테라오 테루미(寺尾光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