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모던이란 단어는 라틴어 'modo-바로 지금'에서 나왔다. 모던이란 서구의 현대를 주도해 온 사상적 흐름인 계몽주의적 전통, 또는 이성 중심주의적 태도를 가리킨다.
서구에서 계몽주의는 인간 주체와 이성을 세계의 중심에 두고 이성에 의해 세계와 그 본질을 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고 그러한 인식에 바탕을 두고 이성적인 사회를 건설하여 자연과 억압적 사회제도로부터 해방된 미래를 제시한다.
그런데 이런 믿음에 포스트모던 입장에 선 이들은 인간 주체 이성 역사의 진보 등이 모두 신화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이성이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억압해 왔다고 주장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에서 접두어인 '포스트'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이후'란 뜻과 '벗어남', '반'이란 뜻을 갖는다. 모더니즘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함과 동시에 비판과 단절을 의미한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논리적 연장이며 계승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모더니즘에 대한 비판적 반작용이며 단절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포스트모던을 보는 몇 가지 입장을 살펴보면, 포스트모더니즘의 긍정적인 견해와 부정적인 견해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부정적 견해는 상품화와 저속한 대중문화로 특징지어지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적 논리, 또는 다국적 자본주의시대에 제국주의적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하여 만들어낸 지배 이데올로기의 한 형태로 파악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기껏해야 서구에서 직수입된 유행에 지나지 않고, 어디까지나 세계적이고 일반적인 문제에 관한 추상적 명제에 지나지 않으며, 세계도처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갈등이나 부분적인 문제에 대하여는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특수하고 부분적인 문제를 교묘하게 호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현재를 공고히 하여주는 역기능을 담당한다고 보는 견해이다.
둘째, 긍정적 견해는 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포스트모더니즘은 그 동안 모더니즘이 높이 쌓아올린 성곽이나 미로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돌파구나 탈출구에 해당되는 셈이다.
특히 '국부성의 정치학'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이들 이론가들은 인종이나 성별 또는 종족적인 차별화를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략으로 간주한다고 보는 것이다.
「포스트모던」이 과연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접했을 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입장과 시각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단 하나의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후기자본주의의 문화논리」,「정치적 리얼리즘」,「지역주의 문화」,「새로운 모더니즘」,「후기산업사회의 문화논리」등등이 그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것은 포스트모던 개념 자체의 함의가 매우 폭넓다는 이유 외에도 포스트모던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러한 불분명성은 포스트모던 비판에 유익한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명색이 미술사가인 혹자는 포스트모던을「미국적인 한물간 현상」 이며,「형상과 비형상의 돌고도는 20세기 미술의 한 경향」 으로 단정한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양상은 바깥 나라에서도 비슷한 모양이다. 한 개념사전에 의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따라서 그것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Modern-day Dictionary of Received Ideas)고 경고하고 있으며, 어떤 외지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죽었다. 이제 포스트-포스트-모더니즘이 도래했다"(Boundary)고 대서특필하고 있다.<p> 굳이 이런 사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말이 지니는 애매모호성과 통속화로 인해 벌어지는 촌극을 심심치 않게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1985년 ‘난지도’, ‘META-VOX’의 등장은 앞서 출현한 ‘사실과 현실’, ‘시각의 메시지’와 더불어 모더니즘 내부에서의 변혁을 도모한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급격한 추세는, 민중미술이 나타낸 현실의 감흥과는 또다른 후기산업사회의 물질주의, 정신의 퇴폐, 도덕성의 타락과 같은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과 반영의 구조를 띠면서 적극적인 상황으로서의 장을 열어 보인것이라 할 수도 있다.
[物의 신세대전], [한국 현대미술의 최전선전], [포스트 모더니즘에 있어서 물질과 정신]등은 포스트 모던의 경향을 대변해 온 전시로서 기록된다.
이들의 표현방법은 재래의 관념적 틀이 아니고 장소, 상황, 시간 등 새로운 체험을 동반한 다양한 발표의 형식과 일회적 성격의 인스톨레이션과 퍼포먼스 등의 활용은 기존의 미술형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허물어뜨리는 적극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