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황제" 호나우두는 태어났습니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의 득점왕입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화이트 호나우두" 세브첸코도 태어났습니다. 그는 지난 시즌 세리에A의 득점왕입니다. 또 같은 해에 "밀레니엄 반바스텐" 루~드 반 니스텔루이도 태어났습니다. 그는 또한 프리미어리그의 최고의 득점기계입니다.
1976년은 그야말로 세계최고의 공격수들이 태어난 해입니다. 게다가 멀리 아시아에선 한국 최고의 공격수 안정환 선수 또한 태어났던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이해에 태어난 공격수들 중에서 가장 빨리 주목받았던 선수는 호나우두도, 셰바도, 루~드도 아니었습니다. 이미 대형클럽 FC 바르셀로나에서 100골 이상을 득점한 남자, A매치, 그것도 강호 네덜란드 대표로 40골 이상을 득점한 남자, 그래도 여전히 30살이 되지않은 젊은 남자, 파트릭 클라이베르트. 젊은 아약스의 천재들 중 가장 빛나는 별이었던 바로 그 19살짜리 공격수입니다.
94~95년 챔피언스리그. 아약스가 유소년 시스템의 힘을 유럽 축구계에 똑똑히 보여주었던 한시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해의 결승전에서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득점을 터뜨린 클라이베르트는 일약 슈퍼스타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는 천재로 불리웠습니다. 본능적인 위치 선정, 천부적인 슈팅 감각, 높디 높은 헤딩능력...스트라이커가 되기위한 모든 재능을 타고났다고들 했지요.
밀란에서 대실패를 경험했지만, 바르셀로나에서 그는 재능을 꽃 피울수 있었습니다. 2000년 유럽선수권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한 클라이베르트는, 한 살 어린 티에리 앙리 이전에 20개의 골과 20개의 어시스트를 해내는 풀 팩키지 공격수로 기대 받았으며, 결국 2002년에는 리가에서만 18개의 골과 11개의 어시스트를 해주면서 기대에 부응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그는 서서히 최고의 반열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게으른 천재"의 대명사가 되었지요. 사생활은 문란했고, 팀에 대한 소속감은 극악이었으며, 연습조차 게을리한 것입니다. 물론 모든 단점들은 그가 잘하고 있을 때부터 있었지만,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자, 더욱 더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운영진도, 감독도, 결정적으로 서포터들이, 그의 방출을 원했습니다. 마침내 호나우딩요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기 시작했지요. 높은 연봉으로 방출이 쉽지 않은 클라이베르트는 무려 3시즌 가량을 그런 불편한 관계속에서 바르셀로나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 드디어 낮아진 연봉과 함께 영국의 신성연합팀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사실, 바르셀로나에서 그가 그렇게까지 홀대받았던 이유는 팀에 대한 충성심 부족과 슬럼프, 필요없는 득점이 많다는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전술적 피해자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일이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도 일어났지요. 클라이베르트는 히바우도라는 최강의 쉐도우이자 올라운드형 공격수의 역할을 떠맡아야 했으며, 국가대표팀에선 데니스 베르캄프라는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쉐도우의 뒤를 이어야만 했습니다.
결과는 치명적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몰락했고, 네덜란드는 2002 월드컵 탈락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클라이베르트는 바르셀로나에선 방출되고 한동안 국가대표 유니폼도 입지 못한 것입니다. 한 떄 세계최고의 NO.9중에 한명이었던 선수거 말이죠.
아쉽게도 죄없는-적어도 경기장 위에서만은- 클라이베르트는 전술적 희생양이 되어, 감독이 져야할 책임을 대부분 떠안게 되었습니다. 베컴에게 비에이라를 강요할 수 없듯이, 클라이베르트가 굳이 베르캄프처럼 될 필요 또한 없습니다. 쉐도우를 위해 타고난 재능이, 모두가 클라이베르트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만 그것은 호나우딩요에게, 또한 라파엘 반 더 바르트에게 훨씬 많이 해당되는 얘기였던 것입니다.
최근 신성연합의 새로운 감독 수네스는 클라이베르트를 중용하고 있습니다. 4경기 4골. 그것도 영양가 있는 골들을 터뜨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유로2000 득점왕을 하고서도, 한경기에서만 4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평가절하 당해야만 했던, 잊혀져가던 천재. 근래의 인터뷰들은 경기외적으로도 클라이베르트가 변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19살에 모든 것을 이루었던 그가, 정확히 10년만에 철이 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축구황제 펠레는 90분의 경기 동안 단 5분도 내가 공을 지니고 있지 않고 승리했다면, 그것은 완벽한 경기라 할만하다라고 했습니다. 원터치 플레이. 지네딘 지단과 후안 베론이 가장 극찬 받는 부분이기도 한 간결한 축구. 짧은 제 기억으로는 파트릭 클라이베르트는 그런 축구를 하는 선수입니다. 올시즌의 프리미어리그의 득점레이스가, 이제는 식상한 루~드와 앙리의 다툼이 아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클라이베르트. 당신의 부활을 믿으며..
작성자 : nalini 출처 : http://news.naver.com/nboard/read.php?board_id=sports_dis02&nid=15465 | |
첫댓글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