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전팔기(七顚八起)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난다는 뜻으로,
여러 번 실패하여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분투하는 사람이나
그러한 정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七 : 일곱 칠
顚 : 넘어질 전
八 : 여덟 팔
起 : 일어날 기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는 춘추시대의
오패(五覇; 패권을 이룩한 다섯 나라)로
齊, 晉, 楚, 秦, 宋 혹, 晉, 楚. 吳, 越)와
전국시대 칠웅(七雄; 燕, 齊, 趙, 魏, 韓, 楚, 秦)의
패권다툼으로 매일같이 전쟁이 없던 적이 거의 없었다.
결국 진(秦)나라에 의해 천하의 통일을 이루었지만
그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인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고,
백성들의 삶은 말할 수 없이 곤궁하여
심지어는 초나라와 송나라의 전투 때에는
(折骨而炊, 易子而食)
절골이취, 역자이식
뼈를 쪼개서 밥을 짓고 자식을 바꾸어 먹었다.라는
용어가 성립될 정도로 백성들의 삶은
비참(悲慘)함 그대로였다.
그 시대 어느 전쟁의 작은 전투에서
패(敗)해 쫓긴 장수(將帥)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도망치다 급한 김에 조그만 굴(窟)에 몸을 숨겼다.
몸을 숨긴 그 장수는 적군의 추격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안도(安堵)의 숨을 쉬며
잠시 노곤한 몸을 쉬면서
문득 동굴(洞窟) 밖을 내다보게 되었다.
그러자 간신히 비집고 앉은 굴 입구에
거미 한마리가 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에 장수(將帥)는 자기의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며
괜히 짜증을 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거미줄을 손으로 흩어버렸다.
그러자 땅에서 떨어져 버둥거리던 거미는
간신히 일어나더니 처음부터 다시 줄을 치기 시작했다.
장수의 입장에서 딱히 숨어있는 것 말고는
다른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냥 장난삼아
거미가 줄을 칠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다시 흩어버리곤 했다.
그런데도 거미는 포기(抛棄)하지 않고
또 줄을 치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 장수는 "이젠 하찮은 미물까지
나를 무시하는구나!" 괘씸한 마음에
그는 다 만든 거미줄을 일곱 번이나
흩어 버렸는데도 거미는 묵묵히
여덟 번째 거미줄을 치고 있었다.
"이런 답답한 놈이 있나?
이쯤 되면 포기할 일이지!"하며
거미의 우둔함을 탓하며
다시 거미줄을 흩어버리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굴 밖에 어수선한 소리가 나면서
적병의 수색대가 굴 입구에 들이 닥쳤다.
장수는 이젠 꼼짝없이 죽었다 싶어
몸을 납작 엎드린 채 숨을 죽이고 있자니
그 적병들이 어느덧 동굴 앞에까지 와서
동굴을 수색하려고 하는 순간에
어떤 노련한 적 병사 하나가
굴 입구를 유심히 보더니
동료들을 향해
"어이~ 여기는 거미줄로 입구가 막힌 것을 보니
이곳에는 아무도 안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니
수색할 필요가 없네,
우리 배도 고프고 피곤하니
괜한 수고 하지 말고 돌아들 가세" 하며
동료들을 이끌고 돌아가 버렸다.
자연 상태의 거미줄은 일부러 걷어내지 않는 한
비바람에도 잘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대에서 적병을 추격할 땐 거미줄이 끊어진 것을 보면
적이 지나간 흔적이라 여겨 그 곳을 따라
추격을 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거미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장수는
하찮은 거미를 다시 보게 되었고,
또 포기하지 않는 거미의 불굴의 정신에
목숨을 빚진 큰 깨달음을 얻고 난 뒤
그 장수는 나중에 재기하여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칠전팔기(七顚八起)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고사성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외세의 침략을 수 없이 받았으나
오뚝이처럼 일어났고, 일제 강점기 36년을 견디며
더욱 단결된 민족으로 거듭 태어났다.
거기다가 6. 25라는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인하여
완전 폐허 상태에서도 다시 일어나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
(4. 19학생의거) 부정부패를 몰아내고,
참신한 민주국가로 태어나는 등.
우리 민족은 유래 없는 매우 슬기롭고 근면한
우수한 민족으로 우뚝 자리잡았던 것이다.
고려(高麗)의 대학자 이규보(李奎報)선생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기록된 깨우침의 교훈을 거울 삼아보자
夫天欲成就者 必先誠艱險
(부천욕성취자 필선성간험)
무릇 하늘이 어떤 사람을 성취시키고자 할 때
반드시 진실로 어렵고 험한 일을 먼저 경험케 한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