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가득한 알짜배기 여행 지침서!
전라도
전북 고창의 걷기 좋은 길
고창 질마재길
고창엔 유명 인사와 명소, 맛집 등이 아주 많다. 가장 아름다운 시어를 썼다는 미당 서정주 선생은 그의 시집 ‘질마재신화’에서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할 정도로 질마재로 넘어오는 코끝 찡한 바람이 부는 고창을 사랑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 2009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선운산, 판소리 신재효 선생의 생가, 인촌 김성수 선생과 LG 창업주의 묘지 등 고창의 명물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길이 있다. 질마재길이다.
미당 서정주 선생의 숨결이 살아 있는 질마재길
전체 길이가 무려 43.7㎞ 달하는 질마재길은 그 길이만큼이나 유적, 볼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에서 천년고찰 선운사까지 ‘고인돌·질마재 따라 100리 길’은 그야말로 고창의 아름다움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나 다름없다. 1코스는 고인돌박물관~생태습지~원평마을까지 8.8㎞에 이르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길’이며 2코스는 원평마을~연기마을까지 7.7㎞ 구간의 ‘인천강 풍천장어와 복분자길’이다. 3코스는 연기마을~검당소금전시관까지 14.5㎞ 거리의 ‘시와 차와 국화꽃이 있는 질마재길’이다. 마지막 4코스는 검당소금전시관~선운사관광안내소까지 12.7㎞ 거리의 선운산 보은길이다. 전부 수백 년 이상 된 옛길이다.
고창 죽림리 일대의 크고 작은 바윗덩이는 전부 고인돌이다. 미국의 고인돌 전문가가 감탄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인돌’이란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만큼 경치가 훌륭하다.
원평마을 근처 인천강의 대표적인 어종인 풍천장어는 기름기가 적어 담백한 맛을 자랑하기로 유명하다. 복분자 공장들도 빼놓을 수 없다. 고창에서 생산되는 복분자 관련 상품이 전국 시장의 30~40% 가량을 차지한다고 한다.
3코스는 미당 서정주의 생가와 시문학이 있는 질마재이다. 수천 년 동안 이 지역 사람들이 정읍이나 장성으로 소금을 팔러 나갈 때 이용하던 길이다. 선운리 진마마을에는 옛 선운초등학교를 개조하여 만든 미당시문학관이 있는데 이곳에는 미당의 육필 원고와 작품집, 살아생전의 애장품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당 서정주 선생은…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 시인으로 손꼽히는 미당 서정주 선생은 1915년 5월 18일 전북 고창(高敞)에서 태어났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으로 등단하여 1997년 ‘80소년 떠돌이의 시’까지 모두 15권의 시집을 통해 ‘화사(花蛇)’, ‘동천(冬天)’, ‘문둥이’, ‘자화상’, ‘국화 옆에서’ 등의 대표적 작품을 남긴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IC에서 고인돌박물관까지는 20분도 채 안 걸린다. 호남고속도로를 탔을 경우 정읍 IC에서 빠져 22번국도로 직진하면 된다.
●먹을거리 참게, 풍천장어, 복분자
●문의 063-560-2457~8 (고창군 문화관광과)
지리산의 빼어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둘레길
남원 주천~운봉 구간 & 대축마을~하동호
지리산 둘레길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에서 춘향 아씨와 이 도령이 노닐던 그 숲을 기억하는가. 아름드리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신비로운 그곳은 지리산 둘레길의 길목에 자리한 서어나무 숲이다. 수많은 사연이 고목들의 나이테 속에 보물처럼 내장돼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처럼 환상적인 풍경이 가득한 지리산 둘레길을 소개한다.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악양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과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 주천치안센터를 잇는 14㎞는 지리산 둘레길 중 대표적인 옛 숲길이다. 주천~운봉 구간은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데다, 해발 500m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들이 옛 숲길과 둑방길로 이어져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곳은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이어주던 옛길이 잘 남아 있는 구간이다.
운봉읍에서 출발해 둑방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행정마을이 나오는데 본디 행정리 서어나무 숲을 지나도록 돼 있었으나 지리산 둘레길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마을 주민들의 진정으로 서어나무 숲을 관통하지 않고 마을 길을 지나가도록 변경했다. 그렇다고 행정리 서어나무 숲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200여 년 된 아름드리 서어나무 60여 그루들이 하나같이 훤칠하고 미끈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데 그곳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에서 춘향 아씨와 이 도령이 노닐던 바로 그 숲이다. 그네가 매달려 있는 이 숲에는 긴 나무 의자와 평상 등을 곳곳에 설치해 운봉평야를 그늘도 없이 가로질러온 나그네들이 꿀맛 같은 낮잠을 자기에 참 좋은 곳이다. 억새풀로 이엉을 이어 두텁게 지붕을 올린 주촌면 덕치리 회덕마을의 샛집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여기서 작은 돌다리를 건너 산길로 접어들면 거기서부터 주천면 내송(안솔치)마을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소나무 숲길이 나온다. 회덕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가다 보면 구룡폭포를 만날 수 있으니 꼭 들러보자.
대축마을~하동호 구간은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악양의 최참판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곳을 둘러보고 매표소와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으로 골목이 있다. 그 길을 따라 200m 정도 들어오면 정원이 잘 꾸며진 ‘지리산학교’가 있다. 마삭줄과 호박 덩굴이 서로의 몸을 감싸고, 탱자나무와 감나무 등이 돌담길의 나그네를 굽어보는 듯한 아름다운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하평마을이나 대촌마을을 빠져나오면 평사리의 들녘이 반긴다. 이윽고 봄이면 은어 떼가 거슬ㄹ러 올라오는 악양천을 만나게 되는데 이 둑방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오는 형제봉과 구재봉 등 악양면을 감싸고 뻗어 내린 산줄기가 훤히 보인다. 축지교를 건너면 드디어 대축마을이 나온다. 대축마을에서 미서마을 대숲을 지나 미동마을에 오르면 섬진강과 악양면 평사리 들녘이 한눈에 보인다. 그야말로 절경이다. 미동마을에서 구재봉 활공장 방향의 임도를 따라 헉헉거리며 오르면 삼거리 고갯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구재봉 활공장이고 내리막길로 들어서면 먹점마을로 가는 길이다.
먹점마을에서 아름다운 임도를 따라 고갯길을 넘어 내려가면 적량 신촌마을이 나온다. 신촌마을에서 조금 내려가면 괴목마을 앞의 우계저수지 길로 접어드는데 그 아래로 내려서면 상우마을로 가는 농로가 나온다. 상우~서당~원우마을을 지나 고갯길을 넘으면 이정마을이 나오고 지금은 폐교된 삼화실초등학교가 있는 동촌마을이 가까이에 있다. 적량면 구간은 오지마을에 가까울 정도로 생태적으로 소중한 곳이다. 이 적량면 구간을 특화하기 위해 폐교된 삼화실초등학교를 농산물 직판장 및 게스트하우스로 바꿀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 지리산 둘레길 탐방객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점마을에서 청암면 소재지인 평촌마을을 지나면 하동호의 둑방길이 나오는데, 하동호의 멋진 풍광이 발길을 잡는다. 하동호의 푸른 물빛과 주변의 대숲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지리산 둘레길은 다양한 사람들이 성찰과 자기반성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찾는다. 그 길에서 만난 산토끼와 고라니, 이름 모를 들꽃들을 보며 하루쯤 마음의 휴식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길은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 읍면 80여 개 마을을 잇는 300여㎞의 장거리 도보 길이다.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통해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했다. 지리산 둘레길에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찾아가는 길 남원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에서 버스에 탑승하여 장안슈퍼 앞에서 하차. 첫차 07:00 막차 20:15, 약 60분 간격, 15분 소요. (주천면 기준)
●먹을거리 산채비빔밥
●문의 063-635-0850 (지리산 둘레길 남원 안내센터), (전북 남원시 주천면 덕치리)
느릿느릿 청산도에 살어리랏다
청산도 슬로길
자연 속에서 느리게 살자고 얘기하는 슬로시티 운동은 1999년 이탈리아의 소도시에서 시작되었다. 천천히 살며 자연과 문화, 사람과 생물의 특색을 지키며 조화로운 삶을 살자는 가치가 담겨 있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걸음이 절로 느려진다는 뜻의 청산도 슬로길은 대표적인 슬로시티다.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여수 슬로길
청산도 슬로길은 절벽을 끼고 도는 코스와 각 마을의 돌담장을 굽이굽이 돌아다니는 코스 등 총 11구간이 있으며, 총 길이만 해도 42.195㎞에 달한다.
청산도 슬로길은 청산도 입구인 도청항에서부터 1코스가 시작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도록 짜여 있다. 도청항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당리 언덕길을 오르면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가 나타난다. 봄에는 세트장을 배경으로 유채와 보리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하기도 한다. 섬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돌담장과 구들장 논, 이야기가 있는 범바위, 독특한 장례 문화의 상징인 초분, 풍경에 취해 걸음이 절로 느려지는 등산로 등 섬 고유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청산도 슬로길은 심신이 지친 도시인들에게 편안한 자연의 감성을 선물할 것이다.
청산도 슬로길은 이정표의 지렁이처럼 꼬물거리는 파란 화살표만 따라가면 되므로 다니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꼼꼼하게 만든 좁은 돌담길, 담쟁이가 뒤덮인 돌담길 등 골목 곳곳에는 옛날 이곳 학교에서 졸업한 사람들의 사진을 걸어두어 왠지 모를 따사로움이 느껴진다. 제아무리 게으른 이도 걷고 싶게 만드는 고풍스러운 멋이 담긴 길이다.
층층이 쌓인 마늘밭과 섬을 품은 너른 바다 등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다. 슬로길이라는 이름이 이해될 만하다.
청산도는…
전남 완도에서 남쪽으로 19.2㎞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 해역에 위치한 청산도는 5개의 유인도와 9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섬이다. 하늘, 바다, 산 모두가 푸르다 해서 청산(靑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으며,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옛날부터 청산여수라 불렀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보존되고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완도행 버스가 08:10, 10:20, 15:10, 17:20에 출발한다. 요금은 3만5천1백원으로 5시간 40분이 걸린다. 광주 유스퀘어터미널에서는 완도행 버스가 30분 간격(05:50~20:00)으로 운행한다. 요금 1만4천4백원에 2시간 40분이 걸린다. 완도터미널에 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1.5㎞다. 택시로 5분이면 닿는다.
●먹을거리 전복, 김, 회 등
●문의 061-550-6495 (전남 완도군 청산면 도청리 2)
월출산의 기를 받다
월출산 기찬묏길
풍수지리적으로 기가 센 산으로 단연 영암 월출산을 꼽는다. 조선시대 지리학자이자 풍수가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곳을 ‘화승조천의 지세’라고 했는데, 이는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는 기상’이라는 뜻이다.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으면 어느 정도일까? 가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다.
기 체험 산책로를 걷자
영암군은 월출산이 가진 기를 길로서 표현하고자 했다. 영암읍 개신리 천황사 입구에서 미암면 미암리 흑석산 산림욕장 일원까지 40㎞에 이르는 거리를 5구간으로 나눠 ‘월출산 100리길 기 체험 산책로’로 조성하기로 하고, 그 이름을 기찬묏길로 붙였다. 그 첫 단계로 지난 2009년 7월 초 탑동 약수터가 있는 탑동삼거리에서 기찬랜드까지 5.5㎞를 공개했다. 천황사에서 탑동 약수터까지 1.2㎞ 등 나머지 구간은 차츰 완성키로 하고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1구간은 천황사 주차장에서 기찬랜드까지 6.7㎞를 영암군의 기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거리로 정했다. 2구간은 기찬랜드에서 월암마을까지 7.9㎞로, 가야금산조의 명인 김창조 선생과 월출산 12대기암, 한옥과 장승, 영암도기를 체험하는 ‘문화 체험’의 거리로 명명했다.
3구간은 월암마을에서 학산 용산마을까지 7.8㎞로, 왕인 박사와 도선국사의 삶을 살필 수 있는 ‘역사 체험’의 거리로 조성키로 했다. 4구간은 용산마을에서 학산 학계마을까지 8.9㎞로, 월출산과 영암의 자연 및 생태를 즐기는 ‘생태 체험’의 거리로 만들기로 했다. 5구간은 학계마을에서 미암 두억마을까지 산림욕과 영암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오감 체험’의 거리로 만들어, 모든 구간을 지난해부터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방키로 했다.
영암군에서는 이 기찬묏길을 월출산 100m 이하 지역에 만들었다. 100m 이상 지역은 국립공원 관리지역으로 길을 조성하려면 여러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공사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찬묏길을 지도상으로 보면 전부 100m 이하 지역에 절묘하게 그려져 있다.
가찬묏길은…
지상의 기를 모아 하늘로 솟구치는 형국의 월출산 기슭을 따라 조성된 기찬묏길은 월출산의 물, 숲, 바위, 길을 체험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코스다. 탑동소공원부터 용추폭포 사이 어느 길에서 시작하더라도 흙길은 나무 데크로 이어지고 다시 흙길로 연결된다. 총 7.5㎞ 거리다.
●찾아가는 길 영암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해남 방향으로 10분 거리
●먹을거리 닭 육회, 짱뚱어탕, 매생이국
●문의 061-470-2199(전남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484-60)
경상도
삶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절경남해 바래길
겨울엔 푸르다 못해 쪽빛에 가까운 바다, 그 바다 수평선 위로 나비가 날개를 활짝 펴고 살포시 앉은 듯 좌우대칭을 이룬 섬이 있다. 남해다. 요즘 남해에는 삶과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길, ‘바래길’이 새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 남해의 길
바래길은 바다를 생활 터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소쿠리와 호미를 들고 갯벌이나 갯바위로 해산물을 채취하러 다니던 길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남해는 섬 전체 둘레를 연결하는 ‘남해 바래길’ 300㎞를 2015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55㎞에 이르는 네 개 구간, 남면 다랭이지겟길, 말발굽길, 고사리밭길, 동대만 진지리길이 문화 생태 탐방로로 지정돼 일반에 공개된 상태다. 바래길 사람들은 이 구간의 잊힌 길을 찾아 안내판을 설치하고 스토리텔링을 준비하는 등 정비 작업을 벌였다.
제1코스 다랭이지겟길은 평산항에서 시작해 사촌해수욕장을 거쳐 명승지 제15호인 가천 다랭이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남해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척박한 생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산비탈을 깎아 만든 들과 산, 논과 밭을 감상할 수 있다. 제2코스 말발굽길은 20여 개의 원시 어업 죽방렴이 장관을 연출한다. 제3코스 고사리밭길은 고사리로 유명한 창선도의 적량성이 있는 적량해비치마을에서 시작해 창선 동대만휴게소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4코스 동대만 진지리길은 창선 동대만휴게소에서 시작되어 삼천포대교까지 이어지는 10㎞의 길로 창선 동대만에 생태계의 지표인 바다풀 진지리(잘피)가 많아 ‘진지리길’이 됐다. 이처럼 바래길은 주상절리 해안 절벽과 사철 푸르른 상록수 숲을 걸으며 쪽빛 바다를 감상할 있는 길이다.
풍부한 수산물이 가득한 곳, 남해…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남해는 수산자원이 풍부하여 연근해 어업은 물론 수산 양식의 최적지로 유명하다. 302㎞의 해안선과 넓은 연안의 양식장은 우럭, 광어, 전복, 우렁쉥이, 피조개, 굴, 미역, 바지락, 보리새우 등의 양식 적지이며 연안에서는 감성돔, 삼치, 멸치, 도다리 등의 일반 어종이 잡히고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을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를 차례로 탄다. 남해대교나 삼천포대교로 들어가 상주해수욕장 방면으로 가면 된다.
●먹을거리 멸치회, 멸치쌈밥, 갈치회, 물메기탕, 털게, 흑마늘
●문의 055-862-1588 (평산항, 경남 남해군 남면 평산리, 평산1리)
팔만대장경의 숨결을 느끼자
해인사 천년역사길
해인사 천년역사길은 예로부터 전란을 피해 은거할 최적의 장소로 꼽히던 가야산 자락으로 난 길이다. 지금이야 팔다리, 허리, 다 잘리고 몸통만 덩그러니 남은 산자락에 불과하지만 깊은 계곡이 십승지지의 옛 자취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천년 고찰 해인사에 구국의 심정으로 민심을 모아 만든 팔만대장경이 있다.
민족의 염원을 담은 팔만대장경
천년 고찰 해인사 입구에 들어서면 저만치 일주문이 보인다. 성철종정 사리탑도 있고, 사명대사와 김영환 장군 등 해인사와 관련된 인물들의 공적비도 여기저기 있다. 해인사는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이며 양산 통도사,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삼보사찰 중의 하나다.
해인(海印)이라는 이름은 화염경의 ‘해인삼매’에서 유래한 것으로, 득도한 이후의 청정한 마음을 일컫는다고 한다.
일주문에서 팔만대장경이 있는 곳까지는 108계단이다. 모든 번뇌를 벗어버리고 팔만대장경을 보라는 의미다. 팔만대장경은 237년(고종 24)부터 16년간에 걸쳐 고려에 침입한 몽고군의 격퇴를 염원하며 만들어졌다고 한다.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32호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은 8만여 판에 8만 4,000번뇌에 해당하는 법문이 실려 있다.
경판 자체가 부패하거나 벌레 먹는 것을 방지하고 나무 재질을 더욱 견고하게 하기 위해 원목을 바닷물에 삼 년 동안 담가 두었다가 꺼내어 판자로 짠 다음, 다시 그것을 소금물에 삶아내서는 그늘에 말린 뒤 깨끗하게 대패질하여 만들었다는 팔만대장경. 그래서인지 75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경판이 썩거나 좀먹거나 뒤틀리는 일 없이 온전히 보전되어 내려오고 있다. 실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녀들과 함께 팔만대장경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며 천년의 세월이 흐르는 해인사 천년역사길을 걸어본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팔만대장경 축제…
2001년부터 매년 4월이 되면 해인사와 가야산을 중심으로 팔만대장경 축제가 열린다. 이는 팔만대장경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축제 기간에는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와 전통 사찰음식 체험, 팔만대장경 인경·판각·필사 체험, 도자기 체험 등과 가야산 등반대회, 축제 사진 공모전, 유등 달기, 어린이 사생·백일장, 중고생 백일장, 댄스 경연대회, 정대불사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며 영화 상영, 각설이 공연처럼 온 가족이 함께 다채로운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때문에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불교문화에 쉽게 접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대구시로 들어가기 전에 고속도로를 벗어나 ‘해인사’ 표시가 돼 있는 88고속도로를 탄다. 30분 정도 운행하면 해인사 IC가 나온다.
●먹을거리 산채정식, 송이버섯, 황토한우, 토종 흙돼지
●문의 055-934-3000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10)
산에서 보는 신라 천 년 석불의 역사
경주 남산길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도 경주 남산엔 신라의 흔적이 곳곳에 서려 있다. 남산은 서울의 북한산과 같이 경주의 진산이다. 북의 금오봉과 남의 고위봉을 중심으로 동서 너비 4㎞, 남북 길이 10㎞의 타원형으로, 한 마리의 거북이 서라벌 깊숙이 들어와 엎드린 형상이다.
신라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남산
신라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남산은 온갖 전설이 남아 있다. 신라시조 박혁거세가 탄생한 나정과 초기 왕궁, 나을신궁, 도성을 지켜온 남산신성을 비롯한 네 곳의 산성과 망국의 한이 서린 포석정지가 있어, 전설과 함께 지나간 역사를 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북쪽의 금오산과 남쪽의 고위산의 두 봉우리 사이를 잇는 산들과 계곡 전체를 통칭해 남산이라고 하는데, 불교유적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정상의 높이는 466m이고, 남북의 길이는 약 8㎞, 동서의 너비는 약 4㎞이다. 남산의 지세는 크게 동남산과 서남산으로 나뉘는데 동남산 쪽은 가파르고 짧은 반면에 서남산 쪽은 경사가 완만하고 긴 편이다.
남산은 신라 사영지 가운데 한 곳으로 남산에 얽힌 전설과 영험의 사례가 풍부하고 다양하다. 박혁거세가 태어난 곳이 남산 기슭의 나정이며, 불교가 공인된 528년(법흥왕 15년) 이후 남산은 부처님이 상주하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존숭되었다.
불교를 특히 숭상한 신라는 남산에 그 자취를 고스란히 남겼다. 따라서 남산에는 많은 불상과 탑들이 남아 있다. 그 대부분은 석탑과 석불로 특히 마애불이 많다.
남산에 불상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서기 7세기 초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 만들어진 동남산 부처골 감실여래좌상은 투박한 시골 할머니가 돌로 만든 집 속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듯한 모습의 한국 최고 감실불이다. 경주 남산의 솔숲 향기를 맡으며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의 전성기까지의 신라 불교미술을 만나보자.
경주 남산은…
경주 남산은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우리의 귀중한 보물이다. 남산에는 왕릉 13기, 산성지 4개소, 사지 147개소, 불상 118체, 탑 96기, 석등 22기, 연화대 19점 등 무려 672점의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어 역사적 가치가 깊다.
●찾아가는 길 승용차로 경주고속도로 경주 IC에서 나오면 바로 남산이 보인다. 경주 시내 출발 기준으로 35번 국도를 따라 1.3㎞거리의 왼쪽에 포석정이 있으며, 2.2㎞지점의 오른쪽에 서남산 주차장이 있다.
●먹을거리 떡갈비, 경주빵
●문의 054-779-6393(경북 경주시 탑동)
최초 인공림 천 년 숲
함양상림 최치원산책로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함양 태수로 있을 때 조성한 천연기념물 제154호 함양상림과 인근 필봉산을 잇는 ‘최치원산책로’가 천 년의 세월을 넘어 숲과 사색의 길로 거듭났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인 상림은 고운이 약 1,100년 전 천령 태수로 있으면서 홍수 방지를 위해 상림에서 하림까지 둑을 쌓아 물길을 돌리고, 그 둑을 보강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 조성한 숲이다. 지금은 하림은 없어지고 상림만 남아 최치원의 선정을 전하고 있다.
사람의 힘으로 조성한 가장 오래된 숲
‘최치원산책로’는 196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림과 1,000여 년 전의 신라 최고의 문장가이자, 우리나라 한문학의 시조이며, 동방18현 중의 한 사람인 최치원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2010년 5월 함양군에서 조성했다. 함양상림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들로는 갈참나무·졸참나무 등 참나무류와 개서어나무류가 주를 이루며, 왕머루와 칡이 얽혀 마치 계곡의 자연 식생을 연상시케 한다. 1993년에 116종의 식물이 조사되었으며, 현재 2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함양상림은 사람의 힘으로 조성한 숲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라는 역사적 가치가 있으며,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알 수 있는 문화적 자료로서의 가치도 매우 커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필봉산 자락으로 들어서면 참나무가 군락을 이룬 호젓한 산책로가 펼쳐진다. 산책하는 동네 주민들이 가끔 눈에 띄기도 한다. 그 상큼한 공기 사이로 오색딱따구리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 길에는 세종의 열두 번째 아들인 한남군의 묘가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상림 숲 최상단부에 도착하면 조선 성종의 총애를 받던 문신이자 문장가였던 뇌계 유호인의 비석이 있다. 그의 호를 따라 상림 옆으로 흐르는 강을 원래는 뇌계천이라 했다. 지금은 위천이라고 부른다. 상림 숲 속을 가로지르는 냇가의 정자가 바로 사운정이다. ‘천년의 숲’을 조성한 고운 최치원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고종 43년(1906)에 후손들이 ‘고운 최치원을 추모하는 정자’라는 뜻으로 건립했다.
최치원은…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다. 중국 당나라에서 ‘토황소격문’으로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신라로 돌아온 뒤에는 진성여왕에게 시무책을 올려 정치 개혁을 추진했다. 유교ㆍ불교ㆍ도교에 모두 이해가 깊었고, 유ㆍ불ㆍ선 통합 사상을 제시했다. 수많은 시문을 남겨 한문학의 발달에도 기여했다.
●찾아가는 길 승용차로는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함양 IC로 빠져나와 함양읍내에서 상림으로 찾으면 된다.
●먹을거리 오곡밥
●문의 055-960-5756(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 1047-1)
태조 왕건이 토끼 뒤를 따라가다 만든 길
문경 토끼비리
문경시에서는 명승 제31호인 토끼비리와 주변 명소를 길로 만들었다. 이 길을 따르면 고모산성과 석현성, 토끼비리 밑으로 흐르는 영강, 진남휴게소, 신현리 고분군 등을 두루 돌아볼 수 있다. 모두 유구한 역사가 서린 곳이다.
재미난 유래가 얽힌 토끼비리
문경의 토끼비리는 길이 약 3㎞ 정도의 천도(遷道: 하천변의 절벽에 건설한 길)다. 문경 가은에서 내려오는 영강(穎江)이 문경새재에서 내려오는 조령천과 합류되는 곳에서 산간 협곡을 S자 모양으로 돌아 흐르면서 벼랑에 생긴 길이다. 고려대 최영준 명예교수에 의해 1980년대에 재발견되기까지 역사의 뒤안길에 내버려져 있던 이 길은 영남대로 중에 가장 험한 길로 유명했다.
토끼비리는 한국의 모든 ‘옛길 역사’가 녹아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가치가 크다. 전체 길이는 길지 않지만 역사, 축대공법, 사연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31호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 높은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문경 마성면의 석현성(石峴城) 진남문(鎭南門) 아래의 성벽을 따라 가다보면 이 길을 만날 수 있는데,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고 험하다.
토끼비리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깃들어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과 전투를 벌이며 남하하다 이곳에 이르렀다. 절벽과 낭떠러지에 길이 막혀 여기저기를 헤매고 있었던 그때 마침 토끼 한 마리가 벼랑을 따라 달아나는 걸 보고 쫓아가보니 길을 낼 만한 곳이 보였다. 토끼가 지나간 길을 따라 벼랑을 잘라 길을 냈다’. 이렇듯 토끼가 지나간 길, 즉 토끼길이 바로 토끼비리다. 절벽과도 같은 산허리를 따라 굽이굽이 6~7리나 이어져 있다.
태조 왕건은…
고려 제1대 왕(918∼943)이다. 궁예의 휘하에서 견훤의 군사를 격파했고 정벌한 지방의 구휼에도 힘써 백성의 신망을 얻었다. 고려를 세운 후, 수도를 송악으로 옮기고 불교를 호국신앙으로 삼았으며 신라와 후백제를 합병하여 후삼국을 통일했다.
●찾아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탔다면 문경새재 IC에서 나와 점촌 방향 3번국도로 빠진다. 10분 남짓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진남교반 시작 지점인 진남휴게소가 나온다.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석현성 토끼비리 등을 둘러보면 된다.
●먹을거리 주변에 식당이 없다. 유일한 식당은 출발지인 진남휴게소다.
●문의 054-552-3210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산41)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
안동 퇴계오솔길
조선 성리학의 거두 퇴계가 길에서 다시 태어났다. 퇴계가 아름다운 풍경을 말로 표현할 길 없어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한 낙동강 상류에서 청량산으로 가던 길을 안동시에서 ‘퇴계오솔길’로 단장해 새 코스로 내놓았다.
전망대나 농암종택에서 당일 왕복 가능
퇴계 오솔길의 출발 지점은 도산면 단천교다. 단천교 바로 옆에 ‘녀던길(옛길)’이란 이정표가 있는데, ‘퇴계 선생이 즐겨 다니던 오솔길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퇴계 선생의 시적 감흥 현장을 거닐며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맞은편에는 ‘녀던길’이라 적힌 비석도 세워져 있다. 강길을 따라 청량산으로 올라간다. 이 길은 순간적으로 감흥은 일어나지만 그리 길게 가지는 않는다. 약 2㎞를 비슷한 길로 계속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2㎞쯤 지나 퇴계의 첫 시비가 나오고 전망대에 이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청량산 깊은 골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사이로 곡예를 그리며 빠져나오는 낙동강 줄기는 정말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펼쳐놓은 듯했다. ‘겸재 정선이 어떻게 이런 멋진 곳에 와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려선 강둑길은 갈대로 뒤덮였고, 덩그러니 서 있는 커다란 버드나무 한 그루가 운치를 더했다. 낙동강 줄기는 청량산의 깊은 계곡에서 나오는 물과 합류해 제법 강의 형태를 보이기 시작한다. 길은 오솔길로 변했다. 풀들이 길을 덮은 호젓한 길이다. 퇴계오솔길은 시야가 확 트인 강변을 다시 만나자 외줄처럼 일직선이 된다. 경암을 지나니 곧이어 한속담이다. S자로 휘도는 낙동강이 흐름을 멈춘 듯 담을 이룬 곳이다.
이어 퇴계 오솔길의 마지막 지점인 농암종택. 농암은 연산군 때 문과에 급제해 호조참판·형조참판 등을 지내고 종1품 숭정대부에 이를 정도로 화려한 벼슬을 했지만 이런 이력보다는 무위자연의 삶을 즐기며 강호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른바 한국 ‘강호문학의 창도자’가 바로 농암 이현보다. 그는 퇴계보다 30여 년 앞선 인물로 퇴계가 아버지처럼 모시며 따랐던 것으로 전한다.
퇴계오솔길은…
안동시 도산면 단천리 퇴계오솔길 전망대에서 고산정 앞 외병대까지 약 6㎞의 구간을 말한다. 퇴계 이황은 경북 안동에 도산서원이 세워지기 전 청량산에 ‘청량정사’를 짓고 후학들을 가르쳤다. 그런 인연으로 도산서원에서 청량산으로 가는 낙동강 길이 ‘퇴계오솔길’로 불린다.
●찾아가는 길 안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3번이나 67번 시내버스를 타고 농암종택과 도산면 단천교에서 내린다.
●먹을거리 안동찜닭, 안동국시
●문의 054-856-3013(경북 안동)
제주도
가장 인기 있는 올레길
제주 올레 7코스
총 21개의 제주 올레길 중 가장 사랑받는 길이 바로 7코스다. 주말이면 줄을 서서 걸어야할 정도. 올레길 전체를 다 걸을 여유와 체력이 없다면 7코스만 걸어보자. 7코스는 외돌개부터 시작해 속골, 막숙, 두머니물, 강정포구를 거쳐 월평포구까지 이른다. 각 구간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지만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길을 지나야 하고 콘크리트 구간도 자주 나타나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총 14.4㎞이며 5시간 정도 소요된다.
각 지점마다 변화무쌍한 풍경이 특징
인기 있는 관광지이기도 한 외돌개는 절벽 전망대에서 보면 20m 높이의 촛대바위가 바다에 우뚝 솟은 모양이다. 외돌개 주변의 절벽 해안에서는 대장금이 촬영되기도 했다. 소나무 숲, 미나리 다랭이밭, 유채꽃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면 돔배낭골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해변 바윗길이다. 울퉁불퉁한 바위를 건너면 로마네스크 양식의 클래식한 기둥 모양을 지닌 흰 벽과 노란 벽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어 속골이다. 계곡을 건너 야자수 길이 길게 이어지고, 뒤이어 오솔길이 나오더니 억새가
펼쳐진 해변길이 나타난다.
막숙은 몽골의 마지막 세력인 목호들이 제주도에서 난을 일으키자 최영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가 승리를 거둔 곳이다. 이때 대규모 군대가 군막을 치고 주둔한 곳이라 ‘막숙’이라고 한다. 붉은 콘크리트 길을 따라 아스팔트, 해변 자갈길, 농작물 밭으로 이어지다가 재미있는 다리가 나타난다. 물에 뜨는 스티로폼 어구 위에 목재로 다리를 이어 걸을 때마다 출렁인다. 이름은 풍림올레교로 풍림리조트 지점에 있다. 리조트 안에는 운동화를 씻을 수 있는 공간과 엽서를 보내는 정자가 마련되어 있다. 이후로는 콘크리트 길이라 지루한 느낌이 들어 대부분은 이곳에서 7코스를 마친다. 체력이 충분하다면 남은 구간을 더 걸어보자. 콘크리트 길을 지나면 보너스처럼 억새밭이 펼쳐진다. 마지막 종착지인 월령포구는 벼랑 아래 숨은 아주 작은 포구로,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이름만큼의 낭만은 없다.
제주도 올레길은…
제주도의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해 개발한 도보여행 코스다.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좁은 골목을 뜻하며, 통상 큰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을 말한다. 서명숙 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개발한 코스로, 2007년 9월 8일 1코스(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 총 15㎞)가 개발된 이래, 2010년 8월까지 총 21개의 코스가 개발되어 있으며, 총 길이가 약 350㎞에 달한다. 각 코스는 일반적으로 길이가 15㎞ 이내이며, 평균 소요 시간이 5~6시간 정도다.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하여 구성되며, 제주 주변의 작은 섬을 도는 코스도 있다.
●찾아가는 길 서귀포 중앙로터리에서 서귀공영 8번 버스를 타고 외돌개 입구에서 하차하거나 중문우체국에서 서귀공영 5번 버스를 타고 외돌개 입구에서 하차한다.
●먹을거리 자리물회, 멜국, 톳냉국, 깅이죽, 메밀저배기, 닭제골
●문의 064-762-2190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791)
올레 마니아가 꼽은 베스트 올레
제주 올레 10코스
7코스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바로 10코스다. 제주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산방산과 송악산이 펼쳐진다. 난데없이 불쑥 솟은 산방산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시원한 풍채가 특징이고, 송악산은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해안 절벽의 굴곡을 감상할 수 있는 자연 전망대다. 화순해수욕장을 출발해 소금막, 항만대, 산방연대, 용머리해안, 설큼바당, 사계포구, 마라도 선착장, 송악산을 지나 모슬포 운진항에서 마무리된다. 흙길이나 포장된 길이 많아 거리에 비해 힘들지 않다. 전체적으로 해안길을 따르도록 되어 있어 길 찾기는 쉽다.
뒤로는 산방산, 앞으로는 송악산
화순해수욕장의 주인공은 바다가 아닌 산방산이다. 해변 끝에 솟은 산방산은 화순해수욕장 풍경의 중심이자 정점이다. 높이는 400m가 채 안 되지만 평지에 불쑥 솟아 가파르다. 이 산을 옆에 두고 걷게 된다. 해변의 백사장을 지나면 퇴적암 지대가 나온다. 세월의 줄무늬를 생생히 드러내는 이 길에서는 자연의 신비로움이 절로 느껴질 것이다. 주상절리 해안을 따르면 곳곳에 작은 백사장들이 나타난다. 언덕을 내려오면 검은 빛깔의 흙으로 가득한 해변이 길게 이어진다. 산방연대에 올라서면 한쪽은 산방산이 서 있고, 해변 쪽으로는 하멜이 타고 온 범선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닿는 용머리해안에는 조물주가 만든 작품으로 가득하다. 모래언덕을 지나 사계포구에 닿으면 마라도 잠수함 선착장이 있다. 멀리 송악산을 보며 걸을 수 있으며 거친 파도소리도 듣기 좋다. 앞으로는 송악산을, 뒤로는 산방산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이 나온다. 대장금 촬영지로 유명한 기암절벽이 보인다. 대개 여기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그러나 조금 더 힘을 내 송악산에 다다르면 시원한 바다 풍경과 최남단 마라도가 아련히 보인다. 송악산을 내려오면 평화로운 말 방목장이 나타나고, 이어 솔숲 산책로가 펼쳐진다. 10코스 마지막 비경지는 하모해수욕장이다. 입자가 고운 모래밭이 부드럽게 펼쳐지는 아담한 해변이다.
●찾아가는 길 화순해수욕장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모슬포행 버스를 타고 화순리 안덕농협 앞에서 내려 10분쯤 걸으면 닿을 수 있다. 제주 시내에서는 한라병원 정류소에 내려 공항행 500번 버스로 갈아탄다.
●문의 064-762-2190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791)
/ 여성조선
진행 백은영 취재팀장 | 취재 두경아·임언영·김가영·유슬기·장혜정·강은진 기자
사진 조선일보 DB | 참고도서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 숲’, ‘국도여행바이블’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