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일드의 1888년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에 수록된 동화 중 하나이다. 번역본에 따라 '거인의 정원', '자기만 아는 거인', '욕심쟁이 거인' 이라고도 번역된다.
2. 줄거리
한 거인이 거대한 정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인이 친구를 만나기 위해 7년 동안 집을 비운 사이 아이들은 방과 후에 그 정원에 가서 놀곤 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거인은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못마땅해했고 화를 내며 쫓아버린 뒤 특단의 대책으로 자기 집 주변 정원을 높은 담벽으로 둘러싸거나 정원 둘레에 울타리를 쳐놓고는 들어오지 말라는 팻말을 걸었다. 당연히 아이들은 놀 곳이 없어서 무척 슬퍼했다.
세월이 흘러 계절이 바뀌고 봄이 다시 찾아왔지만, 어째서인지 거인의 정원에서는 겨울이 떠나지를 않았다. 세월이 계속 흘러 여름이 되고 또 계절이 바뀌는데도, 거인의 정원은 늘 겨울이었다. 뛰노는 아이들이 없으니 그 생기를 좋아하던 풀과 나무들은 꽃을 피우지 않았고, 새들도 지저귀지 않았다.
다시 봄이 찾아왔을 때, 거인은 오래간만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거인이 이 소리를 듣고 정원을 보니 아이들이 다시 찾아와 있었고, 아이들이 찾아온 것을 기뻐한 자연이 다시금 활동을 시작한 것이었다. 이 광경을 본 거인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이기적인 면모를 버린다. 한편 정원 한 구석은 아직 겨울이었는데, 한 어린이가 나무 위로 올라가지 못해 슬퍼하고 있었다. 거인이 문을 열고 나왔을 적 어린이들은 혼비백산해서 도망쳤고 거짓말같이 정원이 다시 겨울이 되었다. 오직 나무에서 울고 있던 어린이만 상황을 파악 못하고 도망치지 않았는데, 개과천선한 거인은 그 어린이를 나무 위로 올려주었고, 이 광경을 본 어린이들은 거인이 태도를 바꿨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인은 이제 정원에서 마음껏 놀아도 좋다고 하며 담벽이나 울타리까지 헐어 아이들이 마음대로 놀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거인은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렇게 거인의 정원에도 다시금 봄이 찾아왔다.
한편 자신이 나무에 올려주었던 그 어린이는 그 날 이후 두 번 다시 거인의 정원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거인이 그 어린이에 대해 다른 아이들에게 물어도 보았지만 모두들 그 어린이가 어디에 살며 만난 적도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 날 이후에도 다른 아이들이 놀러 오는 와중에 그 어린이만 없었다.
세월이 흘러 거인은 노인이 되었고, 아이들은 여전히 거인의 정원으로 자주 놀러왔다. 거인은 몸이 쇠약해져서 예전처럼 아이들과 더 이상 같이 놀아주기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흔들의자에 앉아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았고 거인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리고 어느 날, 마침내 자신이 나무에 올려주었던 그 어린이가 정원 가운데의 흰 꽃이 가득 핀 나무에 찾아왔다. 거인이 반가워하며 그 어린이를 찾아갔는데, 어린이의 손과 발에 못자국이 있었다. 거인이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냐면서 그 자를 베어 죽이겠다며 물었을 적, 어린이는 사랑의 상처라고 대답했다. 거인은 그 말을 듣자 그 어린이가 평범한 존재가 아님을 눈치채고 "당신은 누구십니까?"며 경외에 차서 물었다. 다시 말해, 그 어린이의 정체는 바로 예수였고 예수는 어린이의 모습으로 거인이 개과천선했는지를 시험해 보았던 것이었다.
"당신은 한 때 절 정원에서 놀게 해 주셨지요? 오늘, 제가 당신을 저의 정원에 초대해 드릴게요. 천국이라는 정원입니다." -예수
그렇게 거인은 행복하게 천수를 누리고 세상을 떠나 천국으로 향했으며, 그 날 오후 아이들이 다시 정원에 왔을 때 아이들은 정원 한가운데서 거인이 흰 꽃에 덮인 채로 세상을 떠난 것을 보았다. 판본에 따라서는 거인이 죽지는 않고 바람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가득한 정원에서 오래도록 행복했다는 결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