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함, 北탄도미사일 해상서 요격… 지휘부 원점타격도
커지고 세진 차세대 이지스함
北미사일 잡는 차세대 이지스함 ‘정조대왕함’ 진수식 해군의 첫 8200t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이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이제 첨단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이지스 구축함을 우리의 기술로 만들게 됐다”며 “정조대왕함은 최첨단 전투체계를 기반으로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추적,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가전략자산으로서 해군의 전투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8200t급)이 28일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은 정조대왕함이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의 핵심전력이라고 강조했다. 해상에서 기동하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요격할 수 있고, 최신예 탄도미사일 등을 장착해 북한 지휘부 원점타격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정조대왕함을 “국가전략자산”이라고 치켜세웠다.
○ “눈(레이더)과 주먹(요격미사일) 모두 보유”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정조대왕함 진수식을 거행했다. 진수식은 함정 선체를 완성한 뒤 처음 물에 띄우는 행사다. 정조대왕함은 차세대 이지스함을 뜻하는 ‘광개토-Ⅲ 배치(유형)-Ⅱ’ 1번함이자 해군의 4번째 이지스함이다. 동급 이지스함은 앞으로 2척이 추가로 건조된다.
현재 운용 중인 세종대왕급 이지스함(광개토-Ⅲ 배치-Ⅰ) 3척까지 포함하면 우리 군은 2020년대 말까지 모두 6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게 된다. 군 관계자는 “이지스함 전력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되면 작전 공백은 없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조대왕함은 기존 세종대왕급(7600t급) 이지스함보다 600t가량 커졌을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과 무장력 등이 크게 향상됐다. 이 함정에 탑재되는 장거리 함대공유도탄 SM-6는 저층(35km) 방어 구간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에 장착된 SM-2는 항공기나 순항미사일 정도만 대응이 가능했다. 탄도미사일 탐지·추적만 가능하고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눈만 있고 주먹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아울러 북한의 핵심 시설에 ‘대량응징보복’이 가능한 함대지 미사일도 배치된다. 군은 현재 탄두 중량 2t의 ‘현무-4’를 해상용으로 개량한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기존 이지스함보다 크기가 커졌지만 함정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스텔스 성능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음파탐지) 체계가 적용됐고, 장거리 및 경어뢰를 탑재해 대잠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정조대왕함은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돼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된다.
○ 김건희 여사, ‘진수선 절단 의식’ 치러
진수 줄 자르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도끼로 진수 줄을 자르고 있다. 오른쪽은 정기선 HD현대(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사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진수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바다에서 안전하게 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강력한 해양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국군통수권자로서 우리의 바다를 지켜내고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한 해군 장병 여러분을 무한히 신뢰한다”며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우리의 바다를 든든하게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양 수송으로 이뤄지고 있다. 바다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해양 강국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경제 강국이 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진수식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해 도끼로 진수 줄을 잘랐다. 대통령실은 “진수선을 절단하는 것은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배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군의 오랜 전통의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공개 일정에 나선 것은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신규진 기자,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