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들' 게시판에 쓴대로 어제 성주에 갔습니다.
20년 전인지 25년 전인지 하여튼 아주 오래전에 버들붕어를 50마리 이상 잡았던 그 농수로에...
과연 아직도 그곳에 버들붕어가 살까 많이 의심스러웠고, 이젠 없을것이다라는 쪽에 거의 60-70% 마음이 기울기는 하였으나, 딱히 버들붕어 서식지도 아는 곳이 없어 그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가는 길이 많이 바뀌어 낮설더군요. 마치 태어나서 처음 가는 곳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강산이 두번 넘게 바뀔 시간이니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농수로는 놀랍게도 20년도 넘은 세월동안 그 모양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시멘트를 바르지도 않았고...
왠지 버들붕어가 아직 살것같다는 느낌으로 족대를 들고 발이 쑥쑥빠지는 농수로에 들어가서 스윽 훓터내니 바로 버들붕어 유어 2마리가 잡혔습니다.
놀랍고도 반갑더군요.
농수로의 약간의 변화로 원래 잡았던 곳에서 20-3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주로 잡기는 했으나 거의 같은 장소라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최종적으로 10마리 정도의 버들붕어들을 잡을수 있었는데 20년 전과 달리 2센티 정도의 유어가 대부분이고 4센티 이상의 성어는 단 1마리밖에 못 잡았습니다. 예전에 잡은 버들붕어는 거의 3-5센티의 성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외에
2-3센티의 붕어 유어 10여마리
5센티 붕어 2마리
10센티 붕어 1마리
미꾸라지 4마리
버들치 10여마리
메기 유어 5센티 1마리
생이새우 5마리
20년전과 거의 같은 어종이 잡혔고 메기가 새로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메기는 밤새 튀어나와서 멸치가 되었습니다.
제 생애 처음으로 족대로 잡은 메기, 그 것도 이전에 어디서 보지도 못한 아주 귀여운 5센티짜리 유어였는데... 버들치는 자꾸 튀어서 뚜껑있는 통에 따로 넣어뒀는데, 메기가 튈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메기는 어차피 먹이 공급이 어려워서 짧은 기간만 관찰하다가 다시 원위치 해주려고 했는데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1급수에만 산다는 버들치는 3급수정도 되는 농수로에도 사네요. 저번에 영천에 탐어 갔을 때는 2급수쯤 되는 작은 하천에서도 바글바글하게 살더니...
사진도 없는 탐어기가 허전합니다. 저녁 때 버들붕어 사진이라도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그 기쁨.....이해할 듯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와 부럽습니다 저는 아직 버붕이 탐어장소 물색중 ㅋㅋ
수십년 전의 농수로가 그대로 남아 있다니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고기도 잡고 추억도 건지고.....ㅋㅋㅋ
정말 반가우셨겠어요.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요. 불쌍한 새끼메기ㅠㅠ. 저도 똑같은 아픔이 있었죠. 그 안타까움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