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법이 빈 도리는 공부할 필요가 없어요. 그 말의 뜻을 사무치면 돼요. 마음으로 깨달을 수가 없어요. 몸으로 행할 수도 없고. 그래서 길이 없다고 말하는 거요. 제가 본래 부처인데, 자기를 잊어버리고, 인연이 가짜로 어우러서 된
환화공신을 나인 줄 알고 집착해서 그 멍에를 뒤집어쓰고 있었던 거요.
망령된 나를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습니까? 그 말을 누가 해요?
망령된 나가 하는 거요. 망령된 나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거는,
논의 끝에 이루어지는 어떤 결과가 아니오. 본래 없는 거요.
본래 없는 거를 있는 건 줄 알아서 집착했던 것뿐이오. 나의 대단함을 얻기 위해서 불법 공부 하는 거 아니오. 이놈을 어떻게 하면 깨닫게 해서 더 높아지게 할 수 있을까? 높아지면 누가 높아져요? 거기에는 높고 낮고 하는 것도 없다고요.
모든 법의 성품은 허공성이고 무생성이고 무작성이오. 이 몸과 마음의 편의함을 얻기 위해서 출가하는 게 아니고. 이놈을 없애는 거요. 어떻게 하면 이놈을 없앨 수 있는가?
그런데 공부가 깊어지고 보니까 이놈을 없앨 길이 없어요. 더 깊이 들어가 봤더니 이놈은 본래 없앨 일이 없어요. 있는 그대로 없는 거요.
이 세상이 전부 다 환처럼 꿈처럼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림자 메아리가 날 속였어.그 다음부터 빗자루 가지고 쓸어내려고 해. 그게 그림자인 것 같으면, 있는 거하고 없는 거하고 어떻게 달라요?
하나도 다를 것 없죠? 환이니까 쓸어 없애야 돼요? 환인데 뭘 없애요? 그게 환이라고 내지르는 그 놈도 환인데? 그러니 안팎에 도무지 관여할 일이 없잖아요? 지금 있는 이대로?
이 차원이 되면 중생의 상념, 정념, 생각하는 그대로인 채로 모두가 진여법성의 나툼이오. 죽고 산다는 거, 나고 멸한다는 거, 가고 온다는 거, 모든 차별법이 모두 다 신령스러운 영성에 의해 비추어진 업의 그림자요.
마음뿐이야.마음은 누구한테나 다 있어요.보태고 덜고 할 일이 없다고요. 여래는 유위의 노력으로 뭔가를 이루고 허물고 하는 분이 아니에요. 여래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해요. 그래서 마음이 부처다 그러는 거요.
여러분도 본래 근본이 부처라 그랬죠? 그러면 여러분의 생각 생각이 전부 불사(佛事)요. 부처가 사업 일으키는 거요. 늘 그 자리에서 온갖 신령스러운 사업이 일어나는데, 그런데 그만 부처는 온데간데없고, 가면 쓰고 ‘내’가 싹 끼어들어요. 내가 보고 내가 듣고 내가 생각하고 내가 행동한대요.
본래의 참성품 밝힌 사람은 요만한 그 무엇도 필요 없어요. 구할 것도 없고, 원할 것도, 이룰 것도 없고, 몸도 목숨도 없고. 살려면 살고, 죽으려면 죽고, 맘대로 해요. 산다와 죽는다가 여러분한테는 천양지간으로 달라요.
살았다 죽었다 하는 거는, 그림자 보고 하는 소리요. 근본 영성은, 생사 생멸 차별법 하고 상관없다 말이오. 도무지 붙잡을 것도, 버릴 것도 없으니 해탈 열반조차 안 붙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