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이지만 나는 휴가 시작 전날인 10월 3일 오후.
처와 아들과 같이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출발.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며 공항으로 접근하자 아래에 보이는 바다에는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곳은 물빛깔이 주위의 바다와 다르다.
67년 여름 내가 제주도에 처음 갔을 때
지금은 미국에 거주하는 친구와 어떻게 하다 애월 초등학교 교장 딸을 만나게 되어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놀다가 용천수에 몸을 씻은 적이 있었다.
이국적인 용모의 그 처녀는, 물론 지금은 할머니이겠지만, 그 뒤 편지 한번 주고받고 끝났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상념에 빠진다.
“쾅”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드니 착륙이다.
예약된 렌터카를 찾으려 회사 버스를 타니까
내가 빌린 소나타 Y20이 내 이름과 같이 버스 내 전광판에 나온다.
편리한 세상이다. 차는 일부러 휘발유엔진, 그러니까 집의 차 중 하나.
그래야 운전이 편하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주행거리 2000킬로 미만의 차.
오늘의 목적지 Phoenix Island에 내비를 맞추어 두고 1시간 만에 도착하여
check in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한식당 일출봉“에 들어갔다.
식단을 보며 나와 처는 2인 이상이 주문 가능한 묵은 지 고등어조림 쌈밥,
아들은 주방장 특선 세트 메뉴를 시킨다.
물론 이제는 운전하지 않아도 되니까 한라산 소주를 시키며 도수를 보니까 21도.
웬 소주가 이렇게 싱거워서야.
옆 식탁에는 젊은 부부가 애들 셋을 데리고 식사 중.
돌 지난 애기에게 엄마가 조금 음식을 떼어주니까
애기는 좋아라 양손을 흔든다.
언니가 가서 뺨을 부비고. 우리도 저런 적이 있었지.
어라! 곁눈질로 보니까 막걸리를 부부끼리 재미있게 마시고 있다.
다 마시고는 한통을 더 시키고 과연 신세대로구나.
기본 상 차림 후 야채죽이 나왔고.
주방장 특선에 나온 돼지고기 양파 볶음.
묵은지는 아닌것같고 양이 보통아니고 맛은 훌륭.
곁들어진 몇가지 야채쌈.
된장찌게가 밥과 같이 나오고
정식에 같이 나온 돼지고기 김치찌개.
명이나물 장아찌와 묵은지와 돼지고기 수육 세점.
운전자의 고충은 항상 차는 목적지에 두고 술을 마셔야 한다는 점.
물론 처와 아들 둘다 면허증을 가져왔지만
운전을 맡기지 않는 것은 노인네의 걱정때문이다.
첫댓글 제주공항에서 차로 한시간이면, 서귀포나 중문쪽인 것 같은데, Phoenix Island 라는 곳은 새로 지은 호텔인가 봅니다. 예전에는 서울에서 제주가는 비행기는 표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던데, 요즘은 좀 나아졌나봅니다. 막걸리 먹고 트림하면, 기분이 별로 안 좋은 냄새가 나서 문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