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산[紆金山]1,078m 강원 태백
산줄기 : 낙동연화단맥
들머리 : 철암동 철암농공단지 홍복사입구
위 치 강원 태백시
높 이 1078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태백산에 가려진 태백시의 진산... 태백 우금산(1,077.7m)
태백의 평균고도는 1050m다. 한강, 낙동강, 오십천을 발원하는 하늘 아래 첫 동네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도 여기에 있다. 백두산에는 하늘못이 있고 태백에는 은하수못이 있다. 최고, 최다, 최장, 최초, 최대가 있는 땅이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와 은대샘, 한강 발원지 검용소, 오십천 발원지 백병늪, 제일 높은 태백고원전지훈련장, 제일 높은 함백산중계소, 강이 산을 건너는 구문소, 최다의 석탄 생산지, 제일 긴 기차터널 정암터널, 제일 높은 기차역 추전역, 기차역이 제일 많은 시, 제일 높고 넓은 고랭지채소밭.
겨울에 적설량이 풍부하여 상고대, 설화, 빙화 등의 아름다운 설경, 여름에는 서늘하여 모기가 없으며 열대야 현상도 없다. 또한 밤에는 솜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복수초, 얼레지, 노루귀를 시작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산마다 천상화원을 이룬다. 태백시민들은 다른 지방으로 단풍 구경을 나가지 않는다. 집 창문만 열어도 만산홍엽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태백의 산 하면 민족의 명산 태백산을 떠올리겠으나태백시에는 1백여 개의 산과 봉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있어 모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그중 지하에 검은 황금 무연탄을 품고 있는 우금산은 태백시민들도 태백산의 명성에 가려 우금산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도시 중앙에 솟아 있으면서도 두메의 산으로 생태계가 고스란히 살아 있으며 아직 산악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회장, 안순란 총무, 이영숙, 김영신 회원과 함께 석탄합리화 정책으로 광산들이 문을 닫기 전까지 검은 황금을 쏟아 내던 장성의 구문동사무소를 들머리로 우금산을 찾았다.
옛날에는 하장성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구문소동으로 법정명이 바뀐 이곳은 학교들과 태백교육청, 태백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동사무소와 도서관을 뒤로하고 석탄 도시로 이름을 날릴 때 영화를 누리던 석공 사택이 있던 자리의 집들이 헐린 국민안전체험테마파크 조성부지로 올라간다. 산비탈이 있던 공동묘지들 모두 이장한지 오래다. 억새 사이로 산행할 매함장등(일명 매화장등, 947m)의 산불감시초소와 이동통신기지국 철탑이 올려다보인다.
수목한계선에 이르자 남산재로 오르는 움푹 파인 너비 1m쯤 되는 옛길이 나타난다. 마을 남쪽에 있어 남산재 또는 하장성에서 철암으로 넘어가는 고개라 하여 철암재라고도 하는데 지금부터 30년 전만 해도 철암지역 학생들이 새재와 남산재를 넘어 통학하던 길이었다. 구불구불 똬리를 틀며 풍화작용에 마모된 석회암들이 튀어 솟은 멋진 길이다. 생강나무, 키큰 아카시아나무 아래 관목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특히 나무줄기에 날개가 있는 화살나무가 많다.
약 30분 뒤 능선에 올라서자 삼거리 남산재가 나타난다. 여기서 왼쪽 길을 따라 새재로 간다. 길은 안부를 지나 등골의 산비탈을 끼고 돌아나가는 길은 완전한 평지다. 사면의 숲에는 싸리나무를 휘감은 묵은 더덕줄기들이 눈에 많이 띈다. 짐승 배설물도 허다하다.
남산재를 출발한지 30분만에 능선 위에 올라서니 광산도로가 나타나는 사거리 안부다. 이곳이 장성과 철암 사이에 있다고 하여 '새재'라 하는 곳이다. 옛날에는 돌무더기와 당산목이 있었는데 지금은 곱돌을 캔 광산터에 학교 운동장 만한 크기의 호수가 생겼다. 물고기도 있는 곱돌구덩이 호수는 꽁꽁 얼음이 얼어있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는 숲에는 수리부엉이 한마리가 무던히 앉아 있다.
새재 사거리에서 매함장등(일명 매화장등, 947m)으로 가는 길은 이동통신기지국 안테나 설치공사로 시멘트 포장길이다. 아주 급한 경사다. 나무 사이로 철암동 시가지가 내려다보인다. 한번 더 급히 올라가더니 포장길이 끝나며 한국방송공사 태백방송국과 이동통신기지국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새재에서 15분 걸었다.
이제는 숲으로 들어 칼등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굴참나무에는 상고대가 피었다. 저만치 매함장등의 산불감시초소를 올려다보며 하얀 입김을 토하며 급경사 바위턱을 지난다. 진달래나무와 꼬리진달래나무들이 뒤섞인 초소를 지나자 안테나를 떠난 지 10분 정도 걸려 삼각점이 있는 매함장등에 닿는다. 예전에는 이곳에 굵은 피나무가 많아 피나무로 함지를 깎아 맷돌을 올려놓았다. 함지를 만드는 나무가 나던 곳이라 하여 매함장등이라 불렀다.
이곳 조망이 일품이다. 들머리로 삼았던 ㄷ자 모양의 하장성(구문소동) 마을이 발아래 있고 피라미드처럼 생긴 조록바위봉과 진대봉이 문암산, 박월산 뒤로 솟았고, 마이산의 형님격인 달바위봉이 뚜렷하다. 또 그 너머 청옥산, 그 오른쪽으로 백두대간의 백연봉(깃대배기봉), 부소봉, 태백산이 하늘과 닿아 있다.
북으로는 우금산 정수리가 솟았고 동으로 두골산 뒤로 낙동정맥의 백병산, 구랄산, 면산으로 장쾌한 능선이 이어지고, 남으로는 삼방산, 용우이산 아래 구문소로 빠져 흐르는 낙동강이 역광에 반짝인다. 햇볕이 구름에 들락거리고 바람에 날리는 눈발까지 조망을 더한다.
매함장등을 뒤로하고 북으로 우금산 정상을 보며 사람이 다니지 않은 참나무 사이로 기울어진 길을 따른다. 대한석탄공사 쌍 전주가 있는 안부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에는 간벌한 참나무에 운지버섯이 지천이다. 땅에 금이 가고 주름이 잡혀 울퉁불퉁하게 산 전체가 주저앉았다. 왜정 때부터 지하의 석탄을 파먹어 땅이 이 지경이 되었다. 우묵우묵하여 이 산의 이름이 굽을 우, 우금산[紆金山]이 되었나?
지뢰밭을 걷듯 조심조심 앞선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올랐건만 간 큰 아줌마들은 지하에 있는 굴이 모두 주저앉아 괜찮다며 겁도 없이 막 다닌다. 평탄한 분지를 따라 북으로 향하며 올려다보니 2개의 봉우리가 보인다. 왼쪽 봉우리를 향해 길을 잡으며 오르자 주위의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린 넓은 터에 삼각점(장성 311. 2004 재설)이 있는 우금산 정상이다. 옆에는 땅이 크게 꺼져 있다. 북으로 피난산, 연화산이 멋들어지게 솟았다. 바람이 차다. 정상에는 바람을 피할 곳이 없어 오래 머물지 못하고 북으로 피난산을 보며 새목이로 하산한다.
순탄한 능선길에 한겨울임에도 더덕이 자주 눈에 띈다. 정상을 떠난 지 약 25분이 지나 새목이 안부다. 여기서 이제 주릉을 버리고 오른쪽 흥복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멀리서 마치 곤경에 빠져 살려달라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짐승이 올무에 걸렸나?'
울음소리를 따라 계곡으로 빠르게 내려가자 포동포동 살찐 강아지 한마리가 길을 잃고 울고 있다. 먹을 것을 줘도 먹지 못한다. 물을 먹이고는 일행을 따라오게 유도하니 낙엽을 헤치며 잘도 따라온다. 30분 뒤 소나무에 둘러싸인 흥복사다. 뒤를 따르던 강아지는 어미를 보더니 이내 사라져 버린다.
이곳부터는 포장길이다. 철암 주민들의 휴식처인 체육시설도 있다. 피내골에는 아직도 광산시절의 집들이 더러 남아 있다. 흥복사에서 1시간쯤 발품을 팔자 버스승강징이 있는 철암동사무소 앞이다. 구수한 자장면 냄새가 난다.
*산행길잡이
구문동사무소-(30분)-남산재-(30분)-새재-(15분)-이동통신기지국-(10분)-매함장등-(40분)-우금산 정상-(25분)-새목이-(30분)-흥복사-(1시간)-철암동사무소
태백산의 명성에 가려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태백시에 위치한 산이다. 산행들머리는 구문동사무소에서 남산재를 오르는 길로 입구를 잘 찾아야 한다. 옛길을 따라 남산재를 넘어 새재까지는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이곳부터 방송국안테나를 지나 정상까지 가는 능선의 조망이 뛰어나다. 다만 산행 중 땅이 푹 꺼진 지형에서는 마음을 놓지 말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드문드문 움푹 내려앉은 곳을 볼 수 있다.
하산은 비교적 순탄한 편이다. 정상에 내려서 새목이 삼거리에서 흥복사로 하산길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나 피난산으로 이어서 산행을 해도 좋다. 흥복사로 내려선다면 넉넉잡아 총 5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교통
동서울버스터미널(ARS 02-446-8000)에서 태백시까지 1일 26회(06:10~18:59) 운행한다. 무정차 3시간30분. 직행은 5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17,400원.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30분 간격으로 시내버스가 다닌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고원콜택시(554-1414), 박일성 개인택시(552-3857, 011-377-3875).
*잘 데와 먹을 데
성류각(033-552-9020), 패평식당(553-2289), 강릉식당(581-1145), 태백고원자연휴양림(550-2849), 고운정여관(552-5846), 그랜드장(552-1737), 동경장여관(552-6624).
*볼거리
검용소, 용연동굴, 태백석탄박물관, 구문소, 비와야폭포, 황지연못, 피재(삼수령), 매봉산 고랭지채소밭, 미인폭포 등이 있다.
비와야폭포 태백시 하장성 재피골 아래쪽 양지마을 끝에 높이 약 40m의 석회암 절벽이 있다. 평소에는 그냥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비만 오면 절벽은 멋진 폭포로 변한다. 장마 때는 흰 비단폭을 늘어놓은 것 같은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비가 와야 폭포가 되므로 '비와야폭포' 라고 부른다.
이 명칭은 약 30여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해학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이름이다. 그전에는 그냥 보쿠라고 불렀다. 보쿠는 폭포의 이 지방 방언이다. 겨울이 되면 40여m의 거대한 빙폭이 형성되어 3~4개월 유지되는데 가히 일품으로 인근에서는 비할 곳이 없다.
검용소 한강의 발원지(1987년 국립지리원 지정)로 알려져 있으며 금대봉의 왼쪽 산기슭에 위치한다. 태백시의 홍보에 따르면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와 이곳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물은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거쳐 단양, 충주, 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한강에 흘러든 뒤 서해로 들어간다. 금대봉 일대는 환경부가 정한 자연생태계보호구역으로 희귀 동식물이 많이 살고 있어 물놀이나 취사, 야영 등이 금지되어 있다. 글쓴이:김부래 태백주재기자
참고:월간<사람과산> 200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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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