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시티병원 장례식장에 들렀던 울산 88번 확진자는 그 동안 소위 `깜깜이` 환자로 분류돼 있었다. 이후 그로 인해 `울산 고스톱 발`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어디서 누구로부터 그가 감염됐는지 오리무중이었다. 그런 사이 관련 확진자만 30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88번 환자가 지난달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울산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70번 환자와 그 당시 접촉한 사실이 15일 밝혀졌다. 88번 환자는 70번 환자와 지난달 16일 등산도 함께했고 동기회 사무실에도 함께 갔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그렇다면 70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았을 때 즉시 자신도 자진해서 진단검사를 받았어야 옳았다. 그럼에도 그는 이런 사실을 약 한달 동안 숨겼다. 그러니 그 주변이 어떻게 됐겠는가.
고약한 일은 이 뿐만 아니다. 엊그제 울산 125번 확진자가 현대중공업 감염원으로 추정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추정`이라고 할 뿐 사실상 감염원이라고 봐야 한다. 남편 121번 환자가 회사에 출근해 115번 확진자 등 동료직원들을 연쇄적으로 감염시킨 사실이 합리적으로 밝혀진 상태다.
125번 환자도 부산시 연제구 샤이나 오피스텔에 들린 사실을 울산시에 진술하지 않았다. 울산 방역당국이 위치 추적조사를 거쳐 부산 방문 사실을 확인하자 "그런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 달 27일 부산에서 돌아 온 뒤 31일 발열 증세가 나타났다면 당연히 코로나 진단 검사를 자청해 받았어야 했는데 그도 그러지 않았다. 이 혼자 또한 울산 빙역 당국이 근거를 들이대자 겨우 가능성을 인정했다. 울산지역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자그마치 141명이다. 한 때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자부하던 도시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지난달 8일부터 31일까지 발생한 환자만 무려 42명이다.
거기다 고스톱 집단감염, 현대중공업 집단 감염, 부동산 관련 집단감염 등으로 지금은 당시 발생자의 두배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 대부분이 `은폐`했기 때문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코로나가 전국을 엄습하고 지자체가 거듭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수십명이 모여 화투모임을 하고 코로나 유사증세가 있음에도 도시 곳곳을 누빈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또 자신들의 행동이 공동체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 만한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자행한데 대해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울산시는 이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시민들도 이에 동의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