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11일. 프바사 카페개설.
정확히 만 10년이 지났네요.
제가 02년 8월14일에 가입했는데..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회원중에선 제가 젤 오래된듯 합니다.
이게 머 자랑할거린진 모르겠지만 참 시간이 빠르다는 느낌이 새삼 들어가네요.
저 개인적인 추억을 10주년이니 10개만 적어볼까 합니다.
1. 첫번째 정모.
3대주인장이었던 byedodo님이 정모를 추진하였더랬죠.
그래서 영등포 쟈스민기원(이사하기 이전이었죠. 지금과는 다른 위치에 있던)에서 모였던 기억이 납니다.
빈삼각님, 정찬호님, 기다림의미학님, 저그님, 천사여우님, 냐디님, 김현무님, e910님...이렇게 나왔던거 같은데.
그리고 냐디님(지금 대문 이전에 오래 쓰던 그 대문을 만드셨던 분이죠)이 바둑이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 인연이 되서
친해진 ..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쉬고 계신 홍꽃노을 사범을 데리고 나왔죠.
제 생애에 처음으로 프로기사를 본 날이라 쉽게 잊혀지지 않는 기억입니다.
2.소닉님.
아직까지도 프바사의 제 유일한 라이벌은 소닉님입니다. ㅎㅎㅎ
저랑 같은 8월14일에 가입했고. 기력도 비슷했고.. 같이 운영자를 하면서 정말 친해졌던 분이죠.
오프모임엔 한번도 안나오셔서 여태 얼굴 한번 못봤는데...
미학님이 주인장하던때에 운영자에서 물러나시더니 잠수모드에 들어가셨죠.
회원정보를 보니 최근까지 접속을 하셨더라구요. 눈팅은 계속 하시는거 같은데...
저나 소닉님이나 성향이 비슷해서인지 먼저 메일이나 쪽지보내서 안부를 물어보질 못하는군요. ㅎㅎㅎ
소닉님과는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것 같습니다.
매일같이 접속해서 타이젬에서도 대화하고, 카페채팅으로도 대화하고...
그당시엔 카페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셨던 분이죠.
3.딸기와 내가님의 라이벌리.
03년 무렵..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두명의 여성유저였죠.
지금보다 더 여자분이 없던 시절의 프바사였던지라 두분 모두 엄청난 인기였고...
급기야 18급대회에서 두분의 맞대결이 성사가 되었죠.
프로기사 지도대국이 아닌.. 회원끼리 둔 대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이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
그땐 내가님의 승리로 끝이 났는데.. 9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둬보는것도 흥미진진하겠네요. ㅎㅎ
4.바둑계 팬클럽 등장
역시나 03년 무렵인걸로 기억하는데요.
집나간둘리양과 신의한수라는 닉넴을 가진 두 여중3년생들이 활동을 하면서 바둑계에 흥미로운 일들이 생겨났죠.
당시 85 송아지트리오에게 꽂혔던 이친구들이 대국장에 피켓을 들고 응원을 가기도 하면서 .. 당시 바둑계에선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죠. ㅎㅎ
기사에 나오기도 하고.. .급기야 송아지트리오 카페를 만들기도 해서 최철한, 원성진 두사범들을 가입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친구들하고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당시 바둑행사에 참가했다가 저녁무렵이 되서 회원들끼리 모임을 가졌는데.
2차로 술집을 가야되는데 이 두친구가 16살이라 갈수가 없었죠.
그때 빈삼각님이 책임지겠다고 술집으로 일단 갔습니다. 당연히 일하는 친구들이 나이를 물어봤는데, 빈삼각님이 자기가 교수고
우리 과 학생들한테 술한잔 사주기로 한거라면서 넘어갔더랬죠.
머 누가봐도 구라인걸 아는데..태연히 말하시는 빈삼각님이나, 뻔히 알면서도 그얘기 듣고 그냥 넘어가는 그 친구나..ㅎㅎㅎ
5.프바사리즈시절.
미학님이 주인장을 맡았던 04년 가을이었던가요.
그때 정모에 무려 1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를 했더랬지요.
물론 100명이 동시에 모인적은 없었고, 기원만 참가한 분... 2차부터 참가한 분.. 이렇게 다 합쳐서 100명이 되는 인원이었던거지요. 정확히는 97명인가 그랬던거 같은데 가물가물합니다.
암튼 기원에만 70명 가까이 온거 같았으니..진짜 어마어마한 인원이었죠. ㅡㅡ;;
저도 당시 운영진이었지만 사람들하고 놀고 떠드냐고 제대로 일을 못했고 미학님이 모든 뒤치닥거리를 다하면서 학을 떼었죠.
그래서 그뒤로 미학님이 오프모임엔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셨고.. 그뒤로 그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고 계십니다.
이제 머 나올때도 되시지 않았나요? ㅎㅎ
6.08년 7월23일, 청주파모임의 초석이 다져진 날.
청주파가 저와 시카마루, 키르슈.. 세명으로 03년 하반기부터 진행이 되왔었죠.
물론 그이후 청주에서 모임도 좀 있었고 그렇긴했지만 지금처럼 활발하게 되진 못했죠.
그러다... 08년 7월23일.
당시 하계엠티를 준비하던 저와 시카마루가 장소섭외를 위해 움직였죠.
그리고 저녁 무렵에 천화와 우물형님을 불러서 처음으로 네명이 같이 모이게 됐습니다.
천화와는 그전에 본적이 있었는데.. 우물형님은 연락처만 알고 있었죠.
그래서 이날 혹시나해서 연락을 드렸는데 다행히 흔쾌히 나오겠다고 하시더군요.
더구나 형수님까지 대동하고...ㅎㅎㅎ
사실 날짜가 헷갈렸는데..게시판을 뒤적이다보니 시카마루군이 올린 글이 있더라구요.
이제 잊어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아무튼 그날 이후로... 이 4명은 그해 겨울까지 거의 일주일에 한두번씩 만나서 수담을 나누고, 술을 마시고, 당구를치고, 노래방을 가고, 훌라를 치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 개인적으론 프바사 가입한 이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던거 같아요.
모든 인생이 그렇듯...시간이 지난 지금은 아무래도 그때처럼 자주 보게 되기 어려워지고... 가끔 보게 되긴 합니다만, 마음만은 여전히 그때와 같습니다.
7.ㄷㄱ의 임팩트있는 등장.
지금은 프바사 최고의 인기남이 된 우리 동구.
그 첫등장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ㅎㅎ
당시 청주에서 2030 청주지부 모임이 있었죠. 사실 그때 프바사와 2030에 모두 가입된 사람들이 많던 시절이었습니다.
특히 청주쪽 사람들은 거의 다 그랬는데요.
암튼 그때 2030 모임이 있었는데.. ㄷㄱ가 나온다고 했지요.
사실 카페 닉넴은 홍일점이었지만 이미 이름이나 회원정보를 보고 남자인줄은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고3이니 그래도 좀 얌전한 친구가 나오겠거니..하고 있었는데..
이건 왠 양아치가......ㅡㅡ;; ㅎㅎㅎ
양아치는 좀 심했나요? ㅎㅎ 암튼 지금의 그 인상에.. 머리는 짧게 해가지고... 쓰레빠 비슷한걸 신고 왔는데... 와 이건 뭐.
이게 어떻게 고3인가 싶기도 하고..
이 녀석 오래가긴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또 순박한 면이 있더라구요. 형들 말 잘듣고..ㅎㅎ
그래서 지금까지 오게 된건가 봅니다.
여행할때 필수품...ㄷㄱ. 절대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강추~
8.내가-속수님의 결혼
제가 이런쪽엔 둔감해서 두분이 사귄다는걸 전혀 눈치채질 못하고 있었더랬지요.
그러다 대전에서 모임이 있었는데..그때 한창 활동하던 앙마님집에서 묵게 됐습니다.
그때 꽃돌군하고 두세명이서 앙마님 집에서 잔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자연스레 두분이 사귄다는 얘기가 나왔죠. 전 전혀 몰랐는데 남들은 다 알고 있더군요. ㅎㅎ
지금이야 청주가 프바사 모임의 메카였지만 당시만해도 대전이 그런 위치였었죠.
무엇보다 내가님이 주최를 하다보니.. 엄밀힌 대전이 아니라 유성이었지만요.
아직도 그 신발 벗고 들어갔던.. 그 기원을 잊을수가 없네요. ㅎㅎ
내가님 결혼식도 기억이 나구요. 영별군의 바이올린 연주도 기억나고.. 김재한님의 사회도 기억나고...
결혼식 끝나고 회원들끼리 또 그 기원으로 가서 바둑을 뒀던 기억도 나구요...
프바사의 1호커플인지는 모르겠지만, 결혼까지 간 첫 커플임은 확실한 두 부부에게 ...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다가 갈때도 같이 가시라는 악담을 해주고 싶군요. ㅡㅡ;;
9.프바사리그의 시작.
지금의 프바사하면..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아마도 프바사리그일겁니다.
당장 타이젬만해도 프바사리그가 열릴때와 그렇지 않을때의 회원접속률의 차이가 크니까요.
제가 프바사에 와서 한 일중 가장 뿌듯하게 여기는것도 이 프바사리그의 개최입니다.
지금의 프바사리그야 물론 08년에 시작했습니다만, 사실 04년부터 계속해서 성장을 시켜왔다고 봐야겠지요.
04년 가을에 잠깐 맛뵈기로 한뒤.. 05년에 야구처럼 4월에 시작해서 11월에 끝나는 초장기레이스로 정식 리그를 했었지요.
그때 지금은 결혼을 하신 이승현사범도 참가를 해서 더욱 흥미진진한 리그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이후 매년 .. 프바사 암흑기라던 06년에도 꾸준히 열었구요.
근데 그시절부터 이미 제 머리속엔 지금 형태의 프바사리그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단발성이 아니라.. 쭉 한팀에서 야구선수처럼 프랜차이즈 스타로 커가는 그런 선수들.. 그런 리그...
4년이 지난 지금 솔직히 심신이 지쳐가긴 합니다. ㅎㅎㅎ
근데 머 이젠 돌이킬수가 없지요. 그리고 이젠 제가 프바사를 탈퇴하더라도 프바사리그는 계속해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10.그리고 우승.
승부욕이 강한 저에게 프바사리그 1,2시즌의 실패는 정말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머 사실 팀의 전력이 강한 편이 아니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기도 하겠지만 제 자체가 그런걸 용납 못하는 성격이었죠.
그리고 흘러흘러 시즌7.
아마도 깨지기 어려울것 같은 전승우승을 달성합니다. ㅎㅎ
사람들이 하는 말마따나.. 용장이고 덕장이고 맹장이고.. 다 필요없고 운장이 짱이라고.
그시즌의 놈놈놈은 정말 운빨을 미친듯이 받았던 시즌이었죠.
그 운빨은 결승전까지 통하게 되서... 첫날 0-2를 당하고도 둘째날 3연승으로 역전승해서 우승을 하게 됐죠.
가장 최근의 일이라 그런지 아직도 생생하네요.
봄날이가 승리한 후.. 매너리형이 파워에게 연락해서 접속을 끊었던 파워가 접속하고.. 다들 모여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던 기억.
그리고 바로 이어진 오프모임에서 준우승팀 감독인 천화앞에서 승리의 건배를 하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ㅎㅎㅎㅎㅎ
아무래도 제가 만든 대회이다보니... 정말 알게모르게 우승을 꼭 하고 싶었던가 봅니다.
그땐 진짜 우리팀의 모든 대국을 다 복기할 수 있을 정도로 승패에 집착했던 때였죠.
이젠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합니다만...ㅡㅡ;;
어제 올렸어야 되는 글인데... 요즘 일이 많아서 피곤하다보니 깜박했네요.
진짜 프바사 가입해서 일주일에 한번 접속해서 글을 몰아 올리던때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어느덧 10년이 지났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그 10년동안..
고3인던 파워는 군대갔다와서 졸업하고 학원을 하려고 하고 있고...
중딩이었던 농구, 개짱군도 역시 군대를 갔다왔고...
역시 중딩이던 에스도 어느덧 23살이됐고.... 중딩이던 접바와 도환이가 대학생이 됐고...
프바사전부터 알던 19살의 딸기가 30대 초반이 됐고....
내가님이 아줌마가 됐고...
갓 제대해서 싱싱하던 근우가 30대 중반이 되가고 있고....
철없던 20살의 키르슈가 30을 바라보고 있고....
20대후반이던 제가 40을 바라보고 있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스쳐갔고, 앞으로 또 만나겠지요.
제 30대의 인생에서 프바사가 정말 많은 양의 페이지를 차지한것만은 분명합니다...
다들 정모때 뵙고, 저의 기억속에 남으셔서 20년 후기에 이름이 올려지길... 기대하세요. ㅎㅎㅎ
첫댓글 프바사의 산증인인 느림보 감독님...
찬란한 프바사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프바사의 시작과 느림보님 인생의 황금기를 프바사와 함께 열정적으로 보내셨군요. ^^*
고생 많으셨습니다. ^^*
벌써 인생의 황금기가 지나갔으면 남은 인생 어떻게 살라구요. ㅜㅜ
나중에 애들키워놓고 유성기원 그 기원처럼 작게 하나 차려보고싶어요 ㅋㅋㅋ
그럴려면 어서 로또가 ㅡ.,ㅡ;;;;;
느림보님 없었으면 프바사가 이렇게 긴 시간 활성화되어있기도 힘들었을거에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고해주세요 ㅎㅎㅎ
**** 그림 클릭 금지, 크기 주의 ****
이건 아무리봐도 연피리님이 너무 잘 그리셨음... 연피리님도 보고 싶네요.
우와ㄷㄷ
와멋진 훈남 이시당^^*
훗남아니구요?ㅋ
시카님의 도발! 두둥~
저는 역사의 반밖에 못지켜봤지만 그럼에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역시 10년이란 시간은 엄청난 차이네요 ㅋ
느림보님의 위엄을 새삼 느꼈네요ㅎㅎ 10년 뒤에는 저도 언급되었으면~_~
아.. 감회에 젖어서 읽다가 동구등장에 빵터졌네요 ㅋㅋㅋ 동구의 등장이 프바사 10대사건에 들어갈 줄이야 ㅎㅎ
하긴 어느새 오프모임이나 엠티가 ㄷㄱ를 빼놓고 이야기할수 없게 되었죠 ㅋ
100명 오프모임.. 지금이라면 잘 진행할수 있을것 같은데 언젠가는 가능할까요? ㅎㅎ
프바사의 역사를 읽을 수가 있었네요. ㄷㄱ도 한번 보고 싶고....ㅋㅋ
결론은 이래서 늘보님은 결혼을 못하셨다는;
우와...-_-....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햐...
아직결혼 못하셨다는 댓글에서 빵ㅋㅋ16살이 20대 중반이에요^^정모때마다 연락오는데 그때마다 늘보님 안부 물어봤는데 잘계시고 계시네용^^프바사유물ㅋㅋ늘보님^^담 모임때 뵈어요
미학님도 잘계신거죠??^^
컴퓨터를 켜면 습관처럼 프바사를 들어오게되네요 벌써 10년이라니.. 앞으로도 쭉 번창하는 프바사 되길 바랍니다!
이야..10년 역사가 여기 다 녹아있군요..거쳐가신 분들보다 지금까지 카페 운영해오신 운영자분들께 새삼 존경을..
벌서 10년인가요..앞으로도 쭉......운영자님들이 고생을 하셨네요..
글게~ 시간은 잘만 흘러가는구만~ ㅎㅎ 그간 수고 많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