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대표 쇼핑몰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가 1257억 원에 파인트리자산운용에 최종 매각됐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지난 12월 16일 1순위 채권자인 경남은행에게 최종입찰가의 10%를 계약금으로 선지불한데 이어 지난달 19일 잔금 90%를 최종 지급했다.
케레스타를 사들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은 부실채권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이번 매각으로 인해 케레스타 임차인들은 또 다시 들끓고 있다.
2671명의 임차인들의 보증금 1265억 원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레스타가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매각됐기 때문에 근저당 4순위인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증금 반환은 전 주인인 케이디프레야PFW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새 주인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의 법적 책임은 없는 상태다.
케레스타의 감정가격은 4418억5158만 원으로 1회 공매에서는 최저 입찰가가 4419억 원이었지만, 18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1257억 원까지 떨어졌다.
공매가 계속 유찰되자 경남은행은 결국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수의계약을 맺고 최종 매각한 것이다.
이에 케레스타 임차인들 등은 상인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 강력 반발에 나서고 있다.
케레스타 쇼핑몰 앞에는 ‘명도저지상인연합 비상대책위원회 상가명도 목숨 걸고 지킨다’, ‘임차보증금 보장받지 못할 바에 수의계약 한놈 니 자식과 우리는 함께 자폭한다’ 등 붉은 글씨의 살벌한 현수막까지 걸려 있다.
임차인연합회는 2671명의 임차인들이 15년 가까이 매달려왔는데,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보전해 주기 위해 위로금(임차인 개인별로 보유하고 있는 4순위 수익증권 잔액의 30%)을 내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임차인 대부분은 이와 관련 아무런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케레스타는 거평그룹이 지난 1995년 동대문에 세운 국내 최초의 정부지정 시범도매센터다.
대지 1만1410㎡(3452평)에 연면적 12만3210㎡(3만7271평), 지하 6층 지상 22층 규모로 점포 수는 3500여 개에 달한다.
이후 밀리오레, 두타 등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동대문 상권은 전성기를 맞았고, 케레스타도 활성화를 이뤘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거평건설이 부도를 내면서 점차 쇠락의 길을 맞았다.
이후 소유권 소송이 시작되는 등 문제와 갈등이 시작됐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인들은 임차인연합위원회를 구성해 자치적으로 운영하다 8년여에 걸친 소송 끝에 2006년 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그 당시 임차인엽합위원회 중 한명이었던 배관성 씨를 의장으로 선출해 쇼핑몰 리모델링 작업을 추진했다.
배씨는 ‘능인선원’의 지광 스님이 주축이 돼 만든 신규 법인인 케이디프레야PFV를 만들고 건물 활성화와 리모델링을 위해 경남은행 등으로부터 3200억 원을 대출받았다.
그리고 리모델링 후 2008년 다시 문을 열었으나 쇼핑몰들 간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 결국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공매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