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토플러와 한국 청소년이 나누는 미래이야기
세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가 2007년 6월 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열띤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 중 명언>
"직업을 선택할 때 항상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세요. 처음엔 어렵겠지만 사고의 폭을 넓히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이 미래에도 벌어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요. 변화의 속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충분히 상상해야 합니다"
"읽은 것만 믿지 말고 생각하세요.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상자 속에 들어있는 정보일 뿐 이 상자 밖에 나가서 생각했을 때 세상이 보입니다.“
“종합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에서 미래를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토플러가 보는 미래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시간, 공간, 지식에 미래의 부가 달려 있다.
시간 획일화된 시간을 똑같이 지켜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시간과 인간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다. 옛날엔 정해진 시간에 인간이 맞춰 생활했지만 앞으로는 인간이 각자 자기 시간을 조정하며 생활한다. 그만큼 앞으로의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역동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공간 세계화가 점차 가속화될 것이고 앞으로 우주공간으로의 진출도 생각할 정도로 공간이 확장된다. 2050년이 되면 세계인구의 절반, 세계경제의 40%, 세계 정보기술산업의 절반이상이 아시아 지역에 집중된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지역이 앞으로 중요하다.
지식 지식은 '미래경제의 석유'라고 할 만큼 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지식은 쓰면 쓸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1년에 생산되는 지식은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량 기준으로 이런 도서관 100만 채가 보유하는 도서에 담긴 내용과 같을 정도로 엄청나다. 이들 지식 중에 틀린 지식도 있고 '쓰레기와 같은 지식'도 많이 있다. 그러므로 항상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만 제대로 된 지식을 구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앞으로는 직업도 근육보다는 머리를 쓰고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더 많이 요구될 것이다.
[한국 청소년들에게 고함]
1. 맞춤 시간형 직업 시대가 올 것이다.
브라질 남동부에 위치한 쿠리티바는 24/7 영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병원, 치과 법률 사무소가 하루 24시간, 한 주 7일간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연중무휴 영업 방식을 뜻한다. 이런 시대가 도래한다면 직장의 근무 형태는 프리에이전트가 될 것이다. 정해진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조절하며 일하는 것이다.
잡지사 기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하며 정해진 연봉을 받는 데 비해 프리랜서 기자는 기사1건당 원고료를 받는다. 이제 일한 만큼의 돈만 받으면 되는 재택근무자들이 많아질 것이고, 그들은 개인 스케줄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 곧 지식이 노동의 가치를 좌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떄문에 직접 시간도 획일적인 시간에 따를 필요가 없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시간을 누가 미리 정해 놓는가. 한마디로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온다.
2. 평생 직업을 찾지 마라
유망한 직업을 꼽기는 어렵다. 분명한 건 몸을 쓰는 직업보다는 머리를 쓰는 직업이 유망하다. 오늘 있었던 직업이 내일 없어질 수도 있다. 콸라룸푸르에 있는 아랍 말레이시안 은행은 이슬람교를 믿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이것은 나이트클럽이나 안마 시술소 같은 곳에서는 절대로 사용할 수 없는 일종의 향락 방지 카드라 할 수 있다. 어쩌면 부모가 자녀에게 술과 담배를 살 수 없는 모범생 카드를 발급하거나, 피자나 햄버거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뚱뚱한 사람들에게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비만 방지 카드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지식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적 상상력인 것. 평생 직업을 찾기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대가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3. 직업군의 10년 후를 내다봐라
직업이나 회사를 택할 때 현재 모습만 보지 말고 10년 후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 청소년에게 중요한 것은 지식습득 그 자체보다는 끊임없이 배우는 습관을 들이고 배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기업들은 강력하고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을 갈구하고 있다. 학과를 선택하는 고등학생이나 대학 졸업 후 취직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자신잉 원하는 직업을 하나로 단정 짓지 말고, 직업군의 10년, 20년 뒤를 고려해봐야 한다. 직업을 신중하게 선택했다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라. 그것이 부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길이다.
4. '재미'가 부를 낳는다.
꼭 직업을 가져야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학업에 열중하느라 자신의 재능과 취미, 관심 분야를 파악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봐라. 자신이 즐거이 할 수 있는 일이 억만장자로 만들어줄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윌리 에이모스는가수 사이먼과 가펑클을 발탁해 그들의 매니저가 됐던 사람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했지만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 뛰어난 가수를 많이 키워냈다. 에이모스는 취미로 쿠키를 구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삶의 낙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그를 만나면 쿠키가 맛있다는 인사말을 건넸고, 그는 현재 '에이모스 초콜릿 칩 쿠기'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쿠키 회사의 사장이 되었다. 본의 아니게 쿠키 홍보 마케팅 전략도 성공한 케이스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 엄청난 경제적인 결과를 낳는 것이다.
5. 독서에 답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나는 독서 기계다. 화장실에서도 독서를 한다. 미래에 대해 상상하기 위해서는 독서만큼 유용한 방법은 없다. 저자가 오랜 세월을 바쳐 연구한 것을 짧은 시간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신문 중독자라 할 정도로 신문을 열심히, 그리고 꼼꼼히 본다. 매일 아침 신문을 보느라 손끝이 새까매질 정도다. 독서는 미래를 지배하는 힘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미래를 예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꾸준한 독서를 통해 지식습득을 게을리 하지 마라.
앨빈토플러는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꿈이 있다면 불가능하다고 해도 도전해 보라"고 조언했다. 인생은 도발이라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길은 있다'라는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면 결국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