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의 정석” 연극 관람 후기
지난 8/26(토) 친구하고 모처럼 대학로 연극 구경을 했다.
연극 시작 전에 자기소개도 없이 단상에 나타나더니 우측에서 이쁜 여배우가 나오면 큰 박수, 좌측에서 미남 배우가 나오면 큰 박수로 격려해 달라고 하면서 박수 연습까지 유도했다.
스토리가 연애 선수들의 밀당 승부로 시작되는데 여러 단막극이라 다는 소개할 수 없지만 서민준이 멀티 녀와 사주 궁합을 보기 위해 요강 도사(멀티남 분)를 찾아가 사주 궁합을 보게 되는데 요강 도사는 오줌으로 사주팔자를 본다면서 두 청춘 남녀에게 컵을 주면서 각자의 오줌을 받아오게 하여 오줌을 본 요강 도사가 사주 궁합이 안 맞으니 헤어지라고 말한다.
서민준(육현석 분)과 멀티 녀(김초롱 분)가 난감해하는데 요강 도사가 해법이 있다고 하니 멀티녀가 솔깃해 무어냐고 묻는다. 너희가 싼 이 오줌을 마시면 안 헤어지고 잘 살 수 있다고 하니 멀티녀가 마신다. 이를 본 요강 도사가 민준에게 뭘 해 너도 마셔야 한다고 하니 서민준은 억지로 마신다.
일어서려고 하니 요강 도사는 복비를 내야 효과가 있다고 하니 내가 눈 오줌 내가 마시는데 무슨 복비냐? 고 따지니 복비 안주면 효과가 없다고 한다.
그럼, 얼마냐고 물으니 500만 원이라고 한다. 멀티녀는 근육질 민준에게 반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방에서 500만 원을 꺼내 요강 도사에게 준다. 나중에 남은 오줌은 요강 도사가 마신다.
500만 원은 요강 도사와 민준이 사전에 짜고 멀티 녀에게 돈을 뜯어낸 것이다.
출연 배우는 4명인데 근육질 서민준 역(육현석), 한지원 역(윤효비), 멀티 남 역(김도연). 멀티 녀 역(김초롱) 관객은 열연하는 연기에 빨려 들어간다.
서민준 역에는 육현석 배우, 육현석은 훤칠한 키에 근육질 몸매, 카랑카랑한 목소리, 미남이라 뭇 여성을 사로잡을 인상, 연기 또한 실력파에 여성 다루는 솜씨가 예술가 다웠다.
한지원 역에는 윤효비 배우, 윤효비는 팔등신 미모, 언어의 마술사처럼 서민준에게 제비라고 하자 민준은 꽃뱀이라고 해도 연애 도사처럼 게이치 않고 내 뿜는 연기가 찬란했고
멀티 남에는 김도연 배우, 1인다역으로 연극의 흐름을 물 흐르듯 이어주는 감초 역, 여러 단막극을 끊어지지 않고 매끄럽게 연결하는 테크닉, 현장 소장 역활에서는 건물도 옮기는 괴력의 소유자로 연기한다.
멀티 녀에는 김초롱 배우, 청춘 남녀 연애 고수 역, 식당 주인 할머니역 분장에서는 코끝까지 내려오는 안경을 쓰고 코맹이 할머니 목소리로 현금으로 결제하면 230만 원, 카드로 결제하면 2천 3백만 원이라고 하자 민준은 카드로 결제하려다 말고 회사 비서에게 전화해 현금을 갖고 오게하는 등 코믹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은 뽕 갈 지경이다.
몇 초 안 되는 시간에 불이 꺼진 무대에 어느 순간에 고스톱 판 펼쳐 놓고 능청스럽게 스토리를 이어가고 또 짧은 시간 내에 옷을 갈아입고 배역을 리얼하게 소화하는 것을 보니 정말 김초롱은 멀티 연극배우다.
이러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9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배우들이 연애 고수 “작업의 정석” 연기에 흠뻑 빠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좋으니 관람을 추천하고 싶다.
직접 창구에서 티켓을 구입하지 않고 연극 앱을 통해 예약한 것을 티켓 창구에서 교환하는데 연극배우인 줄 모르고 옆에 서 있는 아가씨한테 연극 티켓을 싸게 구입하는 방법을 아느냐? 고 물었는데 그 아가씨가 나중에 알고 보니 김초롱 연극배우였다.
< 김초롱 연극배우와 연극 시작 전 극장 입구에서 한 컷 >
김초롱 배우는 친절하게도 입장하기 전에 기념사진도 한 컷 찍고 끝난 후 먼저 나와 배웅도 해 줘 곱고 아름다운 마음이 묻어 난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연극배우가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데 도와주질 못할망정 더 싸게 티켓을 구입하는 방법을 물었으니 민망하기 짝이 없다.
< 친구와 극장 포스터 앞에서 한 컷 >
언제 기회 닿으면 육현석, 윤효비, 김도연, 김초롱 연극배우와 대학로에서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잔 (젊은이 스타일에는 안 맞겠지만) 같이 하면서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무럭무럭 성장하여 우리나라 연극계에 대 스타가 되도록 응원하고 싶다.
<김초롱 연극배우와 공연 끝난 후 이리 일행 배웅차 극장 출구에서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