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당원동지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 당대표를 목표로 지도부 경선에 나서겠다는
결심을 밝힙니다.
Ⅰ. 당대표경선에 나서는 배경
당원동지 여러분 !
□ 우리당이 당면한 최우선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대선승리에 의한 정권재창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험난한 정치상황은 우리당이 대선승리를 이룩하기
위하여는 당의 얼굴이며 지휘탑인 당대표에게 두 가지 특별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가 당대표의 '새로운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이며, 다른 하나
는 당대표의 '정국대처능력'입니다.
당대표의 '새로운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는 끝없는 부정비기공방으
로부터 당을 보호하기 위한 조건입니다.
「크라운맥주」가 인기가 떨어져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하이트
맥주」라는 새로운 이미지의 신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회복한 것은 물
론 나아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만일 크라운 맥주회사가
「크라운맥주」라는 상표만 고집하였다면 회사는 위기를 넘기지 못하
고 문을 닫았을 것입니다.
당대표가 순발력있고 지혜로운 정국대처능력을 갖추는 것은 야당의
정치공세를 막아내고 우리당이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필요한
조건입니다.
우리는 「하이트맥주」의 성공원인이 새로운 상표이미지와 함께 깨
끗한 맛, 새로운 품질에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당의 새대표가 '새로운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와 함
께 지혜로운 정국대처능력을 갖추어야, 우리당은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잡아 대선승리를 기약할 수 있습니다.
□ 우리당이 새로운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를 지닌 새대표를 내세워
국민들에게 우리 민주당이 새롭게 다시 태어났음을 인식시키지 못한다
면 오는 12월까지의 대선정국은 부정비리공방으로 시종되고 우리당은
승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당총재직을 사퇴한 배경에는 현정부하에서의 부정비리의
혹 등으로부터 우리 민주당을 자유롭게 하여 새로운 이미지형성으로
정권재창출을 하도록 하려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미지쇄신, 인적쇄신은 우리당이 이룩한 제도적 쇄신보다
더욱 영향력이 크다고 할 것입니다. 매일저녁 TV뉴스에 나오는 대표
가 누구인가에 따라 우리당의 이미지가 국민들께 다르게 각인되기 때
문입니다.
□ 우리당의 새대표가 정국대처능력이 미흡할 때 우리당은 대선정국
의 험난한 파도를 헤쳐가기 어렵습니다. 우리당이 능동적 정국대처를
하지 못하면 야당이 원하는 시기에 야당이 필요로 하는 이슈가 대선정
국의 쟁점이 되어 우리당은 야당에 끌려다니면서 대선을 치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97년 대선을 앞두고 아무도 우리당의 승리를 믿지않던 시기에
우리당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이슈를 대선정국의 쟁점으로 등장시켜
여야후보 지지도를 역전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당대표만이 상시적으로 원내총무와 대변인 등으로부터 정국상황을
보고받고 시기를 놓치지 아니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당대표가 현재의 정국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함께 앞으
로의 상황전개를 예측하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판단력과 순발
력, 그리고 강력한 추진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우리당은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어렵습니다.
재집권의 항구에 도달하기까지의 험난한 항해를 앞두고 있는 우리
민주당이라는 배의 선장은 선장자격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깨끗한
이미지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항해능력이 실적을 통해 검증된 '무사고
선장'이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존경하는 당원동지여러분!
□ 저는 지난 14년간 당과 국회, 그리고 정부에서 언제인가는 대선
후보가 될 것을 목표로 배우고 닦아왔습니다.
초선때 우리당의 대변인으로서 치열한 여야정치공방의 중심에서 일
했습니다.
야당시절 2년, 여당때 1년, 도합 3년 동안 우리당의 원내총무로서 투
쟁과 대화를 병행하면서 정당과 국회의 매카니즘을 익혔습니다.
야당총무로서 압도적 다수의 당시 여당인 현 야당을 움직여 대선후
보간의 TV토론 의무화 등 TV선거를 도입하였습니다. 여당총무 1년 동
안 단 한번의 날치기나 국회파행없이 제16대총선을 앞둔 여야대치상황
의 국회를 원만하게 마무리 하였습니다.
'국민의 정부' 초기 1년 3개월동안 법무장관으로 있으면서 '질서와
인권이 함께 숨쉬는 사회'를 목표로 내세우고 분출하는 각계각층의 욕
구를 조정하면서 법을 바로세워 사회혼란을 극복함으로써 '최루탄 없
는 사회'를 구현하여 IMF국가부도위기극복의 토대가 된 사회안정을 이
루어 냈으며, 관료사회를 독려하여 잠안재우기 수사금지, 국가보안법
확대해석금지, 교도소미결수 사복착용 등 인권신장을 위한 민감한 조
치들을 성사시키면서 행정의 메카니즘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당원동지여러분의 도움으로 우리당 최고위원이 되어, 비록 자
문기구의 일원이었지만, 큰 틀의 정당운영의 허실을 파악하였습니다.
□ 그러나,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대선후
보가 되는 데에는 몇 가지 장애가 있다는 주변의 권고를 겸허히 받아
들여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을 포기하였습니다.
우리당의 대선후보는 당원동지여러분과 우리당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본선에서 승리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의 정치상황에서는 대선후보쪽보다 당운영쪽에 비
교우위가 있다는 권고를 받아들여 당대표 경선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
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선택을 받을 경우 지난 14년간 정치현장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헌신성을 바탕으로 대선정국을 사고없이 헤쳐나가는 '무사
고선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Ⅱ. 당원동지들께 드리는 다섯가지 약속
존경하는 당원동지여러분!
제가 당원동지여러분의 도움으로 지도부선거에서 당대표로 선출된다
면 다음 다섯가지 사항을 실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첫째, 당일각의 패배주의를 불식하고 당의 총력을 모아 대선승리
의 길로 매진하겠습니다.
당일각의 패배주의는 현재 야당이 얻고 있는 지지도가 야당의 인기
와 능력에 의한 지지라기보다는 우리당의 몇 가지 정책적 시행착오와
부정비리의혹에서 비롯된 이른바 '대안부재론'에서 나온 '반사적 이익'
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야당지지도는 우리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면 바뀔
수 있는 지지도입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정국상황을 분석한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금도 우리
당의 대선승리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뜻이 있는 자에게는 길이 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보는 우
리당 승리의 프로세스를 개략적으로 말하면, 우리당이 다음 네 가지
필수조건을 이행하고 두 가지 추가조건이 성사되면 승리는 우리당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당이 이룩해야할 네 가지 필수조건은,
첫째 대선위주의 지도부구성, 둘째 본선경쟁력을 기준으로한 대선후
보 선출, 셋째 지방선거승리, 넷째 여야후보간 TV토론의 성공입니다.
첫째조건인 대선위주의 지도부구성은 앞서 말씀드린 당지도부의 새
로운 이미지와 정국대처능력입니다.
이 조건이 이루어질 때 과거의 부정을 비방하는 '과거비판적 대선정
국'을 앞으로의 5년을 설계하는 당과 후보의 비젼과 정책, 후보의 국정
운영능력을 비교하고 검증하는 '미래설계의 대선구도'로 전환시킬 수
있으며 그때 비로소 우리당 승리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둘째조건인 본선경쟁력기준의 대선후보선택은 너무나 당연하므로 설
명을 줄이겠습니다. 우리당 후보가 국정운영능력에서 야당후보에 뒤지
지 않는다면, 우리당 주자들이 모두 야당후보보다 젊기 때문에 세대교
체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셋째조건인 지방선거 승리에 대하여는 회의를 품는 분들도 있습니
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후보의 자치행정에의 적합성에 크게
좌우되기때문에 우리당이 후보를 제대로 낼 경우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수도권, 즉 서울, 경기, 인천에서 승패가 가려질 것이라
는데 이론이 없습니다.
현재 우리당 지지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우리당 시장지지도가
야당후보 예상자들을 크게 앞서고 있고 경기와 인천의 경우도 우리당
이 적합한 후보를 내면 승리할 여건이 되어있습니다.
우리당이 최선을 다할 때, 능히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건
임을 말씀드립니다.
네 번째 조건인 여야후보간 TV토론성공은 우리당 후보가 더 유리하
다고 하겠습니다.
선거기간중의 세 차례 여야후보간 TV토론은 대선의 향방을 바꿀 엄
청난 파괴력을 지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이 네가지 필수조건에 두가지 추가조건, 즉 우리당의 외연확대와 금
년 하반기 경제호전이 된다면, 우리는 12월 대선에 틀림없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둘째, '능동적 정국대처'로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겠습
니다.
앞으로 대선이 있을 12월까지 야당은 온갖 부정비리 공방을 계속할
것이며, 또다른 돌발상황이 발생할 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지지로 당대표가 된다면, 저는 3년에 걸친 원내총무 경험
을 바탕으로, 우리 민주당호가 거친 파도를 이기고 재집권의 항구에
도달할 수 있도록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겠습니다.
□ 셋째, 우리당의 조직을 보다 효율화시켜 집권당으로서의 능력
을 한단계 높이겠습니다.
이른바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해내겠습니다.
당기구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정책결정에 있어서 국민쪽 시각을 반
영함으로써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집권당체제를
만들겠습니다.
대선때의 투표요인을 좌우하는 요소가 후보의 능력이 절반, 정당에
대한 신뢰도가 절반이라는 점에서, 당의 효율화는 그 자체가 선거운동
이라고 하겠습니다.
□ 넷째,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당운영으로 당의 단합을 공고히 하
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우리당의 대선후보경선후 당의 갈등과 분열가능성을 걱
정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대선주자간의 불협화음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여기에서 변증법을 창시한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
의 "가장 아름다운 화음(和音)은 불협화음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상기
하고자 합니다. 작곡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조직의 구성원간에 확고한
목적의식이 있고 지도자의 리더쉽이 뛰어나면, 의견대립이나 갈등은
오히려 창조적 발전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저는 우리당의 목표를 대선
승리에 두고 민주적 리더쉽에 기초한 계파중립적이고 합리적인 당운영
으로 당의 갈둥을 창조적 발전의 동력이 되도록 이끌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특정계파, 특정지역에 치우친 일이 없었습니다. 그리
고, 89년 공안정국, 92년 대선패배등 위기의 고비마다 개인적 이해를
떠나 굳건히 당을 지켰습니다.
능히, 당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념적 성향에 따른 당의 갈등을 걱정합니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에서의 정당형태변화를 보면 국민정당체제로 수렴되
는 추세에 있습니다.
저는 우리당이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공존하는 미국 민주
당성격의 국민정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국민정당으로 발전해야 건전한 보수세력과 합리적 진보세력
의 지지를 얻어 폭넓은 득표를 할 수 있으며, 이것이 진정한 대선승리
의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 다섯째, 우리당의 외연확대를 추구하겠습니다.
지방선거승리와 대선승리를 위하여 우리당과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
치세력과 연대할 것입니다.
6월 지방선거전에 다른 정당, 다른 정파와의 연대를 추구하겠으며,
지방선거후 대선이전에 당의 총의에 따라 합당이나 연대를 선택하여
추구할 것입니다.
Ⅲ. 당부의 말씀
당원동지 여러분!
□ 이제, 당원동지여러분께 두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하나는, 오는 4월 27일 당지도부경선과 대선후보경선에서 계파적
이익을 초월하여 대선승리를 목표로 하는 선택을 하여달라는 것입
니다.
우리당의 최대의 과제는 대선승리에 의한 정권재창출입니다. 어떠한
계파적 이익도 대선승리에 의한 정권재창출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며,
어떠한 개혁도 정권재창출없이는 실현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당은 집단지도체제이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이 당권을 독
점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런 시대도 지나갔습니다.
따라서, 당원동지여러분의 선택이 자유로워졌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알아보고 찍자"가 이번 경선의 구호가 되어야 한다
는 것입니다.
후보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아야 하고, 후보들의 경력만 볼 것
이 아니라 후보들이 그들의 경력에 나타난 직책에서 성공하였는가 실
패하였는가를 알아보고 나서 투표하는, 이른바 '검증하는 선거'를 하여
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당을 이끌고 대선정국의 험난한 파도를 사고없이
헤쳐나갈 '무사고 선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대선후보 또한 본선경쟁력있는 후보를 고를 수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