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일을 앞두고 스스로 불리한 조건을 만드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스스로에게 핸디캡을 준다는 의미로
'셀프 핸디캐핑(self-handicapping)'이라 부른다.
셀프 핸디캐핑이란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중요한 어떤 특성이 평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고,
동시에 거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경우, 과제 수행을 방해할 불리한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내어 그 불리한 조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장하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시험 전날, 공부는 하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간 학생이 다음날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다른 학생들에게 들으라는 듯 자신이 어제 본 영화의 내용에 대해 큰 소리로 떠드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심리학자인 아킨과 바움가드너는 셀프 핸드캐핑을 위치와 형태의 두 가지 측면에서 분류했다.
위치에 따른 분류는 불리한 조건을 자신의 내부에서 찾느냐 아니면 자신의 외부에서 찾느냐를 기준으로 셀프 핸디캐핑을 나누는 것이다.
즉, 약물이나 알코올의 섭취, 노력의 억제 등은 내적 셀프 핸디캐핑에,
불리한 수행조건이나 곤란한 목표를 선택하는 것은 외적 셀프 핸드캐핑에 해당한다.
형태에 따른 분류는 성공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불리한 조건을 스스로 만드는가,
아니면 자신이 처한 기존의 불리한 조건을 주장하는 가에 따라 각각
획득적 셀프 핸디캐핑과 주장적 셀프 핸디캐핑으로 나누는 것이다.
이러한 셀프 핸디캐핑은 수행할 과제가 본인에게 중요할 수록 일어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앞으로 수행할 과제에서 계속해서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거나,
자존심같은 성격적 특성이 두드러질 때도 셀프 핸디캐핑이 일어나기 쉽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스스로에게 불리한 조건을 만드는 셀프 핸디캐핑을 사용하는 것일까?
우선 불리한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두면 과제 수행에 실패했을 때는 물론이고 성공했을 때도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제 수행에 실패했다면 불리한 조건이 좋은 핑계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운 좋게 과제 수행에 성공했다면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능력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셀프 핸디캐핑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셀프 핸디캐핑의 유혹에 빠져들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가 셀프 핸디캐핑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더라도 그 사람과의 평소 관계를 고려해서 당사자 앞에서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지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 셀프 핸디캐핑이 그렇게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프 핸디캐핑을 사용함으로써 당장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약하게 할 수도 있지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결국에는 '핑계만 대는 사람'이라고 낙인찍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 개발을 위한 노력을 덜 하게 되어
결국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것이 되고 말수도 있다.
즉, 셀프 핸디캐핑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첫댓글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한 두 번이야 그렇겠거니 하지만 후에는 점점 신뢰감에 문제가 생기게 되겠네요. 항상 순수한 겸손과 정직성을 키워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어려운 일에 직면하여 변명이나 핑계를 앞세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군여. 겸허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가 쉽지는 않은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