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일년 중 가장 기쁜 순간인데,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살면서 수없이 많은 대형 사고나 대형 참사의 소식을 접했지만, 이번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건이 가장 충격이 큰 참사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대형 항공기 사고나 씨랜드 화재사건보다 또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도 있었고, 성수대교도 무너졌었고, 얼마 전 강당 지붕이 무너진 사건. 그보다 훨씬 그 충격이 더 할 것 같습니다.
빠르게 사고 수습이 되면 모르겠는데, 이번 사고는 며칠째 오늘 지금 이 순간까지도 배가 서서히 침몰되는 것을 그대로 온 국민이 티브이를 통해서 속수무책 바라만보고 있어야 하는 그 심정, 또 시신도 찾지 못하고 실종 처리되는 가족들의 안타까움.
오늘 이 기쁜 날,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 사고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학생들이 배 안에 갇혀서 마지막으로 서로 주고받았던 메시지들, 카톡, 밴드 등 sns 상을 통해서 아이들끼리 한 대화 내용을 이야기하려는 겁니다.
무슨 말들이 가장 많이 오고 갔을까요. 또 가장 마지막에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사랑해입니다. 무지무지 사랑해. 마지막 순간에 나오는 말, 사랑해. 어떤 학생은 나 잘못한 것 있으면 다 용서해줘 라는 말을 했다는군요. 또 어떤 남자는 부인에게 미안해 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런 용서를 구하는 것, 미안하다는 말 근저에도 역시 사랑한다는 감정이 있습니다.
제가 호스피스 봉사를 하면서 겪었던 것도 비슷합니다. 마지막 임종 시에 가족들과 이별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사랑해. 고마워. 입니다. 남자들은 부인에게 미안해 라는 말도 많이 하더군요. 남자들은 기족들에게 특히 부인에게 미안한 짓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
이렇듯 사랑한다는 말을 마지막에 많이 하는 이유가 살아있을 때 많이 사랑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죠. 사랑은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합니다. 해도해도 절대 넘치지 않습니다.
또 사랑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겁니다. 그 주는 사랑이 부족해서 우리 모두 하나 같이 마지막 죽어가는 순간에도 사랑한다고 얘기합니다. 사랑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이기는 하지만 상대방에게는 행위로서 나타납니다. 하다못해 입으로 말이 되어 나옵니다. 서로 해도해도 절대 넘치지 않는 사랑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예수님이 무덤에서 부활하셨는데, 그 부활의 배경은, 그리고 그 부활의 목적은 한마디로 사랑입니다. 내 능력을 과시하려고 부활 한 것이 아닙니다. 복수하기 위해서 부활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들을 너무 사랑해서 부활했습니다.
무슨 긴 얘기가 필요하겠습니까. 오늘 이 부활밤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첫 번째 지르는 일성은 바로 서로 사랑하라 입니다. 사랑은 우리 인간의 영원한 주제이고, 인간 존재의 목적이고, 우리가 살아야 할 오롯한 이유입니다. 바다 속에 있는 그 아이들에게도 주님의 무한하신 사랑이, 또 가족들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이 부활밤에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