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위의 인문학 우리땅걷기 -
시인들이여, 허목 같은 문장을 지어 역병을 물리쳐라. 어느 시대나 어느 곳이나 환란은 있었다. 그 환란을 극복하고 타개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조선 시대 중기에 그 방법을 제시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바로 숙종 시대의 학자이자 정치가인 미수(眉叟) 허목(許穆)이다. 허목은 남인의 영수로 송시열과 치열한 대립각 세웠던 사람이다. 허목이 삼척부사로 재임할 당시 심한 폭풍으로 바닷물이 삼척을 덮치며 오십천 일대에 난리가 났다. 그 때 허목이 동해를 예찬하는 주술가인 < 동해송>을 지어 세우자 물난리가 가라앉았다. 그 뒤 거센 풍랑이 일 때에도 비를 세운 그 지점을 넘어서지 않았다고 한다. 조수潮水를 물리치는 비라는 뜻에서 퇴조비退潮碑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동해비는 본래 만리도萬里島에 세웠으나, 풍랑으로 섬이 파괴되자 숙종 48년에 이곳으로 옮겨 다시 세웠다고 한다. 허목의 <동해송東海頌>을 보자. 바다가 넓고 넓어 온갖 냇물 모여드니 그 큼이 끝이 없어라 동북은 사해여서 밀물 썰물이 없으므로 대택이라 이름했네 파란 물 하늘에 닿아 출렁댐이 넓고도 아득하니 바다가 움직이고 음산하네 ....... 아침에 돋는 햇살 찬란하고도 휘황하여 붉은 빛이 일렁거린다 ...... 바다 저편 잡종으로 무리도 다르고 습속도 다른데 한곳에서 같이 자라네 옛 성왕의 원대한 덕화에 오랑캐들이 여러 번 통역을 거쳐 모두 복종하네 아아, 빛나도다. 거룩한 정치가 널리 미쳐 유풍이 끝이 없으리 2020년 봄,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19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전 세계가 엄청난 환란의 늪에 빠진 이 시대에 허목 같은 위대한 시인이 나타나, 역병을 퇴치하는 글을 지어서 이 세상에 코로나 19를 치유하게 해준다면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이 될 것이다. 이 새벽에 두 손 모아 기다리고 또 기다릴 뿐이다. 그 기운이 헛되고 헛될지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