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흐림
:배추 모종심기
배추 모종에 통 신경을 쓰지 않아 영 볼품이 없다.
웃자라서 뿌리가 많이 올라갔고 비에 맞아 벌레가 먹고 잎은 누렇다.
생곡육묘장에 들러 땜빵하려고 남겨 놓은 것을 8천원 주고 두 판 사왔다. 키운 모종도 2판.
지게작대기로 구멍을 40cm간격으로 내고 모종을 뽑아 구멍에 놓고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심었다.
앉아서 심으려니 다리도 아프거니와 모종이 작아 심으면서 내내 걱정이 든다.
키운 모종은 새끼손가락만한데 죽을 것을 각오하고 심는다.
심고 나니 모판에 물 좀 축이고 심을 걸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지만 나중을 기약했다.
오전 3시간만에 마무리하고 오후는 배추모종 심는 품앗이갔다.
오후에 심은 배추모종은 너무 튼실해 보여 또 내내 걱정이 든다. 너무 작은 것을 심은 건 아닌지.
쥬키니 호박을 심은 자리 옆에 심었다. 이모작이다.
모종심는 기구로 심으니 두 사람이서 금새한다. 3시간만에 10판은 심은 것 같다.
모판에 물을 축이고 큐라텔도 친다. 벌레먹지 말라고.
21일/맑음
:배추 모종에 물주기
아침 일교차가 커 이슬이 많지만 낮에 햇빛이 많고 모종에 물도 축이지 않고 심어서 내내 걱정이 되어
물을 고무통에 받아서 물조루로 천천히 주었다. 한 시간도 채 안되서 끝났지만 어느새 거새당한 모종을 보며
마음이 씁쓸하다. 다시 모종을 심어야지.
:당근북주기
거름도 주고 심어서 그런지 당근이 쑥쑥자란다.
솎으면서 흙을 퍼 올리자니 어린 당근이 힘어 없어보여 일단 북을 주고 나중에 힘 받으면 그 때 솎기로 했다.
:거름만들기
4개월 동안 모은 똥, 오줌, 음식물과 부엽토, 왕겨, 미생물균, 막걸리, 나뭇재와 섞었다.
음식물은 구더기가 생겨 자취가 없어지고 구더기와 왕겨가 뒤섞여있다.
똥은 양이 적지만 나뭇재와 섞여 회색빛에 적당히 건조되었다.
일단, 지난 4월에 만든 거름이 거무스름하게 잘 발효가 되어가서 다행이고 그 위에 다시 켜켜이 쌓았다.
양이 많은 음식물과 적은 양의 똥을 얹고 부엽토를 덮은 다음 습도를 맞추기 위해 각종 미생물균, 막걸리,
오줌을 적당히 붓는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겨우내 모았던 나뭇재를 한 번 덮은 다음 부엽토로 마무리를 했다.
음식물이 짜서 거름만들기에 적당하지 않다고들 이야기하는데, 구더기가 생기니 좋은 점도 있다.
짠 음식물이 구더기가 되고 빠른 시간안에 음식물은 없어지니 말이다. 영양가는 좀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질소질이 부족할까봐 오줌액비도 넉넉히 넣고, 칼륨이 많은 나뭇재도 넣고하니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