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패션·유통업체를 대거 인수하면서 재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5일 백화점 10개, 킴스클럽 15개를 운영하는 뉴코아백화점을 일괄 인수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랜드 문기환 상무는 “이랜드가 보유한 매출액 5000억원대의 ‘2001아울렛’ 유통망에 새로 인수한 뉴코아의 유통망을 합치면 매출 규모가 1조5000억원대에 달한다”며 “이랜드는 이제 국내 제4위 유통업체가 된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올해 초 들어 여성복과 아동복을 중심으로 12개 의류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엄청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 고위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세계적인 패션·유통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 그 주요 전략으로 패션, 유통기업들을 대거 인수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인수 작업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의 이번 뉴코아 인수 대금은 총 6247억원에 달한다. 이 중 2000억원은 새롭게 발행되는 뉴코아 주식을 2001아울렛컨소시엄(2001아울렛, 이랜드월드, 교원공제회)이 사들이고, 나머지 4247억원은 기존의 회사채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랜드측은 신규 발행 주식 중에서 150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회사채도 은행권 대출과 자체 보유자금을 통해 인수할 계획이다.
LG투자증권 박진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이랜드나 2001아울렛은 시장이 크게 주목하지 않은 회사였다”면서 “이번 뉴코아 인수로 한순간에 유통계 강자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패션 부문에서도 이랜드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이랜드는 지난 3월 엘덴상사의 아동복 ‘엘덴’ 인수를 시작으로, 올해만 무려 12개 의류 브랜드를 사들였다. 특히 지난 8월에는 106억5000만원으로 중견 여성복 회사인 ㈜데코의 경영권을 확보, 단번에 데코의 6개 브랜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데코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 인수 대금은 10억~20억원대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랜드의 공격적 확장 경영에 대해 유통계와 패션계 일각에서는 이랜드의 자금 동원력을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측은 “올 초, 2001아울렛이 ABA(자산담보부채권) 발행으로 1500억원을 확보했고, 작년의 당기 순이익 1300억원, 올 상반기 순이익 800억원 등 경영 실적이 좋아 자금 동원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