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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이 조산 위기에 처한 가난한 몽골 유학생에게 사랑의 의술을 베풀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9월 22일 건강한 쌍둥이를 출산한 몽골인 엥흐토야(Enkhtuya Puresuren.27)씨.
99년 12월 국비장학생으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한 엥흐토야는 올 초 건축회사에 다니던 몽골인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고 아기까지 갖게됐다. 하지만 출산예정일이던 10월 초보다 이른 8월 조산증세를 보여 강남성모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타국에서 아이를 잃을지 모르는 처지의 엥흐토야를 위해 병원 의료진뿐 아니라 사회사업파트의 직원들까지 그녀가 정상적인 분만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배려를 아끼지 않았고 결국 의료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쌍둥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사실 강남성모병원과 엥흐토야씨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톨릭중앙의료원 및 부속병원은 해마다 몽골 등 세계 오지에 가톨릭국제의료봉사단(단장=김중호 신부)을 보내고 있다.
몽골 현지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엥흐토야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몽골을 방문한 가톨릭국제의료봉사단의 통역을 맡아 의료봉사단과 인연을 맺어왔다. 한국에서 열린 엥흐토야의 결혼식 주례를 의료봉사단 단장인 김중호 신부(가톨릭대 생명윤리연구소 소장)가 맡을 정도로 봉사단과 엥흐토야의 사이는 각별했다.
강남성모병원은 엥흐토야씨가 아직 학생이고 남편이 버는 돈도 모두 몽골에 송금하고 있는 딱한 사정을 듣고 치료비 전액을 보조하고, 엥흐토야의 어머니가 한국에 들어와 산후조리를 도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엥흐토야씨는 『현지에서 인술을 펼치는 의료봉사단을 보며 평소 한국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한국 은인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의료진과 병원관계자들의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