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ㅇ ㅓ ㅁ ㅏ' ! /신 영
아이들 여럿을 키우다 보면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
가끔은 시끄럽기도 해서 엄마의 큰 목소리로 소리도 지르지만...
어찌됐든, 이 목소리 커진 이유를 이 녀석들 덕분이라고
이유아닌 이유로 엄마의 '여자다움'을 또 말해준다.
우리 집 아이들 셋 중에는 아마도 이 녀석이 골고루 갖춘
녀석이 아닐까 싶다.
누나는 첫째라 엄마의 욕심을 채우느라 바쁘고 힘들었다.
형은 중간이고 어려서부터 심장병이 있어 늘 대우를 받았고
공부도 늘 잘해왔기에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모든
가족들로부터 '칭찬'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 막내 녀석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그 외의
가족들에게 늘 먼저 찾아가 관심을 끌어 귀염을 받았다.
어려서는 형이 조용한 편이라 많이 야단을 들었다.
형이 그림그리기를 좋아하여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있으면
늘 심심해서 찾아가 장난을 치기 일수였다.
엄마에게 야단을 많이 맞은 녀석이기도 하다.
지금은 성격도 느긋하고 편안하여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또한 미국 친구들 아빠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이 녀석은 운동(아이스 하키와 베이스 볼)을 오랫동안 했다.
이름이 Kevin인데...
학교에서 불리는 이름은 미국 아이들이 성을 불러 'Shinny'
라고 불러준다. 이제는 이름이 되고 말았다.
이 녀석은 누나와 형을 키우며 엄마가 알아차린 '노하우'덕으로
제일 엄마와 아빠로부터 '자유'를 누리는 아이이기도 하다.
'편안한 성격'이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닥달하지 않고 기다려 주었던 이유 말이다.
우리 집 첫째는 할아버지, 할머니 귀염을 독차지 했던 딸아이다.
딸아이는 첫째 아이였기에 엄마의 기대에 맞추느라 어려서부터
스트레스도 가장 많이 받고 자랐다.
Pre schoool에서 Kindergarten까지는 딸아이가
입학을 하면서부터 엄마의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입어야 했고,
머리에 꽂는 꽃핀이나 그 외의 모든 악세서리는 아이보다는
엄마를 위한 치장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생각을 하니...
딸아이가 Elementary school에 입학을 하고 3학년 정도가 되니
제 생각을 엄마에게 말해온다.
"엄마, 나 바지 입을래요!" 하는 것이다.
그때서야,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너무도 드레스 입는 것이 딸아이에게는 '스트레스'였음을...
지금 가만히 생각하면 너무도 미안한 구석이 많기도 하다.
가끔은 미안한 가슴으로 아이를 안아주기도 한다.
그리고 둘째는 어려서부터 조용하고 하라는 공부 열심히 하는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다.
엄마에게 야단을 거의 받은 적이 없을만큼 착한 아들이었다.
어려서 심장병을 앓았지만, 다른 형제들과 차별을 두지 않으려
많은 애를 쓰며 키웠다.
혹여, 아프다는 이유로 나약해질까 염려가 되었기에...
그것마저도 엄마의 욕심이었으리라...
지금도 늘 엄마의 '자상한 상담자' 역할을 해준다.
아빠랑 싸우고 속상해도 엄마 편에서 이해를 시켜주려 애쓰는
녀석이 늘 '고마운 친구이고 자상한 아들'이다.
글쎄, 어제 저녁의 일,
Every Friday After School에는 막내 녀석이 우리 동네
Downtown을 친구들과 함께 놀러가서 음식도 먹고 지내는
시간이 한 주의 기다리는 즐거움이 되었다.
이 막내 녀석의 친구들은 미국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그 중에는 jewish(유태인) 친구들이 과반수를 넘는다.
부모님들이 거의 한국 부모님들처럼 교육에 관심도 높고
아이들 생활교육에도 철저한 편이다.
그 부모님들이 이 동양 남자아이를 어찌나 예뻐하는지...
자주 친구 집에 방문을 하기도 하고 Sleepover도 하고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한국 엄마이기에 그럴까?
그저 믿음이 간다고 하면 좋은 표현방법일까?
아직도 내게 남은 편견의 마음일 게다.
어제 금요일 저녁의 일이다.
이 녀석이 다운타운에서 아이들과 놀고 저녁을 친구들과
먹고 난 후 Ride를 달라고 전화가 왔다.
아이들을 Pick-up한 다음의 일이다.
가장 친한 친구 중 이름이 'Robby'라는 주이시 아이가 있는데...
이 녀석이 인사를 해오는 것이 아닌가?
"하이 'ㅇ ㅓ ㅁ ㅏ' !"하고 말이다.
아이들 넷과 엄마인 나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즐거운 아이들과의 웃음이 가슴 속 깊이에서 묵었던
쳇증(스트레스)들을 풀어주는 듯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녀석의 선한 눈망울이 늘 좋았는데...
그의 아버지도 한번씩 만나면 맑은 웃음으로 맞아주어
고마웠는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 했던가!
그런 익살을 부리는 녀석이 어찌나 귀엽던지 행복했다.
우리 집 딸아이 친구 중에서도 중국 여자 아이기 하나 있다.
이름은 'Victoria'라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도 어찌나 '재치꾼'인지 아이들 틈에 함께 있다보면
내 배꼽이 들썩거린다.
가끔 학교에서 만나면 "하이 'ㅇ ㅓ ㅁ ㅏ' !"하며 내게 즐거움을
주는 귀여운 아이이기도 하다.
한국말로 불러주는 "엄마가 아닌 'ㅇ ㅓㅁ ㅏ'의 발음"이
서툴지만 애써 불러보는 그 이름 'ㅇ ㅓ ㅁ ㅏ'가...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서툴지만 불러주는 그 이름이...
"하이 'ㅇ ㅓ ㅁ ㅏ' !"
그 이름이...
02/17/2007.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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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들어도 가슴뭉클한 엄마라는 단어....그엄마라는단어가.... 세계공용어가 되기를요...ㅎㅎㅎㅎㅎ신영님 부러워요...셋씩이나..저는 딸하나밖에 두지못했어요...
고맙습니다. 몽실a님~~ 'ㅇ ㅖ쁜 ㄸㅏ님'을 두셨는데 무엇이 부러우시겠는지요? 오늘도 평안하소서!.............................보스턴에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