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은 산의초등학교 운동회였습니다.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들어 쓸쓸한 운동회가 될까봐
교장선생님이 걱정을 많이 하신다는 말씀을 전해들었습니다.
석재와 혜영이가 산의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300 여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학생수도 줄고 신도시개발로 하나, 둘 이사를 가는 바람에 100 여명 정도입니다.
올해는 특별히 작품전시회도 같이 하는 산의 한마당 큰 잔치입니다.
학교 현관에 풍선으로 장식된 작품전시회를 찍고 있는데
산의실 님이 복도에서 나옵니다.
이의동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주 보이는 산의실 님은 이의동의 취재기자입니다.
" 개회식 사진이 날아갔어요."
아쉬운 표정의 산의실 님은 디카를 들여다보고 있는 여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복도와 교실에는 산의 어린이들의 작품 열매가 가득합니다.
박희원 교장선생님께서 3월 달에 부임하셨는데
그때부터 종이접기 작품을 준비해 오셨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의 지도와 어린이들의 감성이 빚어낸 하나 하나의 작품들은
창의력이 돋보였습니다.
몸통을 누르면' 삑' 소리를 내는 꽃게, 노란색의 커다란 여왕벌, 새앙쥐 팔찌, 장식주전자,
해바라기, 우산을 쓴 소녀, 흥부와 놀부의 공동작품 등이 있었습니다.
종이접기 손순자 지도선생님의 작품으로는 한지를 씌워 볼륨을 살린 한지부조가 있었습니다.
'팽이', '난로가 있는 교실', '누이를 업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오빠', '제기차는 아이들'은
털신도 신고 귀마개도 하고 있습니다.
종이를 감거나 섬세하게 오려서 표현한 감기 부조에는 '어우동', '정물', '방울꽃', '동물농장' 등이
있고 지점토의 응용인 클레이아트, 한지공예에는 고깔모자를 쓰고 농악놀이를 하는
종이인형들이 귀엽습니다.
자모들의 작품으로는 한지공예 등, 보석함, 호박함 등이 있고 비즈공예의 목걸이. 손뜨게의
스웨터와 조끼가 선 보였는데 평소의 취미를 살린 귀한 손재주들입니다.
복도에는 미래의 축구선수, 간호사, 변호사, 가수, 연예인, 조련사, 선생님, 신부님의 그림과
이야기가 걸려있습니다. 목장갑으로 만든 가시가 있는 선인장, 모나리자 그림, 책표지, 등
황금의 손들은 장래의 꿈나무들입니다.
운동회는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갑니다.
양쪽 발에 달린 백색과 청색의 풍선들은 상대방을 쫓아다니며
뻥뻥 풍선을 터뜨립니다.
어르신들의 '보물을 찾아라'에서는
낚싯대에 호미와 소주, 오징어 땅콩볼, 새우깡들이 걸려나옵니다.
소주병을 들고 껄껄 웃으시는 할아버지, 호미를 들고 호호 입을 가리시는 할머니들.
삼대 이어달리기도 있었습니다.
바쁠 것도 없이 아들, 며느리의 뒤를 이어 얼굴 가득 웃음으로 운동장을 달리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습니다.
길다란 장대에 매달린 박 터뜨리기는 타닥타닥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우수수 쏟아지는 ' 우리가족 사랑해요'
기다리던 정다운 가족들의 점심시간입니다.
운영위원님들이 마련해 주신 뷔페 음식을 접시에 담고 있는데 산의실 님의 춘부장님이신
김수회 어르신과 2통 통장님이 줄을 서 계셨습니다.
" 안녕하세요 어르신. "
" 어~ 그래요 어머니는 근력 좋으시고?"
점심을 먹고 난 후
저는 운동회에 오신 아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며
운동장 가장자리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증손주를 보러오신 전 심언목 동장님의 자당님, 외손주를 보러 오신 3통 전 부녀회장님.
성죽골에서 손주를 유치원에 보낸 봉순이 언니, 유원지 주유소의 이정기 운영위원장님,
장우선 부운영위원장님, 3통 통장 심윤근 님, 고 심학진 님의 아우님이신 심희진님, 유정만
총동문회장님, 문고지도자 엄미자님, 규희어머니, 김태정 어머니, 4통에 사는 조가희 어머니,
자리엔 통닭, 김밥, 찰밥, 삶은밤, 사과,배, 포도, 귤등이 보입니다.
점심 식사 후 첫 프로그램으로는 부모님들과 함께 춤을 추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혼자인 어린이가 있으면 제가 나가 짝을 해주려고 마음 먹었는데 고맙게도 모두들 다 나오셨습니다.
오른발을 옆으로 옆으로 하나, 둘, 셋
왼발을 옆으로 옆으로 하나, 둘, 셋
어깨를 스치며 한 바퀴 돌며 손뼉을 짝,
부모님들과 어린이들은 한마음이 되어 원을 그리며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춤을.
상대방의 모자를 빼앗아 오는 용감한 기상의 기마전.
마지막으로 청백 계주 이어달리기가 있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바톤이 이어지다가
백군선수가 그만 안타깝게도 바톤을 떨어뜨렸습니다.
순간적으로 거리가 멀어지고 청군은 저만치 달아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마지막 백군선수가 주욱주욱 거리를 좁혀오기 시작하더니
골인 지점에서는 결승 테이프를 먼저 떨어뜨렸습니다.
인생역전인가요? 달리기 역전승입니다.
청군의 함성소리는 가을하늘에 우렁찹니다.
함성도 잠시,
약간의 점수 차이로 종합점수는 백군의 승리입니다.
다시 백군의 함성소리가 둥둥둥둥 북소리와 함께 솟아오릅니다.
교감선생님의 선창을 따라 만세 삼창도 하였습니다.
"만세, 만세, 만세~"
이어서 교가가 운동장에 울려퍼졌지요
♩광교~산 구름속에 높이 솟았고
아름답게 흐르는 여수내 옆에
아름답게 자리잡은 산의학교야
배우는 건아의 희망이 뛴다
씩씩하게 자라나는 산의학도야
나라 위해 일하는 새 일꾼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