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열여덟 번째 신작시집이다.
그동안의 내 시집들은 대체로
생각의 경향이나 형식의 유사성에 의해 엮었는데
이 작품집은 출산의 시간적 배경에 따라 그냥 묶었다.
2013년에서 2014년에 걸쳐 생산된 작품들 가운데서 선택한 것들이다.
특정한 시기에 시인이 무슨 생각을 주로 하며 고민했는지를 읽는 것도
의미 있는 일처럼 여겨진다.
시가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기왕의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 시집을 품은 이들에게 기쁨과 축복이 함께하기를 빈다.
2015년 이른 봄 삼각산 아래 운수재에서
임보 적음
바보 수첩*
텔레비전을
바보 박스라고 부른다
그놈을 가까이하면
얼이 빠져
사고력도 창조력도
망가지고 만다는 뜻이리라
그런데
오늘의 세상을 지배하는 건
그 바보 박스를 누르고 등장한
바보 수첩이다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에 눈과 귀를 박고 있는
저 젊은 바보들!
* 바보 수첩 : 스마트폰을 그렇게 불러본다.
시상詩想
모처럼 찾아온 그를
막 맞으려 하는데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소리......
몇 마디 주고받다
되돌아오면
어디로 갔지?
그 귀한 손님
어떤 사태
가난한 한 학자의
목조 가옥이 무너졌다
무거운 서재를
한 30년 지고 버티던 기둥이
늙어 그만 주저앉은 것이다
책이 집을 허물다니!
지상에서
쓰러지는 것들 가운데
가장 눈부신 풍경이다
오봉五峰 2
성장을 한 다섯 암봉들이
허공을 건넙니다
갑옷을 두른 장군봉이 선봉
그 뒤를 동자봉이 따르고
문관봉과 승려봉이
중앙에 나란히 걷습니다
저만치 우익의 끝에는
처사봉이 서둘러 닫습니다
첫댓글 나도 '광화문 비각 앞에서 사람 기다리기'를 해 봐야겟습니다.
누굴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열여덟 번째 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더욱 건강, 건필하시길 빕니다.
난정이야 가만히 앉아 있어도 찾아오는 이가 많으니 광화문까지 나가 기다릴 게 없지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열여덟 번째 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사랑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채들께서 <광화문--->을 또 들춰내 선전을 해 주는군요. 고맙습니다.
한 권도 엮기 힘든데 열 여덟 권을 내셨다니 그 시적 열정에 존경을 드립니다
멀리 동해바다에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축하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교수님 광화문 비각 앞에서 기다리면 그 사람 만날 수 있을까요?
매우 늦어 죄송스럽지만 시집 발간을 축하드리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