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가는 바다를 사랑한다
최재용
요트가 왜 폭풍에 전복되지 않는지
요트가 왜 고상한 금보라빛 신전 인지
그 연유, 너무나 잘 알기에
시 공주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월 시퍼렇게 추운 바다에
숨겨진 비밀이 많다는 걸
은빛 파도가 수화로 속삭이기에
공주들은 그 신비를 찾아 바다에 오른다
천둥 번개가 무서우랴
시를 좋아한다고, 시를 사랑한다고
남풍이 넌지시 일러주는
저 푸른 빛 망둥이 고기를 보아라
바다가 지치도록 지겨워
하늘을 향해 치솟는 까닭은
모천을 지향하는 연어가 폭포에 순직하듯
그들의 별을 찾아 태양에 불타오르는 것이리라
휘몰아치는 폭풍이 두려우랴
시 낭송의 맑은 소리와 운율은
드높은 파도소리를 잠재우고
회색갈매기 하늘로 솟구치게 하는구나
시꽃의 기백과 붉은 의기는
주름진 심상에 새삮 키우고
천산의 요지를 꿈꾸게 하나니
그 향기에 피어나는 색깔로
헤진 상처를 금빛보라로 눈부시게 하는구나
꽃 중에 가장 높은 것은 장미꽃
장미보다 더 향기로운 것은 미인꽃
그 중에도 천의무봉은
시를 읽고 시를 낭송하는 시공주꽃
붉은 장미를 가슴에 세기기 위해
알프스를 오르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처럼
시인은 시꽃님 등에 업고
생명의 바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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