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FM105.9 매주 화요일 5시25분
<실속경제>… 이 시간에는
안전사고에 관해 알아보겠는데요.
도움 말씀 주실 <한백손해사정사무소>
양해일 소장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질문1
최근 발생한 담양 화재사고… 인재가 명백한데,
우리 국민들의 안전의식 수준의 현 주소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습니다. 화제가 일어난 바비큐장 바닥은 나무, 벽은 샌드위치 패널, 지붕은 갈대로 돼 있어 화재에 너무나 취약한 곳이었습니다. 바비큐장 출입구 쪽에서 발견된 시신들은 서로 끌어안은 채 함께 붙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방당국은 고기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기름에 물이 닿자 작은 폭발음과 함께 불티가 공중으로 치솟았고, 천장 억새에 불이 올라 붙어 화재가 나면서 유독가스가 대학생들을 덮친 것으로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사고의 경우 팬션 건물이 불법이라는 점 외에도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 경각심을 준 화재사고였다고 봅니다.)
질문2
흔히 기름과 물을 상극이라고 하는데, 참 안타깝네요...
(안전교육이 너무도 안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새우에 튀김옷을 골고루 묻힌 다음 빵가루를 묻혀 뜨거운 기름 속에 풍덩 넣으면 ‘치이익~’ 소리를 내면서 새우가 바삭바삭 고소하게 튀겨집니다. 그런데 튀김을 할 때 갑자기 기름이 확 튀어 올라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심하면 화상을 입기도 하구요. 대체 왜 갑자기 기름이 튀어 오르는 것일까요? 물은 1기압에서 100℃에 이르면 끓어서 수증기로 변합니다.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것처럼 액체가 기체로 변할 때의 온도를 끓는점이라고 합니다. 끓는점은 물질마다 다른데, 튀김을 할 때 사용하는 기름은 물보다 끓는점이 높습니다. 보통 튀김을 할 때 기름의 온도는 160~190℃로 아주 높습니다. 그런데 재료에 들어 있는 물은 끓는점이 이보다 낮기 때문에 물이 쉽게 수증기로 변해 재료에서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질문3
높은 온도의 기름에 물이 들어가면 왜 기름이 갑자기
튀어 오르게 되는지 그 이유를 좀 설명해 주시죠.
(기름은 물보다 끓는점은 높지만 밀도는 작습니다. 그래서 기름 속에 물이 들어가면 밀도가 높은 물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기름의 온도가 물의 끓는점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가라앉았던 물이 곧 끓어오르면서 수증기로 변합니다. 그런데 물이 수증기로 변할 때 부피가 무려 1600배 이상 커집니다. 그래서 폭발하듯이 끓어오르는 물과 함께 뜨거운 기름이 함께 튀어 오르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다면 불법 건축물도 문제이지만 최소한 이번 사고만은 예방할 수는 있었다고 봅니다. 저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 전에 비상구를 안내하는 본 영화 상영 전 안내방송을 유심히 보는데요. 거의 관람객 모두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지역에서도 각종 공연을 많이들 하고 있는데 공연장에서 위험한 상황에 따른 대비 방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로 이런 기본적인 안전교육들이 잘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질문4
이번 사고의 경우 또 하나의 논란이
바로 소화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생존자 A씨에 의하면 “그 큰 건물에 소화기가 한 대밖에 없었으며 그마저도 불이 난 바비큐장 안에는 없고 다른 건물에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바 있었습다. 뿐만 아니라 겨우 소화기를 찾아 직접 분사하며 진화를 시도했으나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그는 “내가 직접 소화기를 쐈지만 1분, 아니 약 30초 만에 소화기가 꺼져 버렸다”고 전해 초기 진화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질문5
가정이나 사무실에 소화기 한 두 개씩은 갖췄다 하더라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은 소화기의 종류와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죠.
(소화기의 종류는 크게 일반 소화기와 투척용 소화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일반 소화기 중에서도 분말소화기는 현재 우리나라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소화기는 건조된 분말을 주성분으로 하고 분말상태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도록 방습제 등이 첨가되어 있습니다. 안전핀을 제거하고 손잡이를 누르면 내부를 막고 있던 판이 파괴되면서 압축가스와 함께 약제가 방사되는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투척용 소화기는 이름 그대로 화재가 났을 때 불을 향해 힘껏 던지는 소화기입니다. 기존 분말 소화기가 무거워서 노약자들은 다루기 힘들다는 점을 착안하여 발명된 것인데요.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노인복지시설 등에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질문6
그럼 소화기 사용법에 대해서 알아보죠.
(먼저 일반 소화기 사용방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불이 난 곳으로 소화기를 가져와서 안전핀을 뽑아야 합니다. 바람을 등지고 선 후 호수를 불쪽으로 향하게 해서 손잡이를 힘껏 움켜지면 소화약제가 분사됩니다. 이 때 빗자루로 쓸듯이 화재현장에 골고루 뿌려주시면 됩니다. 한편 투척요 소화기는 액이 담긴 통 그대로 던지면 되는데요. 이 때 불 속으로 직접 던지면 고농축 소화액이 효과적으로 나오지 않을 수 있어서 화재가 난 곳의 바닥이나 벽, 목재 등 딱딱한 부분을 겨냥해서 던져야 그 효과를 잘 볼 수가 있습니다.)
질문7
이번 담양화재처럼 소화기는 있지만
찾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거죠.
(그렇습니다. 소화기는 잘 보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곳, 통행에 지장없는 곳에 비치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야 이번 화재와 같이 허둥대지 않고 비상시에 바로 쓸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반드시 세워서 보관하고 내용물에 변성이 생기지 않도록 햇빛이나 습기에 신경 써야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소화기를 거꾸로 뒤집거나 흔들어주면 약재가 굳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반 소화기의 경우 압력 게이지가 녹색지점을 가리키고 있는지, 안전핀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화기를 구입할 때는 소화기 표면에 표시되어 있는 제조일자와 제조업체의 연락처가 있는지, 또 검정표시가 붙어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요즘 같이 건조한 날씨에 난방기기를 쓰기 시작할 때는 사무실이나 집과 같은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산불 등 화재를 조심해야 하는데요. 특히 화재는 초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피해범위가 달라집니다. 소화기 1대는 119 소방차 한대에 해당하는 화재 진압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초기에 소화기만 잘 사용해도 거의 완벽하게 진압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작지만 강한 소화기를 어떻게 안전하게 사용하고 관리하는 잘 알아보았으니까 올 겨울에는 각별한 관심을 갖기를 바래봅니다.)
질문8
집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사무실인데요.
오늘은 정말 평범한 일상에서의 위험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아찔했습니다만 전남대학교에서 수업을 막 끝내고 나오는데 한 학생이 강의실을 돌아나가는 곳에서 그만 꽝하고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친 사고가 있었습니다. 강의실을 돌아가도록 유도하고 있는 쇠기둥에 그만 머리를 맞고 넘어진 사고였습니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사고가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전혀 사고가 날 장소라고 인식할 수 없는 곳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어서 안전은 정말 100%가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특히 사무실의 경우 컴퓨터, 전화 외에도 사무용품과 생필품이 가득히 자리잡은 책상 위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가위나 칼, 연필과 같이 뾰족한 물건은 사용할 때 손이 다치지 않도록 거꾸로 꽂아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아무렇게나 놓았다가 발 위로 떨어지면 크게 다칠 위험이 있으니 항상 주의를 해야 합니다.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사고 중 하나가 커피나 차와 같은 액체류를 책상 위에 쏟는 것인데요. 특히 뜨거운 액체류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컴퓨터나 주변기기, 전화기 등의 기기가 물에 젖을 경우 합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사실 익숙해져 버린 사무실 곳곳에 다양한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면 그 환경에 너무 익숙해져서 점점 안전에 대해 무뎌지기 시작합니다.)
질문9
그런 것 같네요. 사무실의 가구나
기기에도 몸을 다칠 수 있거든요.
(사무실을 둘러보면 우리가 매일 얼마나 다양한 가구와 기기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현재 앉아 있는 회전의자부터 생각해볼까요? 의자에 기대 뒤로 몸을 젖히다가 넘어지는 사고는 이미 비일비재합니다. 또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낼 때 무의식적으로 가까이 있는 회전의자를 발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회전의자는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올라가있는 사람도 중심을 잃고 넘어질 확률이 높아서 발판으로는 부적절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책상 사이사이 통로들을 살펴보세요. 무심코 내려놓은 상자나 물건, 전기선들이 통로를 어지럽게 막아서 누군가 넘어질 수 있겠죠. 사무실에서 자주 쓰는 기계 중 문서 분쇄기도 마냥 안전하지만은 않습니다. 문서를 세단하다가 넥타이 등 옷의 일부분이 말려들어 가면 몸을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10
건강을 위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죠.
(사무실에는 눈에 보이는 위험요소들 외에 보이지 않는 요소도 있습니다. 바로 책상에 숨어있는 세균인데요. 킴벌리-클라크사와 미국 애리조나 대학 미생물학자 찰스 게라바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 손때가 타는 마우스, 키보드, 계산기, 전화기에는 화장실 변기보다 400배나 많은 세균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무심코 눈과 얼굴을 만지면 호흡질환 뿐 아니라 피부질환에 걸릴 위험도 있다고 하는데요. 평소 전용 세정제를 이용해서 책상 주변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세균은 공기를 타고도 이동하기 때문에 사무실 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자주 청소를 해야 안심하다는 점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11
그 다음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사무실 내 화재가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사무실에는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소도 숨어있습니다. 특히 컴퓨터 등 전기제품에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요. 휴대폰, 노트북 충전기 등 전선이 꼬이면 누전의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야근을 하다 보면 실내 냉, 난방기를 깜박 안 끄고 퇴근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기기가 너무 오랫동안 작동해서 과열되면 불이 붙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비상구 근처에는 물건을 쌓아두지 않아야 비상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겠죠. 전기히터의 용량은 700w에서 많으면 3000w까지 다양한데요. 한 개의 콘센트에 문어발식으로 여러 개의 냉난방기구를 사용하면 과부하로 인한 합선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콘센트 용량에 맞게 그 수를 제한해야 안전합니다. 또 전선이 파티션이나 의자에 눌리면 누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은 평소 생활 동선을 따라 사무실 안을 쭉 둘러보세요. 익숙했던 그 공간도 새로운 관점으로 보면 인지하지 못했던 위험요소들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할겁니다. 안전사고 예방의 첫 걸음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 가장 가까운 주변 환경에서부터 안전에 대한 긴장감을 갖고 꾸준히 살펴본다면 많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