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새해에 부흥회를 인도하는 남편을 따라, 올 12월에 한국 학원의 영어 교사로 간 막내딸을 만나볼 겸 나도 동행하기로 했다. 감기 예방주사도 맞고 건강도 체크하고 가려고 오랜만에 병원에 전화를 걸었는데 내 기우대로 역시나 의사선생님은 안 계셨다.
작년에도 꼭 이맘때에 북한에 세우신 병원과 여러 시설들을 다녀오셨는데 올해도 역시 그곳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려고 가신 것이다.
젊은 할머니들이 모이면 손자, 손녀와 쇼핑을 가서 몇백 불을 썼다느니 심지어는 천 불을 썼다고 하는 이야기들을 한다.
나는 지난번에 뉴욕에서 손자, 손녀들을 만났을 때에 코스트코에서 산 작은 책들을 예쁜 포장지에 싸서 주었더니 아주 즐거워하던 모습이 떠오르고 과거에 내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생활이 어려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지냈던 것을 생각한다.
손자들 선물을 위해서 할머니들은 일 년 동안 돈을 모아 연말에 흥겹게 써야 아이들이 할머니를 더욱 좋아할 것이고 할머니들은 그렇게 안타깝게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너무나 부족함이 없는 풍성한 이곳의 어린아이들은 어떤 선물을 받아야 만족할까?
맛있는 케익 한 조각, 초코렛, 아니 고기 국에 쌀밥을 먹으면 더없이 행복할 북한의 사모하고 기다리는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려고 가신 선생님이 뜻이 새삼 너무나 고귀하다.
주님은 병들고 가난한 자를 찾아오시어 저들에게 소망을 주셨고 눌린 자들에게 자유를 주시려고 이 땅에 오셨는데 오늘날의 크리스마스는 흥청망청 파티를 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한낮 즐거운 휴일로 그 뜻이 전락되어 너무 가슴이 아픈데 이렇게 말없이 실천하시는, 본이 되는 삶을 보고 감사하고 감동한다.
“이렇게 선생님처럼 살아야 한다.” 나의 세 아이들에게 본을 보여주는 삶을 제시하고 그렇게 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