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회 세계김치문화축제가 지난달 15일 오후 광주 북구 중외공원에서 개막한 가운데 김치오감박물관에 꽃게보쌈김치가 전시돼 있다. © | |
세계는 지금 '음식 전쟁중'이다. 일본의 스시, 베트남의 쌀국수, 이탈리아의 스파게티 등은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각국의 식탁 위에서 양보없는 맛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토종음식 '김치'와 '된장'이 세계 경쟁의 장에 아직 미흡하지만 탁월한 발효식품은 슬로푸드의 대명사로,최근 세계적으로 서서히 주목받고 있다. 된장과 김치는 맛과 영양, 발효 등 내력 등에서 '완전음식'에 가깝다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홍보 등 마케팅에서 뒤쳐져 있어 외국인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미지의 음식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 한국의 대표 전통음식인 이 두가지 식품을 알리며 축제로 승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20~24일 열린 전북 전주 발효엑스포에는 18개국에서 300여 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또 외국인 2만여 명을 포함해 총 50여 만명이 관람했다. 고추장·된장·청국장은 물론 치즈·와인·낫또 등 국내·외에서 출품한 3000여 종의 제품을 전시·판매했다. 5일간 50여 만명이 방문해 20여 억원의 현장 판매와 470여 억원의 구입 상담 실적을 올렸다. 울산 세계옹기문화엑스포는 세계의 발효식문화와 발효음식을 소개하고 옹기의 활용가치를 알리기 위한 '발효식문화체험마당' 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된장학교, 명인시연, 퓨전요리 시연, 이효재의 김치학교 등 '쿠킹클래스(Cooking Class)' 프로그램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농림수산부가 선정한 전통 식품명인 중 옹기와 관련이 있는 '홍쌍리 매실', '권정임 갓김치', '이승희 된장', '유정희 김치', '김정배 젓갈' 만들기가 직접 시연되고 된장을 활용해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샘표 주관 '된장학교'도 매회 선착순이 조기 종료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 2010 울산 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열렸던 지난달 2일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이효재씨가 운영하는 김치학교에 참가한 주부와 어린이가 김치를 담그고 있다.? © | |
◇ 발효영양식품 종결자 '김치'
신선한 채소에 고춧장(가루), 젓갈, 과일, 해산물 등을 함께 버무린 다음 발효시키는 김치는 '영양성분 종합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젖산과 채소의 식이섬유가 대장을 튼튼하게 하고 변비,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 제9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행사장에서 한 관람객이 발효식품의 완성작 '김치'를 맛보고 있다? © | |
◇ 밭에서 나는 고기로 만든 '된장' 농업 중심의 사회에서 육류섭취가 어려웠던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된장은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된장의 주원료가 되는 '밭에서 나는 고기' 대두는 100g당 36.2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된장은 11.99g을 함유하고 있다. 소고기 등심의 단백질 함량이 100당 17.5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백질의 보고라 해도 무방할 정도. 게다가 콩에 함유된 아미노산인 리신은 쌀에 부족한 성분으로 콩밥이나 된장찌개를 함께 섭취하면 단백질 섭취의 질적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된장은 식욕을 돋우고 소화 작용을 도와 뱃속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암효과 및 해독작용이 뛰어나 체내에 쌓인 불순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서대문구 홍제동 고은 초등학교에서 지난 4월 8일 메주로 된장 간장 담그기 체험행사를 가졌다? © | |
◇된장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정비 필요
농촌진흥청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개량메주를 이용한 대량 생산형 장류 중심의 획일화된 제도를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ODEX에 등록된 된장 규격을 준수하면서도 지역 및 농가 단위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품질규격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풀무원, 샘표 등의 기업에서 출시하고 있는 재래메주를 이용한 제품의 규격은 회사마다 상이하여 소비자 혼동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전통메주와 개량메주에 대한 구분과 유기농 재료 사용 및 함량에 대한 명확한 규정 등의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된장 이용 퓨전 음식 메뉴 등장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몸에 좋은 된장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퓨전 레스토랑이 국내 음식점에서 등장하고있다. 중화요리 전문업체는 춘장대신 된장을 소스로 사용하여 춘장에 비하여 향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가지는 된장 짜장면이 인기다. 크림소스 스파게티에 된장을 첨가하여 느끼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가진 된장 파스타도 탄생했다. 성덕기기자
‘잘 익은 김치 비만·혈압 잡는다
농진청·아주대병원, 김치 임상학적 우수성 연구결과 발표 김치가 비만억제와 혈압강하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특히 생김치보다 잘 익은 김치가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아주대학교병원과 공동으로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김치 섭취와 김치 숙성도에 따른 체중, 체지방량, 혈압, 혈당, 인슐린, 총콜레스테롤 등의 변화를 조사한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체질량지수가 평균 27.7㎏/㎡인 비만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생김치(산도 0.3/pH 6.0, 담근지 1일된 김치)군과 숙성김치(산도 0.8/pH 4.3, 담근지 10일된 김치)군으로 나눠 3개월간 김치를 하루에 300g씩(매끼 100g) 반찬으로 섭취시킨 결과, 몸무게가 생김치 섭취군은 1.2㎏, 숙성김치 섭취군은 1.5㎏ 줄었다. (체질량지수(BMI) :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또한, 체질량지수는 생김치 섭취군이 0.4㎏/㎡, 숙성김치 섭취군이 0.6㎏/㎡ 감소했으며, 체지방량은 숙성김치 섭취군이 생김치 섭취군의 체지방감소율 0.3% 보다 두 배가 훨씬 넘는 0.7%나 줄었다. 혈압은 생김치 섭취군의 경우 수축기 혈압(SBP)과 이완기 혈압(DBP)이 각각 3.7㎜Hg와 1.4㎜Hg 내려갔으며, 숙성김치 섭취군의 경우에는 그 보다 큰 4.8㎜Hg와 4.2㎜Hg 떨어졌다. 공복 혈당과 인슐린 수치도 감소해 숙성김치 섭취군의 경우 각각 5.9mg/dL와 3.9uIU/mL 내려가 생김치 섭취군의 4.18mg/dL와 1.56uIU/mL 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숙성김치 섭취군이 생김치 섭취군의 4mg/dL 보다 두 배가 넘는 10mg/dL 감소했다. 이번 임상실험결과, 김치 섭취가 과체중과 비만환자에게서 체중, 체지방, 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생김치 보다 숙성김치 섭취 시 체지방,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등의 감소가 더욱 컸다. 이러한 결과는 김치 숙성도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며, 잘 익은 김치가 대사증후군과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김치의 임상학적 우수성에 대한 연구논문은 영양학 분야 세계적 학술저널인 <뉴트리션 리서치(Nutrition Research)>6월호에 실렸다.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 한귀정 과장은 “지금까지 김치의 영양 생리적 기능성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동물실험 수준에서의 연구로 거의 다 김치 재료에 대한 연구였다”며, “이번 연구는 김치의 발효 효과에 중점을 두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며, 김치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건강발효식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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