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딸기 겁나게 잡수러 오셔유 ‘충남 논산’
봄이면 빵빵하고 탐스러운 몸매의 빠알간 딸기는 달콤한 향을 뿜어내며 사람들의 콧구멍을 간질간질 대며 유혹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마트와 카페, 베이커리, 레스토랑, TV 할 것 없이 딸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과일가게에서 흘러나와 거리에 퍼지는 딸기향에 취한 사람들이 딸기 한 무더기가 들어있는 바가지를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달콤한 퇴근길이 되기도 한다.
특히 2008년 TV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의 출연진들이 비닐하우스 안에서 딸기를 따는 모습이 방송을 탄 이후로는 '딸기농장체험'이 아이를 가진 학부모들의 필수 봄나들이가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현지인도 모르는 어려운 영어단어를 혀가 꼬이는 발음으로 술술 읊어 댈 만큼 똑똑하지만 딸기가 나무에서 자라는지 밭에서 자라는지, 봄의 과일인지 여름의 과일인지 책으로 배우고 공부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딸기농장체험은 농장에서 직접 딸기를 따서 먹으며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될 수 있어 한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것이다.
자녀에게 대형마트에서 파는 예쁜 플라스틱 용기 속에 일률적으로 정리된 딸기를 사먹이다가 "엄마, 아빠! 딸기는 과자처럼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거 맞지?" 라는 질문에 대답해야하는 날이 오기 전에 말이다.
여러 동의 비닐하우스로 이루어진 딸기농장
딸기농장체험은 농가가 딸기를 판매하는 목적이외에 딸기를 널리 알리면서 부수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농가가 직접 운영하기도 하고 여행사와 연계해서 운영하기도 한다. 돈을 최소한으로 써야만 한다거나 차가 없지만 버스를 타고도 편하게 이동하고 싶다면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공기 좋은 시골 할머니 댁에 들른 것처럼 편안하고 기분 좋게 딸기 농장을 체험하고 싶다면 여행사보다는 농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에 가기를 적극 권장한다.
자신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비닐하우스 안에 단체여행객들이 바글바글 모여앉아 시끌벅적 딸기를 마구마구 따먹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마음편한 한가로운 체험을 원한다면 방문객이 많은 주말보다는 평일에 가는 것이 좋고, 가급적이면 놀토를 피하자. 예약하기 전에 농장 운영자에게 단체손님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한산한 것보다 북적거리는 게 좋다면 반대로 하면 된다.
잘 여물어가는 탐스러운 딸기
인터넷 검색창에 딸기, 딸기농장, 딸기농장체험, 딸기 따기 등을 찾아보면 전국각지에 무수히 많은 농장들이 있어 어떠한 기준 없이는 결정하기가 쉽지가 않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어떤 과일이든지 계절과 상관없이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 제철과일이 최고인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 딸기는 봄이 제철이라지만 계절이 봄이라고 전국어디서나 딸기 맛이 좋은 것은 아니다.
딸기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11월부터 1월까지는 경상남도 딸기가 맛이 가장 좋고, 1월부터 2월까지는 전라남도 딸기가 맛이 가장 좋으며 2월부터 5월까지는 충청남도의 딸기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물론 ‘2월이니 경상남도 딸기는 먹지 마시오.’ 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각 지역마다 다른 시기에 최고의 맛을 낸다는 것이다.
지금은 4월. 충청남도의 딸기가 최상일 때이다.
충남에서도 논산은 전국최대 딸기산지로 전체 농가의 50%이상이 딸기를 재배하고 있어 '딸기의 도시' 라고 불러도 될 정도. 논산평야의 풍부한 일조량 아래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는 논산의 딸기는 특히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천적농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매년 4월에는 딸기축제가 열려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 기타 딸기 주산지
1) 전라남도 담양: 과학적이고 표준화된 재배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 전라남도 강진: 친환경 딸기를 생산하고 있는 ‘딸기 꽃 필적’ 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도토리 크기만 한 딸기 열매에 하트 모양의 플라스틱 캡을 씌워 보름 남짓 키워낸 하트 모양의 딸기가 독특하다.
3) 경상남도 거창: TV 프로그램 1박 2일에 소개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분지지형으로 일조량과 지하수가 풍부해 당도가 매우 높다.
3) 경상남도 진주: 진주의 초록마을은 콩기름을 짜고 남은 유박과 나무가루를 섞어 1년 이상 발효시킨 천연퇴비를 사용해서 딸기를 재배한다.
4) 경상북도 고령: 가야산의 청정지역에서 자라 당도가 높고 향이 좋다.
5) 경상남도 합천: 딸기를 영하 30도로 급속 냉동하여 맛과 영양의 손실 없이 2년 동안 보관할 수 있는 ‘첫눈에 반한 아이스 딸기’ 라는 브랜드가 있다. |
현재 논산시의 약 30여개의 농가에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딸기 따기, 딸기잼 만들기, 딸기비누 만들기, 딸기화분 만들기의 기본 프로그램과 가격은 논산시에 있는 모든 농가가 동일하다.
그러나 농장의 규모나 편의시설(주차장, 화장실, 휴게실 등)이 다르고 때로는 허름한 농장도 있고 현대화 된 시설을 갖춘 농장도 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농가를 고를 때 홈페이지에서 시설소개나 체험후기를 읽고 자기의 취향에 맞게 꼼꼼하게 선택 하는 것이 좋다.
시기적으로도 최상이며 서울에서 멀지 않아 더욱 반가운 '논산 4월의 딸기' . 논산의 밭두렁에는 시뻘건 딸기들이 최고의 당도를 품에 안고 주렁주렁 탐스럽게 매달려 외치고 있다.
충청남도 논산시 광석면 사월리에 위치한 ‘평원농원’은 아직은 푸른빛이 모자란 논길을 따라가면 만나는 넓은 평야 위에 세워진 여러 채의 비닐하우스가 모여 있는 농장이다. 첫인상은 겁이 날 만큼 황량한 공간에 차갑고 쓸쓸해 보이지만 그 안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넓은 비닐하우스 안의 밭두렁에 주렁주렁 매달린 딸기들
농장체험 프로그램은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딸기 묘목 사이에 무당벌레와 칠레이리응에라는 동물성 진드기를 살포해 딸기에 붙어있는 식물성 진드기를 잡아먹기 때문에 이곳의 딸기는 농약 없이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한다. ‘칠레이리응에’ 는 이름과 그 모양은 우습지만 그 벌레 덕분에 딸기를 씻지 않고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딸기 무리를 잘 살펴보면 딸기가 어떻게 자라는지 그 과정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꽃이 피고, 꽃봉오리에 꿀벌이 날아들면 꽃가루 부분이 검게 변하고, 그 후 꽃잎이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딸기 열매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꽃이피고, 지고, 열매가 자라나고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제한 없이 딸기를 따먹을 수 있다. 그러나 따서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는 없다. 가끔씩 사람이 많은 틈을 타서 몰래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가지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재미는 있겠지만 농가를 위해 그러지 말자. 가지고 나오면 안 되는 것을 몰래 가지고 나오는 것은 도둑과 마찬가지, 욕심을 과하게 부리지 말자.
딸기가 너무 맛있어 집에도 가져가고 싶다면 밭에서 바로 수확한 딸기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밭에서 바로 수확한 딸기를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다.
딸기는 3~4개만 먹어도 성인이 하루에 섭취해야할 비타민 권장량으로도 충분할 만큼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비타민 C는 미백효과가 뛰어나 피부미용에 효과가 좋으며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그러나 당도가 높기 때문에 과하게 먹으면 해가되니 조조심해야 한다.
하루를 멀다하고 안전하지 않은 음식 출현에 마음 졸이는 요즘 '8천원'으로 건강한 음식을 마음 놓고 원하는 양껏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딸기는 색이 딸기 밖으로 흘러나올 만큼이나 빨갛고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흐르는 것으로 고른다. 색이 흐리멍텅하거나 윤기가 없는 것은 당도가 그만큼 떨어진다. 보통 수확할 때는 70%정도 붉어진 것을 고르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먹는 경우에는 꼭지가 있는 부분까지 붉게 달아올라 파란 꼭지가 ‘쫑긋’ 하고 위로 솟아오른 것이 제대로 물오른 딸기다.
모양은 원추형으로 예쁘게 생긴 것이 맛이 좋다. 울퉁불퉁하거나 역삼각형, 기형인 것은 좋지 않다. 모양이 고르지 않은 것은 꽃가루받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그렇게 생겨먹은 것으로 맛도 역시 좋지 않다. 딸기는 예쁜 것이 맛도 좋고 못생긴 것은 맛도 없다. 너무 큰 것 역시 속이 비어있거나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것을 고른다.
여러 번 따서 먹다보면 어떤 모양과 색의 딸기가 맛이 좋은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점점 딸기가 맛있어 지는 기분이 드는 것도 그 이유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나중에 마트에서 딸기를 살 때도 당도가 높고 맛좋은 딸기를 고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딸기는 이렇게 생긴 것이 진짜 달고 맛이 좋다.
딸기를 딸 때는 두 번째 손가락과 세 번째 손가락 사이에 딸기 꼭지를 넣고 손목을 ‘까딱’ 하고 꺾으면 ‘똑’ 하고 줄기에서 딸기가 분리된다. 손에 너무 힘을 주면 딸기가 뭉그러지므로 손바닥 안에 딸기는 살포시 감싸준다.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 사이에 넣어서~ '까딱' 하면
'똑' 하고 떨어진다.
딸기가 워낙 맛이 좋아 "똑.똑.똑.쩝.쩝.쩝." 따먹는 재미에 빠지다 보면 어느 순간 절제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입 속으로 딸기를 가져다 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본전은 뽑고 가겠다!" 라는 생각이나 혹은 "옆의 사람들보다는 내가 더 많이 먹을 테다!" 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
너무 좋은 것도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니 적당히 하자. 배를 채우기 보다는 자라나는 딸기 구경도 하면서 당도가 높은 딸기를 골라내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 농장체험의 목적이다. 같은 가격으로 많이 먹고 싶다면 마트에서 사먹는 게 훨씬 이득인 것은 당연하니 많이 먹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농장대신 마트로~~
원 없이 먹어보셔유~
딸기 맛있게 먹는 사진 촬영 중인 꼬마들
딸기 따기 이외에도 추가의 돈을 내면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 중에 가장 재미있고 쉽기 때문에 해 볼만한 것은 딸기잼 만들기로 딸기의 꼭지를 따고 손으로 주물락 거려 뭉갠 후에 냄비에 설탕과 함께 넣어 끓이면서 저어주면 간단하게 완성된다.
부드러운 감촉의 딸기를 주물락 거리면 정서발달에도 좋으며 향기로운 냄새가 코를 뚫고 들어와 머릿속으로 쏴아 퍼지는 게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까지 있다.
딸기 꼭지를 따서~
조물락 조물락 뭉게고~
저으면서 끓이면 완성
아토피 피부에 특히 좋다고 알려져 있는 딸기 비누는 세안 때 마다 달콤한 향이나 아이들이 더욱 좋아한다.
만드는 법도 그리 어렵지 않다. 비누 베이스를 중탕으로 녹인 후 믹서에 간 생딸기와 비타민 E, 글리세린, 캐모마일을 한 방울씩 넣어 준비한 후 비누 틀에 넣고 30분 뒤 틀에서 꺼내면 된다.
생딸기가 그대로 들어가는 비누
원하는 비누틀을 골라서~
30분이면 완성
딸기 농장에서만 먹기 아까워 집에서 길러보겠다면 딸기 모종을 화분에 담아서 가져갈 수 있다.
집에서 키우려면 낮에는 햇볕에 내놓고, 밤에는 영상 5℃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장소에 놓아두면 된다. 1~2일에 한 번씩 물을 주되,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농장에서처럼 튼실한 딸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딸기 모종 화분
그 외에도 농장의 식당에서는 딸기로 만들어 씨가 드드득 씹히는 딸기 인절미와 딸기를 넣어 만든 고추장 비빔밤, 시골잔치 국수를 먹을 수 있다. 딸기로 이미 배를 든든히 채웠겠지만 뭔가 허전하다면 별미를 즐기는 것도 좋다.
여유가 있다면 농장 근처에서 조금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강아지, 오리, 닭, 토끼가 있는 동물농장을 구경하거나 넓은 들판에 널려있는 향긋한 향의 봄 냉이를 캐는 것도 좋다. 호미는 농장에서 빌릴 수 있으며 한사람당 한봉지씩 가져갈 수 있다.
농장 근처의 동물농장
들판에서 향긋한 봄의 냉이 캐기
붉고 탐스러운 자태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달콤한 4월의 논산딸기. 4월에는 땅이 주는 건강한 비타민을 배터지게 먹는 호사를 누려보자.
◆ 가는 방법
1) 호남선 기차: 용산역 → 논산역 → 농원 (논산역에서 택시로 12분 약 \6,000)
2)고속버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 논산버스터미널 → 농원 (논산역에서 택시로 12분 약 \6,000)
◆ 이용요금
딸기 따기: \8,000 딸기잼 만들기: \8,000 딸기비누 만들기: \5,000 딸기화분 만들기: \4,000 잔치국수: \4,000 / 딸기 고추장 비빔밥: \5,000
◆ 주변관광지역
백제군사박물관, 나드리승마장, 윤증고택, 노성산성, 탑정호, 관축사, 지당박물관 등 |
출처: 노메드 뚜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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