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나들이
1박 2일을 대신한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나들이이다. 긴 기다림의 끝을 지난 만남이다. 614회 가족 모두모두 보고싶다.
2022년 4월 18일부터 2년 1개월 만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다. 모임에서 단체 여행을 못한 게 코로나 영향 가운데 큰 부분이다.
삼척, 울진으로 1박 2일 일정을 정해 단톡방에 올렸다. 2019년 상반기는 영주로, 하반기는 울산으로 수요일, 목요일 여행을 다녀왔다.
‘한 회원이 화요일, 수요일 가자’고 제안한다.
‘다른 회원은 주말만 가능하다’고 한다.
‘또 다른 회원은 일요일은 불가능 하다’고 한다.
6가족 12명인데 요일 정하기가 어렵다.
여행지는 1일차 삼척에서 해상케이불카를 타고, 해신당공원도 보고, 용화관광호텔에서 숙박하고, 2일차는 울진에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을 타는 ‘안’이다. '장소가 좋다’는 회원도 있고, 밀양 수자원공사 휴양지를 추천하는 회원도 있다. 이래저래 날짜와 장소가 맞지 않아 1박 2일 여행은 연기했다.
대안으로 군위군 효령면 간동유원지길에 있는 이로운한우에서 점심을 먹었다. 청송, 의성에서 내려오고 경산, 대구에서 올라가는 중간 지점이다. 가장 가까운 곳 의성에서 11시 30분에 먼저 도착했다. 주말에는 예약을 안 받고 있지만 의성 사모께서 지인을 통해 12명을 수용하는 단독방을 잡았다.
평소 대구에서 50여 분 소요된다. 중앙고속도로 칠곡IC에서 다부터널까지 정체되어 1시간 30분 걸려 12시에 도착했다. 청송, 경산에서도 정해진 시간에 속속 합류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한 사람이 불참해 11명이 모였다.
2년 반만에 만남이라 서로 악수하고 포옹도 하고 인사하느라 정신이 없다. 임관 시험과 교육을 계기로 만난지가 29년이라 형제자매 같이 정이 많이 들었다. 강산이 세 번 변하는 동안 이런저런 사유로 6명이 떠나고 6명만 남은 모임이다.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마라’고 했다.
식당은 식육코너에서 고기를 사서 식당으로 이동하여 상차림비 1인당 3천 5백 원을 주고 먹는 곳이다. 군위군의 한우 작목반이 직접 운영하는 한우고기 전문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이다.
안창살과 갈비살을 3번에 걸쳐 521,700원어치 구입하여 원도 한도 없이 맛나게 먹었다. 한우구이에 소주, 맥주가 돌고 또 돈다. 서로 잔을 권하며 웃음소리가 끝이 없다.
회장의 인사가 있고, 총무가 ‘모임을 못해 회비가 8백만 원 이상 적립 되었다.’고 보고를 했다. 젊은 회원 한 사람이 긴급 제안을 한다. 오래간만에 사모들도 모였고, 코로나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데 격려금을 주자고 한다. 회장 주관 하에 의논한 결과 사모들께 50만 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사모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소고기도 먹고 생각지도 못한 격려금도 받으니 기쁨은 두 배다.
밥은 물냉면, 비빔냉면, 누룽지를 각자 취향에 따라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2층 야외 카페에서 남과 여 둘로 나누어 카페라떼와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정담을 나눈다. 시원한 봄바람과 맑은 하늘에 날씨도 좋다. 간동유원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때 총무가 폰으로 사모들 계좌로 50만 원씩 입금한다. ‘띵동 입금 확인,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한다. 6. 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총무도 덤으로 금일봉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하반기는 10월 29일 토요일부터 30일 일요일까지 경남 밀양에서 만나기로 잠정 약속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고 헤어졌다. 내년에는 모임 30주년이다.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야겠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오늘 내가 한 걸음 내딛는 순간이 모여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온다. 우리네 삶 자체가 여행이다.
(2022년 4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