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문학교실
강사 시인 전선구
봉 화 중 학 교
봉화 중학교 찾아가는 문학 교실
주제 1.신재 주세붕과 소수서원 시조 오륜가
2.안축의 경기체가 죽계별곡
3.전선구의 신 죽계구곡가
오륜가(五倫歌)
주세붕
1495(연산군1)~1554(명종9)
조선조 중종 때 서원(書院)을 창시한 학자. 자는 경유(景遊) 호는 신재(愼齊).본과은 상주(尙州).15522년(중종17)에 문과에 급제, 풍기군수로 재직중 1542년(중종37) 백운동(白雲洞)에 고려말의 학자 안향(安珦)의 사당을 세우고 1543년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紹修書院)을 창설하였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의 최초의 서원이다. 청백리로 일생을 보냈으며 조야에 신망이 높았다.
[1]서시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 삼강오륜의 말을 들으려므나,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2]부자유친(父子有親)
아버님이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없었을 것이다.
이 덕을 갚고자 하니 하늘같이 끝이 없구나.
[3]군신유의(君臣有義)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
4]부부유별
남편이 밭 갈러 간 곳에 밥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밥상을 들여오되 지아비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남편은 고마우신 분이니 삼가고 조심해야 할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5]형우재공(兄友弟恭 長幼有序)
형님이 잡수신 젖을 나까지 먹습니다.
아아 우리 아우야 어마님 너 사랑이야
형제간에 화목하지 못하면 개돼지라 할 것입니다.
[6] 장유유서(長幼有序)
늙은이는 부모님과 같고, 어른은 형과 같으니,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 것인가.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
감상
윤리 도덕의 실천을 목적으로 한 일종의 교훈가로서 삼강오륜에 맞추어 지은 연시조이다. 오륜가는 총 6수로 오륜을 배우라는 권유를 담은 서시를 비롯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형우제공, 장유유서 순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륜가에 나타난 주세붕의 시조는 어떤 대상을 의도적인 조작을 가하지 않고 진실로 표현하였고, 모든 사람들이 알고 행해야 할 오륜이 모든 이가 보기 쉽도록 국문 시조로 지어진 점에서 백성을 가르치고 계몽하는 교훈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핵심정리
형식 : 연시조
성격 : 유교적, 교훈적, 직설적
제재 : 유교의 덕목인 오륜
竹溪別曲
안축
별곡別曲
중국식 한시(漢詩)에 대하여 독특한 가락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가사(歌辭)’를 이르는 말. [관동별곡·청산별곡 따위.]
경기체가景幾體歌
고려 중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학자들 사이에서 불려진 장가(長歌)의 한 형식. 끝에 景幾何如’ 또는 ‘景긔엇더니잇고’란 후렴이 붙는 것이 특징임. [한림별곡(翰林別曲)·죽계별곡(竹溪別曲)
-해설-
고려 충숙왕(忠肅王) 때 강릉도(江陵道) 순무사(巡撫使)로 있던 근재(謹齋) 안축(安軸.1287∼1348)이 지은 경기체가(景幾體歌). 전체 5장. <근재집(謹齋集)> 권2와 <죽계지(竹溪誌)>에 수록되어 있다. 작품의 배경인 죽계는 지금의 경상북도 풍기에 있는 시내 이름이며, 풍기의 옛 지명인 순흥(順興)은 안축의 관향(貫鄕)인 동시에 고향이다.
제1장은 죽계의 지역적 위치와 경관을, 제2장은 누ㆍ대ㆍ정자 위에서 유흥하는 모습을, 제3장은 향교에서 공자(孔子)를 따르는 무리들이 봄에는 경서를 외고 여름에는 현(絃)을 뜯는 모습을, 제4장은 천리 밖에서 그리워하는 모습을, 제5장은 성대(聖代)를 중흥하여 태평을 길이 즐기는 모습을 각각 노래함으로써, 고려 신흥사대부의 의욕에 넘치는 생활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형식은 제2∼4장에서 비교적 정돈된 3ㆍ3ㆍ4/3ㆍ3ㆍ4/4ㆍ4ㆍ4조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제5장은 앞부분 전체가 4ㆍ4ㆍ4조로 일관되고, 제1장은 4ㆍ3ㆍ4조의 파격(破格)을 보이며, 제4ㆍ5장의 일부에서는 '경기하여'가 탈락되기도 한다.
동시에 이두의 사용이 빈번하다. 정돈된 형식과 정돈되지 않은 형식의 뒤섞임에서 <죽계별곡>은 경기체가 장르의 형성과정을 보여준다. 고려 신흥사대부의 의욕에 넘치는 생활감정의 표현은 <한림별곡>과 궤를 같이한다.
현대어 풀이
제1장 죽계의 지역적 위치와 경관
죽령 남쪽, 안동 북쪽, 소백산 앞의
천 년의 흥망 속에도 풍류가 한결같은 순흥성 안에
다른 곳 아닌 취화봉에 임금의 태를 묻었네
아, 이 고을을 중흥시킨 모습 그 어떠합니까
청렴한 정사를 베풀어 두 나라(고려와 원나라)의 관직을 맡았네
아, 소백산 높고 죽계수 맑은 풍경 그 어떠합니까
재2장 누.대.정자 위에서 유흥하는 모습
숙수사의 누각, 복전사의 누대, 승림사의 정자
초암동, 욱금계, 취원루 위에서
반쯤은 취하고 반쯤은 깨어, 붉고 하얀 꽃 피는, 비 내리는 산 속을
아, 흥이 나서 노니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풍류로운 술꾼들 떼를 지어서
아, 손잡고 노니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제3장 향교에서 공자를 따르는 무리들이 봄에는 경서를 외고 여름에는 현을 뜯는 모습
눈부신 봉황이 나는 듯, 옥룡이 서리어 있는 듯, 푸른 산 소나무 숲
지필봉(영귀산), 연묵지를 모두 갖춘 향교
육경에 마음 담고, 천고를 궁구하는 공자의 제자들
아, 봄에 읊고 여름에 가락 타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매년 3월 긴 공부 시작할 때
아, 떠들썩하게 새 벗 맞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제4장 천리 밖에서 그리워하는 모습
초산효, 소운영이 한창인 계절
꽃은 난만하게 그대 위해 피었고, 버드나무 골짜기에 우거졌는데
홀로 난간에 기대어 님 오시기 기다리면, 갓 나온 꾀꼬리 노래 부르고
아, 한 떨기 꽃 그림자 드리워졌네
아름다운 꽃들 조금씩 붉어질 때면
아, 천리 밖의 님 생각 어찌하면 좋으리오
초산효와 소운영이라는 기녀들과 동산 후원에서 노닐던 좋은 시절에,
꽃은 만발하여 난만한데, 그대 위해 훤히 트인 버드나무 그늘진 골짜기로,
바삐 거듭 오길 기다리며 홀로 난간에 기대어, 새로 나온 꾀꼬리 울음 속에,
아! 한 떨기 꽃처럼 검은 머릿결이 구름처럼 흘러내려 끊임없는데,
타고나 천하절색인 소도홍(小桃紅)만한 때쯤이면
아! 천리 먼 곳에 두고 서로 그리워함을, 또 어찌 하겠습니까?
제5장 성대를 중흥하여 태평을 길이 즐기는 모습
붉은 살구꽃 어지러이 날리고, 향긋한 풀 우거질 땐 술잔을 기울이고
녹음 무성하고, 화려한 누각 고요하면 거문고 위로 부는 여름의 훈풍
노란 국화 빨간 단풍이 온 산을 수놓은 듯하고, 기러기 날아간 뒤에
아, 눈빛 달빛 어우러지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좋은 세상에 길이 태평을 누리면서
아, 사철을 놀아봅시다-遊伊沙伊多'』
<죽계별곡>은 '불변의 시간→봄→봄, 여름→여름(과거/현재)→사계절'이라는 시간의 질서를 보이면서 연이 전개되고 있다. 이를 놓고 보았을 때, 다음과 같은 질서를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봄과 여름이 생물의 성장기에 대응된다면, 가을과 겨울은 그 쇠퇴기에 대응된다. 이 작품에서 봄과 여름만이 개별적으로 거론된 것은, 제 1연에서 말한 '순흥의 한결같은 풍류와 드높은 기풍'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순흥이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그러한 성격은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뻗어나가야 할 것이지 쇠퇴해서는 안 될 것으로 여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 4연에서,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간적 변화가 잠시 긍정되어 이별과 상사라는 갈등의 모습을 드러내기는 하였으나, 제 5연에 이르러 그 사실은 전면 부정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四節遊伊沙伊多'는 제 1연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간의 변화나 구분을 부정하는 말이다. 봄이니 여름이니 구분이 없이 사철 노니는 풍류를 갖자는 것이다. 죽계별곡에 나타난 연의 전개 방식은 시간에 주축을 두면서, 그 변화를 부정하여 변함없는 풍류의 지속을 희구하였다고 할 수 있다.
죽계구곡가(竹溪九曲歌)
자경 전선구
序詩
소백산 내린 물이 절경 구곡 지어낼 제
절 한간 서원 하나 아름답게 더 지어서
여래음 성인심 함께 대자연에 담았구나.
一曲 中峰合流
천지간에 음양 조화 세상만물 생성한다
비로, 국망, 내린 옥류 은밀한 사랑으로
죽계천 발원하여서 천리 낙강 들고있다.
二曲 金堂磐石
초암사 추녀 앞에 너래 반석 펼쳐 두고
양천의 맑은 향기 산 그림자 감쌀 때면
범부도 이 경에 취해 탈속한 듯 하여라.
三曲 龍湫
누 천년 늙은 용은 여의 용주 얻었는가
한 여름 더위 속에 온 전신 한기 들 때
저 뇌성 먹구름 몰아 잠든 용을 깨운다.
四曲 靑蓮東崖
청련화 피던 언덕 서천 마냥 고운 곳이
동애가 어디인지 지향 할 수 없는 오늘
아 청산 세월을 안고 너도 늙어 가느냐.
五曲 沐浴潭
산 벚꽃 고운 영자 목욕담에 비춰는 날
밤 깊어 별이 내려 오순도순 목욕할 때
귀촉도 구 슬픈 울음 봄밤만 깊어 간다.
六曲 梨花洞
깊은 봄 한적한 들 하얀 꽃이 가득해도
그 무슨 꽃인가를 분간 못할 잿빛 노안
한가득 열매 익을 때 심안 밝혀 보리라.
七曲 柏子潭
짓 푸른 잣나무를 뉘가 베어 관을 지어
오늘은 어느 청산 한 줌 흙이 되었는고
백자담 맑은 물만이 무심하게 흐르는데.
八曲 金城磐石
너래 반석 펼쳐진 곳 이 곳이 금성인가
긴 세월 파고 헤쳐 몸살 앓는 절경에서
몸 깎아 무늬 새겨서 사초 적는 반석아.
九曲 翠寒臺
비취 빛 맑은 물에 마음 한쪽 드리우고
성인 심 얻으려고 마음 한쪽 씻어 보면
티 없이 밝고 맑은 맘 가슴에다 담을까.
結辭
글 한 줄 얻으련 맘 죽계천에 들렸더니
몇 세월 미로 속에 옛 흔적은 희미한데
초암사 저녁 종소리만 가슴에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