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준기 - 리얼리티와 팬터지의"초월성";과 "무한성'에 관하여(part 2)

[정광철]

		백 준기 - 공주대학교 만화예술학부 교수
	⊙ 팬터지의 역사와 '무한성ㆍInfinity'
	영상, 상상(想像)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現出시키다ㆍphantasein'에서 나타내듯 이 의식 속에 직관적 심상을 떠올리는 작용을 의미한다. 이미 칸트도 '상상력ㆍeinbildungskraft'이 대상의 현존재를 기대하지 않고 직관하는 능력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상상은 지각과 달라서 외계 사물을 대상으로 갖지 않으며, 더욱이 명백한 직관성을 갖춘 심상을 의식 중에 생기게 한다. 단순히 흩어져 있는 소재를 자유로이 결합하여 하나의 통일로 만드는 능력을'팬 시ㆍfancy'라 부르고 그보다 더 깊은 의미의 상상으로서의 '구상력ㆍimaginati- on'과 구별했다. 구상력은 팬시(15세기 영어권에서는 fancy라는 말이 파생되어 心象 형성능력으로서 이 공상력이 상상력과 함께 쓰이자, 18세기말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S.T. 콜리지는 상상력 이란 대상과 융합' 통일하는 시적 창조력이고, 공상력은 대상을 단순히 결합하는 능력에 지나지 않는다 하여 뚜렷이 구분하고 있다. 이는 이야기의 가공성을 허구라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여러 원리를 대신하여 이야기의 질서를 잡아주는 규칙으로 보아 팬터지의 문학적 의의를 성립한 것이다.)의 능력을 전제하면서도 인간의 주관 일반 이 정립되는 때에 나타나는 보다 높은 창조력에 의해 생기를 띠며, 그 무한한 힘을 유한한 개개의 주관에서 반복한다. 또한 19세기말 E. 네즈비트는 마술적 존재를 그린 아동문학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주제들을 <일상의 마술>이라 하여 팬터지라는 이름을 붙여 처음으로 명확한 정의를 내렸다. 오늘날에는 환상문학 가운데 괴기와 공포를 주제로 하지 않는 작품, SF 가운데 과학이론에 구애받지 않는 작품, 현실과 전혀 다른 자유로운 발상에 의한 작품, 가공의 신화적 세계를 무대로 영웅 모험담을 그린 작품 등을 가리킨다. 영국 에서는 팬터지의 독자적인 뜻이 인정되어 문학의 최고 형식이라 불리는 동화와 함께 문학적으로 성숙하였다. 프랑스에서는 18～19세기에 걸쳐 요정이야기가 유행하였지만 괴기소설, 암흑소설 에 밀려 A.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1943) 등을 제외하고는 공포이야기가 팬터지 로 불리는 예가 많았다. 따라서 팬터지의 걸작은 앵글로색슨 및 북유럽 권에서 나 왔으며, L.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1865), L.F. 봄의 「오즈의 마법사」(19 00등이 대표적이다. 팬터지는 흔히 도피문학이라고 비판되지만, 1938년 발표된 평론 '요정이야기에 대하여'에서 J.R.R. 톨킨이 도피를 용기 있는 행위로 평가한 뒤 인식이 바뀌어 오늘날에는 높은 선호도를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서 얻고 있다. 20세기 후반에는 특히 근대의 아동용 공상이야기를 전승문학으로부터 구별하는 장르로서 '팬터지'를 쓰고 있으며, 이에 비하여 성인용 공상이야기는 '어덜트 팬터지'라 하여 구별한다. 회화에서는 20세기 초에 초현실주의자들에 의한 환상성의 추구와 환각세계의 배경으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바로 그 하나는 '반 예술로서의 다다 '이며, 다른 하나는 '초현실적 꿈의 세계'였다. 그 중에 막스 에른스트(Max Ernst 1891∼1976 ) 는 환각으로 얻어진 체험을 이미지로 드러내는 방법으로 꼴라쥬ㆍCollage와 프로타 쥬ㆍFrottage, 그라타쥬ㆍGrattage, 데칼코마니ㆍDecalcomanie 등의 기법을 확립했 다. 이 기법들은 전통적인 미학과는 연계성을 갖기 어려운 미술사상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의 꼴라쥬 방식은 이미 형이상 회화파(形而上 繪畵派ㆍpittura metafisica) 의 G. 키리코(Giorgio de Chirico, 1888∼1978)에 의해 시도된 바 있는 데뻬이즈망ㆍdepaysment의 방법이다. 에른스트는 일상적인 실체들의 무관계한 만남과 조우를 통해 백일몽을 연 상케 하는 환상과 우수에 찬 화면은 그의 꼴라쥬 연작을 더욱 자연스럽게 했다. 19 25년 그는 147점의 꼴라쥬와 그것들을 주제로 한 '꼴라쥬 노블'까지 창작하게 된 다. <百頭女ㆍLa femme 100 Tetes>(1929)【그림 07】, 182컷의 정밀한 평면 드로잉으로 제작된 <善 주간ㆍA Week of Goodness>(1934)【그림 08】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전통적인 명암법과 19세기 조각술을 평면적으로 동원하고 기묘한 영상을 첨 가시켜 구성적 구조가 매우 환상적인데, 그들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기괴하고 악 몽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외에도 <식물도감도>(1920) 는 미생물이나 현미경 사 진을 꼴라쥬한 작품이며, <중국 나이팅게일'Chinese Nightingale>(1919)이나 <젊은 신부의 해부' Anatomy of a Young Bride>(1921)에서 포토 꼴라쥬는 형태를 이룩하는 능력을 나타낸다.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을 그는 시각적 영상의 연금술이라 했 으며, 외관의 변경 또는 그 전체를 변모시켜 표현했다. 꼴라쥬 에서의 모순된 요소 는 조합과 같은 구성적 기교와 원칙에 의해 또 다른 화가들의 관심사가 되어 문학, 영화, 음악에 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기에 이른다. 에른스트는 이러한 꼴라쥬의 작용 에 대해 '서로가 전혀 관련 없는 상형적인 여러 요소들을 접근시켜 미지의 세계를 만드는 것' 이라 했다.
	【그림 07】막스 에른스트(Max Ernst 1891∼1976 ), <百頭女'La femme 100 Tetes>, drawing, 1929년, 에 른스트는 <백두녀>와 함께 새로운 미술형식인 <Collage Novel>을 만들어 낸다. 꼴라쥬 노블의 구성적 인 구조는 전통적으로 환상적이다. 그는 19세기 판화들을 이 작품을 위한 기초로 사용하며, 거기에 기 괴한 이미지들을 덧붙임으로써 그것을 변형시키거나 실제적 구조는 변화시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초 현실주의 이미지들은 단순히 몽상적일 뿐만 아니라 기괴하고 악몽 같다. 에른스트는 이 시기에 반은 새이고 반은 짐승(半鳥半獸)인 신비한 로프로프ㆍLoplop를 일련의 꼴라쥬 작품들에서 소개한다. 이것의 형태 구성은 종이의 평평한 표현을 강조함으로써 관념적인 꼴라쥬 노블과는 전적으로 다르며, 오히려 기본적으로 입체주의적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로프로프는 화가로 가장하여 그의 강박관념들 중 몇 몇을 표현하는 에른스트를 표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로프로프 주제의 변형들인 여러 점의 커다란 패널 화들은 에른스트가 모습을 드러냈던 그의 영화 <L'Age d'or>에서 브뤼엘에 의해 사용되어진 석고로 발 린 합판 벽들에 의해 부분적으로 영감을 받아왔다.(이윤경,'막스 에른스트 작품에 나타난 환상성에 관한 연 구', 홍익대 대학원, 1987., 참조)
	【그림 08】막스 에른스트, <善 주간'A Week of Kindness>, drawing, 1934., 이 작품 역시 그의 대표 적인 꼴라쥬 노블이다. 총 182 컷의 프레임으로, '순서대로 보아 줄 것'이라는 주문과 함께 글 없이 그림만의 이미지 맥에 의한 순차적인 진행을 보이는 환상적인 초현실주의의 스토리의 이미지 맥이다. 처음 이 꼴라쥬 노블이 발표되었을 때, 누구도 주목해 보는 이가 없었으나, 지난 세기말(1998)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가 금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선정하는 100인 100점의 미술품 중에 랭킹 1위로 링 크된 작품이기도 하다. 당대에는 누구도 이를 일컬어서 만화라 부른 이 없었고, 오늘날에 와서도 이 를 일컬어 만화라 부를 이 드물겠으나, 이제는 신개념의 대안만화 형식을 모색해 볼 때, 단연코 만화 의 에센스를 선취해 준 작품으로 그 공적이 크다. 그 연유는'환상성'과'몽환성','연속성'과'서 사성'이라는 만화의 형식과 내용을 견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지 맥>을 통한 차세대의'제 3의 장르', 또는 새로운 '소통과 표현'매체로 정착될 가능성을 담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타쥬는 프로테ㆍfrotter라는 동사형(마찰하다, 문지르다, 비비다)의 명사로서 꼴라쥬와 같이 반회화적인 탐구의 성과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유년시절의 프로타쥬에 대한 체험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동전의 표면이나 요철이 저부조된 물건들을 책갈 피에 끼워놓고 문지르기, 식물들의 다양한 나뭇잎들을 종이 밑에 넣고 비비고, 마찰 하여 얻어내는 질감ㆍmateriel은 사물의 결ㆍ texture을 넘어 환상성의 희열감과 아 울러 환각의 질료적인 체험을 우리 무두에게 주었다. 필자의 경우는 소년시절 늦게 까지 가슴을 설렜던 프로타쥬의 각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투박한 헝겊이나 마대를 밑에 깔고 문질러서 종이의 질감을 바꾸던 기억은 오래도록 정서적인 충족감과 더불어 환상세계의 체험으로 남아 있다. 1924년 에른스트는 34매의 <박물지>를 출간한다. 우주 창조적 식물에 관한 것, 동물에 관한 것, 의인화한 것 등인데 이들은 그림을 초월하여 즉물적인 소재와 기술로 자극되는 황홀한 환각세계를 창안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이들은 상상력과 현 실 사이에 놓여 있기 때문에 우리를 격려하는 친숙한 공간과 존재로 만들어 내었 다. 그 외에도 에른스트는 단순한 프로타쥬 형상에 색채까지 끌어들이게 되고, 소묘 에만 활용하던 프로타쥬를 유화에 적용함으로써 '그라타쥬ㆍGrattage'방법을 고안해 낸다. 그라타쥬는 캔버스에서 밑그림에 놓인 물체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해 냈 다. 이 기법은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작품에 도입하게 된 다. 또한 자동성과 우연성의 기록을 위한 또 하나의 기법으로 '데칼코마니ㆍDecal- comanie'기법이 있다. 이는 원래 전사술(轉寫術), 전사화(轉寫畵)의 뜻으로 유리판이나 아트지와 같은 수분이 흡수되지 않는 바탕 위에다가 물감을 듬뿍 묻히고 나서 그 위에다 종이를 닿게 하여 환상적인 형태가 생기도록 하는 것으로서 작가도 예측 못 하는 대칭적인 우연한 효과를 얻게 된다. 이들은 단순한 기법을 넘어서 생명화한 자연으로의 삽입, 혹은 융합의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기법은 환각세계의 재료와 기법. 매체가 되어 정신분석학적 통찰력을 초월하여 무의식과 우연성의 문제로부터 환상성과 무한성의 끊임없는 증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초현실주의 미술의 르네 마그리트(1898～1967)【그림 09】와 살바도르 달리(1904～1989)【그림 10】의 경우, 전자는 도치와 전이의 데뻬이즈망, 또는 개념적 치환으로의 초현실을 만들어 냈다면, 후자는 무의식의 환영'illusion과 환각세계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작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그들의 이미지 트레이닝은 후 대의 화가들에게는 귀감이 될 만큼 학예적인 발상과 연금술사와 같은 장인적인 면모를 함께하는 이들이다. 심리학 용어로서의 '팬터지'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을 떠올려 욕망의 충족을 꾀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최근의 심층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은 공상력 의 작용이 무의식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여 팬터지 문학과 심리학을 연관시 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파스칼 세계대백과사전」, 28권, 동서문화사, 1996., pp. 16707～16708 참 조要)
	【그림 09】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1967), <백지 위임장'Carte Blanche/ Le blanc-seing>, Oil on Canvas, 81×65cm, 1965., 이 작품의 제작 방법은 창문 앞에 놓여진 그림을 표현한 작업들의 또 다른 변이 형태의 작업 이다. 두 나무 기둥 사이의 나뭇잎들의 부분은 뜻하지 않게 나무의 기둥과 말 의 엉덩이와 왼 쪽 다리 는 또한 말이 지나가고 있는 나무들과 공간적인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미 1964년에도 이와 같은 드로잉을 보여 준 바 있다. 나무 둥지에 기립한 신사를 숨기거나 분화하는 인물은 우리에게 또 다른 몽환성을 획득해 준다. 결국 우리의 육안에서 벌어지는 망막 상의 착시와 교 란, 시지각적 일루전과 더불어 리얼리티와 팬터지의 문제는 마그리트에게 있어서 진실로 실재하는 세 계와 외면적인 세계, 즉 가시적이고 감각적인 세계에 대한 미혹의 지점을 공유하도록 한다.
	【그림10】Salvador Dali(1904～1989), <십자가에 달리신 성 요한의 예수>, Oil on Canvas, 205×116cm, 1951., 신비주의에 대한 달리의 관심은 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그리게 하였을 것이다. 이것은' 정신적 찬미가'의 주석에 의한 십자가에 달린 성 요한의 표현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며, 동시에 벨 라스케즈 의 그림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있다. 천길 낭떠러지의 심연을 그린 이 그림은 <우주적 공포ㆍCosmic Terror>, <대하 물ㆍEpic Fantasy>, <히어로 물ㆍHeroic Comics>이나 <D C 코믹스(Detective Comics )>, <액션 코믹스ㆍAction Comics> 등과 같은 오늘날의 만화적 팬터지물의 배경화 제작에 있어 서 원근법적 개념을 넘어서는 공간개념의 초월성과 무한성을 제시하는'현대판 종교화'이기도 하다.
	한편 미학과 일반예술학, 그리고 미술사에서는 리얼리티와 팬터지와의 관계를 현 실과 비현실, 세계와 반세계로 파악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의 연장선상에서의 해 석, 혹은 이상향의 미메시스적 산출로서 우리의 현실에 잠복된 또 하나의 리얼리티라는 관념과 성향이 지배적인 해석이다. 예술적 상상은 현실을 자유로이 초월하면서도 현실소재의 독자적인 개혁에 의해 현실 그 자체보다 잘 파악시키려는 전형적인 존재를 창조하는 것을 본질로 하며, 그 점에서 일반의 상상, 특히 꿈과 광기에 있어서처럼 단지 우연적, 수동적, 병적인 현실변형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또 이러한 예술적 가치의 창조는 어디까지나 독자적 방법으로 행해질 것이 요구된다. 즉 예술적 상상은 가장 깊은 의미에서는 예술적 독창성의 능력으로 해석되며, 궁극적 가치개념으로 해석되기도 한다.(竹內敏雄, Ibid., pp. 252～254) 위에서 언급했듯이 문학에서는 환상, 공상, 몽상적 이야기를 가리키지만, 미술에 서는 상상, 영상, 환영'illusion으로서의 팬터지의 역사는 기후와 지리, 풍토와 문화 , 민족과 국가에 따라 각기 다르다. 15세기 영어권에서는 신화와 전설, 수많은 고전 과 민담, 서사시 낭송, 음악과 구비 문학, 그리고 상징주의 회화, 각종의 종교화, 풍자화와 초기 모험 팬터지, 검과 마법ㆍSword & Sorcery의 히로익 팬터지, 우주적 공포환상과 코스믹 호러, 스페이스 오페라와 S.F. 팬터지 등을 보여 주었다. 그 외에도 여러 지역과 민족에 따라 각 장르마다의 생물학적 증식과 상상력의 토양에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 들어서는 연극과 드라마, 무용과 오페라, 만화와 미술, 영화에 이르기까지 각 장르마다 다종다양한 팬터지를 텍스트로 차용하거나 제작 기법과 매체로 도 적극 수용하고 있다. 그 내용을 '환상사ㆍfantastic history'의 서술을 그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다 저널리스틱하고 칼럼니스트적인 방법으로 기술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원(原) 팬터지ㆍProto Fantasy 1. 각종 신화, 서사시, 우화, 전설, 민담, 너서리 라임ㆍnursery rhyme(전래동요의 한 장르, Mother Goose로도 불림), 종교 문헌, 요정담 etc. 2. 동서양의 전근대 소설 (풍자, 공상, 모험 etc.) 3. 20세기 초의 비경(秘境) 탐험소설 / 모험소설 둘째, 1920년대 이후 정착된 장르 팬터지 (하위 장르) 1. 우주적 공포 (Cosmic Terror) 2. 히로익 팬터지 (Heroic Fantasy = Sword & Sorcery) 3. 대하 팬터지 (Epic Fantasy = High Fantasy) 4. 역사 팬터지 (Historical Fantasy) 5. 이성적 팬터지 (Rationalized Fantasy) 6. 사이언스 팬터지 (Science Fantasy) 7. 어덜트 팬터지 (Adult Fantasy) 8. 신화적 팬터지 (Mythological Fantasy) 9. 오컬트 팬터지 (Occult Fantasy) 10. 다크 팬터지 (Dark Fantasy) 셋째, 하위장르의 하위장르---내용상의 분류 1. 아서리언 팬터지 (Arthurian Fantasy) 2. 켈트적 팬터지 (Celtic Fantasy) 3. 유머 팬터지 (Humor Fantasy) 4. 게이 팬터지 (Gay Fantasy) 5. 회귀 팬터지 (Recursive Fantasy) 6. SM 팬터지 (Sado-Masochistic Fantasy) 넷째, 근연(近緣',intimacy) 장르 1. 우화적 소설 (Fabulation)---주류문학 2. 스팀펑크 (Steampunk)---S.F. 3. 모던 호러 (Modern Horror)---Horror 4. 행성 로맨스 (Planetary Romance)---S.F. 5. 동화 (Children's Fantasy / Fairy tale)---아동문학 다섯째, 작품적으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상업적으로는 무시하기 힘든 출판 장르 1. D&D류 RPG의 소설화(Game Novelization) 2. 청소년 팬터지(Juvenile/Young Adult Fantasy) 3. 우주적 공포소설(Cosmic Terror) (http://opendic.naver.com/100/entry.php'entry_id=143562 참조要)
	⊙ 초월성과 무한성의 존립근거와 의미
	'앞선 시대 조상들의 삶은 우리 보다 훌륭했다. 그들의 삶은 우리보다 더욱 신과 가까웠기 때문이다.'-Platon-
	필자는 지금까지 리얼리티와 리얼리즘의 초월성, 팬터지의 역사와 무한성, 그리고 양자의 상관관계에 대해 서술하였다. 이러한 논의의 관점은 특히 근대 이후 현대에 들어와 더욱 고갈되고 황량해져만 가는 디지털 정서와 문화에 대한 숙고와 반성에 서 적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 고대인과 근대인, 그리고 현대인들에게서 점점 잃어만 가는 '리얼리티'와 '초월성', 그리고 '무한성'에 관한 문제를 숙고해야만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미술은 고대 건축의 청량함 속에서 유적한 걸음걸이로 공간을 활보하던 사람들의 리얼리티와 더불어 '초월성'과 '무한성'을 잃어버렸다. 그러 고 나서 미술은 예술의'비인간화ㆍDehumanization'(Jose Ortega Y Gasset, 1883～ 1955)를 초래하고 말았다. 예일대학의 칼스텐 해리스(Karsten Harries, 1937～ )는'예술로 여는 세 계의 창'(월간미술 이메일 인터뷰, 2002. 2)이라는 글에서'서양미술은 15세기 원근법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플라톤이 예견했듯 마술의 대가는'리얼리티의 상실'과 '초월성의 상실'을 초래하고 말았다. 리얼리티는 그것의 연극적인 재현으로 대치되었 다. 미술 자체가 시뮬라크라의 창조물임을 인지한 미술이 어떻게 관람객을 리얼리티와 초월성으로 이끌 수 있단 말인가''라는 진단을 내 놓았다. 따라서 그가 동의할 수 없다는 현대미술의 견해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예술은 더 이상 암시적인 의미를 표현하거나 수수께끼가 되기를 멈춰야 한다 는 것!, …물질이 정신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 …미술은 의미를 버린 채 존재해야 한다는 것!, …의미를 찾으려 하다가는 물질의 현존적인 의미가 가려질 수 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건물들이 다양한 재료로 지어지지만 완성된 형태 속에서 전 혀 다른 이미지로 새로 태어난다. …글자가 인쇄된 한 장의 인쇄물을 생각해 볼 때 …이야기에 심취되어 당신은 그 문자들이 거기에 있다는 생각도 잊을 것이다. 문자들은 이렇듯 투명한 물질이 되어 그것이 처음에 하려고 했던 역할을 완수할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예술이 필요하다. 객관적인 이성이 지어 놓은 집에 있는 우리들에게는 창문이 필요하다. 창문을 열어서 우리를 초월적인 세 계로 인도해 줄 예술이 필요하다.'('예술의 죽음에 대한 소고' Reflections on the End of Art, 월간미술, 2000. 2 참조) 따라서 '인간의 존위가치를 보존하는 예술이어야'함을 역설했 다. 이처럼 현대미술은 르네상스 이래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미술에 이르기까지 줄 곳 미메시스를 향한 리얼리즘의 미술이었으며 자연주의적 경향에 종지부를 찍은 사실주의 미술의 정점이자 곧 와해 현상을 불러들인 데카당스의 미술이 되었다. 그 후의 현대미술, 즉 미래주의 이후의 서양미술은 더욱 더 '평탄화'flatness' '물질화ㆍmaterialization', '실제화ㆍliteralization', '수행화ㆍperformativity를 통하여 미술과 자아의 문제, 즉 인간의 감정과 감각을 '차단'하고,'말살'하고 '제거'해 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하 여 지난 한 세기(20세기)를 거의 다 소진했다. 이러한 현대미술 문화상황에서 만화의 역할은 시각예술의 마지막 소구라는 점을 자각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만화는 공교롭게도 근대 -더 정확히는 만화의 창안자이며 아주 명민한 이론가였던 제네바 출신의 로돌프 퇴퍼(Rodolphe Topffer, 1799～1846)에 의한 패널(칸)과 프레임(틀)의 출현- 이후, 만화는 텍스트 속에 갇혀서 단 한번도 양식과 스타일의 교대를 보여주지 못한 결과가 이제 와서는 시각예술 최후의 지맥이 되었으니 아이러니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아직도 텍스트의'만화지면'과 동영상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인간의 희로애락과 감정을 절실히 표현하고 있다. 그 내용을 구성하는 세상사의 상대적인 파트너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키다리와 난장이, 뚱뚱이와 홀쭉이, 왕자와 거지, 의인과 악 당, 천사와 악마, 초인적인 수퍼맨과 괴물, 전설적인 영웅들의 팬터지아, 포르노그래피에 등장하는 선남선녀들, 사이보그와 사이버 걸들이 드러내는 인간과 기계류의 휴먼 스케일과 인류의 미래,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인간의 정체성을 묻는 요괴/요수/요마 물에 이르기 까지, 실로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들 수많은 주인공들의 캐릭터는 아직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며 인간사를 풍자하고, 유머와 위트로서 인류의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지구의 미래를 구하는 전사들로 충만한 가상공간으로 서 '시대 미학'이 잠복 해 있는 곳이다. 이처럼 만화는 이미 사라졌거나 아직 '이 세상에 없는'Unearthly'리얼리티의 '초월성'과 팬터지의 '무한성'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미술, 즉 대안 개념의 예술로서 새롭게 태어날 적절한 시기가 되었음을 우리는 도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동영상과 컴퓨터, 스크린과 모니터에 의한 디지털 만화의 등장은 만화의 한계상황과 현실적인 제약을 단숨에 걷어 내가고 있질 않은가' 무려 150여 년 동안 텍스트 안에 만 갇혀 지내다가, 이제는 기존만화의 틀을 부수고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모니터를 활짝 열고 나가면 그곳에는 다종다양한 프로그램과 툴, 인터넷과 무수히 많은 정보 검색 링크들, 디스크와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은 모두가 잃어버린 고 대의 초월성과 무한성의 회복을 위한 연모와 장치들이다. 또한 신 개념의 만화 이디엄과 문맥의 형성을 위한 새로운 미디어이며 메신저들이다. 이들을 일컬어 디지털 만화 외에도 '온라인 만화ㆍOn-line Cartoon & Comics' , '인터넷 만화ㆍInternet Cartoon & Comics', '모블 만화ㆍMobile Cartoon & Comics', '웹 툰ㆍWeb-Toon', '넷 툰ㆍ'Net-Toon', '플래시 툰ㆍFlash- Toon'… 등 명명하는 명칭도 이채롭고 흥미 있다. 이들을 연모로 하여 이루어지는 <모니터와 스크린을 기반으로 하는'Monitor & Screen based Art>의 특성, 즉 디지털 만화의 혁신성과 그 특질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탕'under'이 없는 그림이다. - 모니터와 스크린에 떠도는 이미지의 사슬고리들 - 지면 위의 메뉴얼 잉킹, 또는 착색에서 벗어난 디지털 툴에 의한 제작 둘째, 재료의 '비물질화'immaterialization'이다. - 오브제에서 디지털 미디어 제작으로의 전환 - 전통적인 재료 사용의 폐기 셋째, '오리지널'original'이 없는 그림이다. - 무한 복제와 무한 전송 시스템 - 전통적인 일품, 명품의 소멸 넷째, '비법'secret method'이 없는 그림이다. - 프로그램의 끊임없는 변형과 조합 -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없어짐 다섯째, '비물질적 소통'immaterialize communication'의 그림이다. - 예술대중과 독자 계층의 민주화, - 실질적인 예술의 대중화를 실현 여섯째, '제작기간이 단축'reduction of working'되는 그림이다. - 공방체제의 팀워크에서 개인 공간으로 - 수공예의 노작적인 작업시간을 단축
	위에 열거한 여섯 가지 디지털 만화 혹은 예술의 특질은 현대미술에 적용해도 정확히 대응되는 오늘날의 예술문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ㆍ문화 전반에 걸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문화로 이행해 가는 과정에 놓여져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위의 내용들을 시인한다는 것은 혁신적인 문호를 개방해 두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나오는 말
	'어째서 만화인가''라는 자문자답으로 이 글을 맺으려 한다. 우선 세 부류로 나누어서 답하기로 한다. 독자와 사업가, 그리고 만화계에 종사하는 소수 전문인들의 견해와 관심사가 다르기에 말이다. 우선 대중일반의 많은 독자들이 만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재미와 오락성에 있을 것이다. 또한 동시에 대리경험과 모조감정을 통한 쾌감과 충족감에 도 상당 부문을 할애하고 있다. 이들 독자들에게는 양식과 스타일, 새로운 이디엄과 문맥에는 별 관심도 흥미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오직 재미와 쾌감, 흥취와 감동을 유발하는 환상성과 선정성 등만이 취사선택의 기준이 되는 곳이다. 둘째로, 만화를 산업이나 상업성으로 접근하며, 그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가들이다. 이들은 매우 예민한 감지력으로 시세와 독자들의 취향을 읽어내어 경영 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실패한다. 1990년대 초 한국뿐만 아니라 구미의 선진 복지 국가들의 출판계에서는 CD-ROM 타이틀 속에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담아 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여 만화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도 디스크에 담아 출시했으나, 정 작 수요자들은 1995년을 지나면서, 3D의 시뮬레이션을 CD, DVD 등으로 더욱 유연 한 고화질의 이미지를 동영상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압축재현해 나가는 길로 들어섰 다. 이에 결국 CD-ROM에 사운을 건 제작 회사는 파산할 수밖에 없었던 예를 갖고 있다. 따라서 만화산업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예술성과 상업성을 긴밀히 견지하는 일 외 에도,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더불어 시대변화의 추이와 모드를 감지해야만 한다. 벌써 음악의 경우에는 CD나 MP3와 같은 저장매체 방식이 아닌 '스트리밍 오디 오'Streaming Audio'-라 하여 음악파일을 다운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음향을 전달하는 방식-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인터넷으로의 직접적인 열람성과 새로운 보존성으로 대중들의 수요와 정보 잉여도를 고급화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낙소스 온라인 뮤직 라이브러리'를 출범시킨 음반사 낙소스의 클라우스 하이만 사장 은 '음악 시장의 주역은 5년 이내 CD에서 인터넷으로'의 전환을 예견했다.(2004. 6. 3 동아일보, A17면 인터뷰 기사 참조要) 디지털만화의 경우도 이미 '플래시 카툰'과'모블 만화'역시 휴대전화를 통해 서 열람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더 이상의 저장매체를 필요로 않는다. 참으로 우리 시 대 첨단 과학기술의 변화와 기술적 진보는 오늘날의 예술문화 체계와 만화의 체제 정립조차 새로이 상정하고 있으니 진화의 끝이 무량하기만 하다. 세 번째로, 만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소수 전문인들(작가, 제작자, 미학자. 저술가, 비평가, 예술 행정가 등)의 시각이 의외로 지엽적인 편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만화를 불신하는 가장 두드러진 회의와 의혹 중의 하나는 '어째서 우리 시대에 만화가 부상하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과 해명 중에 그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만화를 부와 명예를 취하는 수단'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출 현과 더불어 5대 국가 경제지표중의 하나로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을 선정한 이래, 굴뚝 없는 성장 동력의 차세대 산업이라 하여 대학과 연구소, 기업과 산업 현장의 업체, 혹은 단체와 개인의 프로젝트에 이르기 까지 많은 지원이 따랐고, 지금도 그 지원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만화가 우리 시대에 부상하는 이유를 산업적인 논리에 초점을 두기 이전 에 미학/미술사의 급변하는 진행과 추이 속에서 감지해 내야만 한다. 최근에 사진과 만화, 동영상의 뉴미디어들은 과거의 '소통매체'에서 '표현매체'로 전화하면서 급속히 현대 예술문화 상황에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국제적으로 지명도 가 있는 초대형 전시 행사 중에는, 지난 1991년의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카툰 테크닉'을, 1992년은「휘트니 비엔날레」에서는 사진과 동영상의 '필름 매체'를 현대 미술의 주요 기법으로 상정하고 수용했으며, 그 외에도 「카셀 도큐멘타」와 「쌍 파울로 비엔날레」, 그리고 2003. 9. 20～10. 20일 까지 '創新- 현대성과 지역 성'이라는 테마 속에 '서양에 맞선 회화의 復權'을 내세었던 제 1회 「베이징 비엔날레」등의 야심적인 국제 기획/공모/초청의 초대형 전시장에는 빠짐없이 등장 할 뿐더러 그 점유율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는 현실을 보아야만 한다. 최근에 우리 국내 상황의 일각에서 혹자들은 그동안의 만화문화를 일컬어 '거품이 빠졌다!'라든가, '슬럼프에 빠졌다!', 혹은 '문화적인 대접을 견디기에 허약하다!', '비관적이다!'… 등등의 언급을 보이는 경우를 가끔 듣는다. 뜻밖에 그것도 전문가들로부터 말이다. 그러나 만화를 아끼고 사랑하며, 자기 전공에 대한 애착을 갖는 입장에서의 반어적인 표명으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정확한 현실진단을 전제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이거나, '만화미 학의 약점과 허점'(ⓑ)을 보유하거나, '지적/인문학적 지식과 교양의 결여'(ⓒ), '이해관계에 얽힌 사적 관심의 체험담'(ⓓ) 등에서 비롯된 부정확하거나 제한적인 발언으로서, 이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답변을 마련하여 우리 모두가 숙고해야만 할 과제이다. 우선 ⓐ와 ⓓ의 경우에서는 현재 우리의 만화주간지와 월간지, 단행본의 발행부수가 격감하고 대본소의 도서대여 권수가 줄었다 해서 만화가 위기라는 진단은 잘 못된 판단이다. 오히려 온라인을 통한 부팅과 접속 건수를 헤아리면 독자층은 훨씬 예상을 상회한다는 점이다. 다만 텍스트만화에 관한한 그 처소를 오프라인의 출판물에서 온라인으로 그 일부가 옮겨져 가고 있다는 현실적인 만화매체의 전환점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의 경우, 일차적인 책임은 대학의 전공교수, 미학자, 이론가, 저술가, 비평가들 에게 돌려져야 할 것이다. 기존의 만화가 예술문화의 저변에서 마이너리티가 되어, 미술사의 아웃사이더로 처분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미술 문화의 주류로 여겨지던 회화, 조각, 공예, 디자인 등의 분야가 흔들리고 있으며, 그 식탁의 중앙에는 그동안 홀대 받고 무시되어 왔던 사진, 만화 ,영상물 등과 같은 분야들이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 현실을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만화 미학의 약점과 허 점을 메우고 만화예술학의 전열을 가다듬는 일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의 경우는 이웃 일본만화계의 예를 들면 그 답이 될 것이다. 최근에 그들은 작 가, 제작자, 미학자, 평론가 등이 모여서 아주 흥미 있는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그 테마인 즉은'오늘날 일본에서는 왜 만화작가가 배출되지 않는 것일까''였다. 결론은 다소 엉뚱하게도 작가들이'만화책만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내용은 한국 만화의 현실에도 정확히 대응되는 충고로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며, 또한 우리의 만화문화 현실과 예술계에 종사하는 일원 모두에게도 주어져야 할 소임사항 으로서, 만화는 인문학적 지지기반을 포함한 인류학, 지질학, 민족심리학, 생물학적 상상력을 동반한 리얼리티와 팬터지 등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연구와 탐구가 병행되어야만 한다. 과거 일본의 대가들은 모두가 인텔리 계층의 지식인들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충언과 함께 말이다. 이 글을 마치면서 노파심에 사족을 달아 두려 한다! 원근법을 수용한 15세기 르네상스 미술과 고전주의 회화론을 폐기한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미술 이후의 미술사적 연장선상에서 본 현대미술'Modern Art !, 그리고 그러한 현대미술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 예술문화 환경을 염두에 둘 때, 오늘날의 만화 장르가 수행해야만 하는 사회문화적 기능과 역할은 참으로 막중하고도 크다. 우리시대의 만화는 시각예술 최후의 지맥에서 잃어버린 고대의 '리얼리티'와 '초월성', 그리고'무한성'의 회복이라는 문제와 더불어 인간의 정서를 표현하고 소통하며, 감정과 감각을 반영하고 교류하며, 더 나아가서는 그들을 다듬고 성취하기 위한 이 시대 '문화 수호자'Cultural Guardian'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야 만 한다. (☆「만화 규장각」의 웹진- http//www. kcomics. net ,<기획연재>, 「만화사원론」참조要)
	백 준기 - 공주대학교 만화예술학부 교수(e-mail: jkbaek@kong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