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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보다는 도마가 더 편안한 고향 같아요. 상무라는 직책이 부담스 럽습니다.”
대기업 계열 현직 조리사가 정기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해 화제다. 서울 프라자호텔 조리장 정태송씨(53)가 최근 단행된 한화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한화개발 상무보로 발령받았다. 대기업 계열 호텔에서 현직 조리사가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는 94년 신라호텔이 조리장 출신 상무를 배출한 이후 두번째다.
정태송 상무는 고교 졸업 후 줄곧 조리사의 길을 걸어왔다. 어렸을 때 경찰이 되는 게 지상목표였다는 정 상무는 미군부대 사병식당에서 근무하면서 인생항로를 바꾸게 됐다. 이 때 요리에 인생 승부를 걸겠 다고 마음먹고 제대 후 조리사 자격증을 따낸 다음 76년 서울 프라자 호텔 창립 멤버로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호텔 조리사를 식당에서 밥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어요. 어려움도 많았지만 요리가 좋아 주변 눈치 안보고 계속 노력했습니다.”
정 상무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30년 동안 빼곡하게 적어 놓은 요리 비법 노트를 간직하면서 살펴볼 정도다. 지난 97년 프라자호텔 조리 총책임을 맡은 이후에는 한번도 사무실로 먼저 출근한 적이 없 다. 먼저 주방에 가 하루 일정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함께 요리와 메 뉴를 점검했다.
정 상무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한화그룹에서 소문날 정도였다.
“조리사는 요리기술만 습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늘 연구 하고 개발하는 그야말로 수행자의 길과 똑같습니다.”
정 상무의 개인적인 목표는 후진 양성. 현재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 조리 7인방’ 제도를 활성화, 요리 연구 풍토를 정착시키는 것이란다 . SK텔레콤 조민래 전무(49)도 이동통신 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경남공업고를 졸업하고 73년 체신부 공무원으로 인 생을 시작했다. 이어 체신부(현 정보통신부)에서 통신정책국 등을 거 치면서 통신시장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데 핵심멤버로 참여, 정책기획 전문가로 성장했다. 주사 출신으로 박사급들이 즐비한 SK텔레콤의 핵 심요직에 올라 공직에서 민간기업으로 옮겨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날카로운 눈매에서 전략가다운 면모가 풍긴다. 논쟁에서도 말을 빙빙 돌리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직설적 화법이 돋보인다.
조 전무는 특히 지난해 IMT-2000 사업권 경쟁 당시 추진단장을 맡으 면서 사업권을 따낸 주역이기도 하다. 90년대부터 SK텔레콤 기조실에 근무하면서 정책 기획업무에만 주력해왔다. 현재는 대외관계를 관장 하는 대외협력부문장으로 정책 논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 통신시장 경쟁체제 실무 주역
- IMT-2000 사업권 획득
- 정곡찌르는 직설적 화법
【조민래 전무:54년 김해 / 72년 부산 경남공고 / 체신부 부산전파 감시국 / SK텔레콤 전략기획팀장 상무보, 기획조정실장 / 현 SK텔레 콤 대외협력부문장 전무】
- 편견 극복, 장인정신으로 무장
- 출근하면 주방부터 먼저 점검
- 남다른 성실함과 책임감
【정태송 상무:50년 아산 / 69년 마포고 / 73년 조리사 자격증 취득 / 76년 서울 프라자호텔 입사 / 현 한화개발 상무】
<이기동 기자 / 박인상 기자 / 김병수 기자>
<매경ECONOMY 제118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