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문
동서양회화를 접목한 현대문인화의 세계
-청계 박영숙전에 부쳐-
문인화의 현대적 모색을 추구하는 청계 박영숙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제2의 고향인 진주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어려서 서예에 입문하여 오랬동안 서예공부에 매진해왔지만 10여년 전부터 문인화(文人畵)를 중심으로 발표하면서 문인화의 현대적인 표현세계에 접근하여 왔다.
처음 그림공부를 할 때는 사군자(四君子)를 공부하면서 수묵화의 다양한 기법을 수용하고, 먹의 농담(濃淡)을 이용한 화법에 치중하면서 문인화세계에 도전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대가들을 역방하고 국내외 문인화 자료를 모아 비슷해질 때 까지 부지런히 임화하는 방법으로 공부하였다. 서협주최 서예대전 초대작가로 등단한 이후에는 국제 아트페어나 초대전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해외 현대미술의 기법에 전통적인 문인화의 장점을 간취(看取)한 개성적인 화풍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청계의 작품성향은 대범하고 사의성(寫意性)이 짙은 편이다. 또한 그녀의 작품에는 우리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화훼류가 많이 등장한다. 특히 연꽃에 대해 관심이 많아 연(蓮) 연작(連作)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근작에서는 먹번짐 효과를 이용해 농담(濃淡)의 층차를 살리는데 주력하면서 감필(減筆)의 생략효과와 여백을 살린 문인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청계는 누구보다도 동양과 서양의 회화를 접목한 현대문인화(現代文人畵)를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즉 청계 문인화의 지향점은 동양과 서양의 회화를 접목한 현대문인화이다. 이번에 발표된 <나비들의 비행>같은 작품에서 그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담묵과 농묵으로 처리된 두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니는 공간에서 무한한 자유와 여운을 느끼게 된다. <불새>는 강렬한 붓질로 불을 뒤집어 쓴 듯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짓이 먹의 번짐에 따라 확산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와 같이 최소한의 붓질로 대상의 이미지를 전하면서 먹의 운치(韻致)를 보조적으로 살려내고 있는 것이 청계문인화의 요체(要諦)라고 할 수 있다. 붓이 양(陽)이라면 먹은 음(陰)의 효과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 <아회>, <호연>과 같은 작품은 현대서(現代書)를 문인화의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서예에서 얻은 굳센 필력으로 뼈대를 만들고, 문인화에서 얻은 먹의 효과를 합성하여 그림 같은 글씨인 현대서를 발표해왔지만, 이제는 거꾸로 현대서를 문인화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회화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청계의 소품에는 화제(畵題)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자칫 시선을 그 쪽으로 뺏겨 감상자의 시각이 화제를 따라갈까 염려해서이다. 중국의 팔대산인(八大山人)도 화제를 거의 쓰지 않았다. 그것은 그림에서 군더더기 같은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작에서는 화제를 동원하여 그림의 내용과 하모니를 이루도록 의미전달을 꾀하고 있다.
<연(蓮)> 시리즈는 청계작품의 대표적인 예로써 그가 살고 있는 진주에서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연꽃이다. 넓은 연잎은 수묵으로 처리하거나 대담하게 황색을 입히기도 하지만 붉은 꽃을 제외하면 대부분 담백한 수묵위주로 단번에 마무리 짓는다.
이와 더불어 그의 작품은 단순한 소재형태나 절제된 몇 가지 색채만 이용함으로써 여백미를 살려내고 있다. 여백은 화면에 그리지는 않았지만 경물을 그린 것 이상으로 기능한다. 여백이 살아있음으로 인해 의경(意境)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청계는 자신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친근한 소재들을 이용해 우리정서에 맞는 현대문인화를 정립해보고자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그래서 그는 먹과 붓을 버리지 않고 그것들을 이용해 고전과 현대를 접목해 나가고자 하며, 동양과 서양의 회화양식을 열린 시각으로 수용하기 위해 늘 마음을 비우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현대 문인화의 이론과 실제 양면을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여 사의성을 극대화 한 개성적인 문인화를 펼쳐보고자 하는 청계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매화향을 느끼는 봄날 무심헌에서 정태수(한국서예사연구소장)
작가인사
삶과 예술의 교감을 생각하며
예사롭지 않던 올 겨울 추위의 맹위가 한껏 누그러진다는 예보 때문인지
햇살이 한 없이 따사롭습니다.
막바지 겨울 햇살이 따사로우면 머잖아 봄이 올 것이고
봄이 오면 꽃이 만발하겠지만
조급히 겨울 추위를 떠나보낼 일 만도 아닙니다.
여름 햇살이 뜨거웠던 겨울 매화는 각별히 은은하고
혹한의 겨울을 보낸 봄꽃의 생기는 유별납니다.
서지화위고도(書至畵爲高度)
화지서위극즉(畵至書爲極則)
서예와 그림이 진정한 멋을 내려면
서로 어우러지며 교감(交感)해야 되고
참다운 서예가 되려면 그림의 형태미와 더불어야 하고
참다운 그림이 되려면 서예의 생동미가 더해져야 될 듯합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너는 나와, 나 또한 너와 상관되고
사람은 만물과, 만물은 사람과 연기(緣起)되어 있습니다.
봄과 겨울, 사람과 만물, 서예와 그림
서로의 연관 속에서 각자의 가치가 존중되고 어우러질 때
그 가치는 극대화 되고 마침내 멋스럽게 드러날 줄 압니다.
때로는 사회가 가장 기본으로 이루어야할 형태의 통합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할 때가 더러 있는데
서예와 그림, 그림과 서예
나아가 타 예술계와 각각의 형태를 바탕으로
예술이 지닌 고유한 멋을 서로 교감하며 살아갈 일입니다.
그리하여 더 큰 예술의 가치 곧
사람이 살아가는 즐거움을 세상에 내 놓을 일입니다.
내 이웃을 사랑하는 습관처럼,
성급히 봄을 맞이하느라
남은 겨울을 조급히 떠나보낼 일은 아닙니다.
따사롭기까지 한 막바지 겨울 햇살과
파릇파릇한 봄날의 생기가 교차하는 이 계절에
오시는 발걸음만으로도
한량없는 격려의 큰 힘이 됩니다.
편안한 걸음 하셔서 흔쾌한 시간 보내시고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경인년 봄날 박영숙
· 경남 산청 출생
·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 경남 서예대전 초대작가
· 경남 서예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
· 순천 미술대전 심사
· 환경서예 문인화 대전 심사
· 하동 아동미술 실기대회 심사
개인전
· 1회 서울 인사아트 프라자 (2005)
· 2회 스위스 콩글레스하우스 아트페어 (2006)
· 3회 이태리 비엔나 한여름밤 꿈 전 (2007)
. 4회 서울 이형아트센타 (2010)
주요 전시
· 경남 초대 작가전 (1993 ~ )
· 한중 서예 교류전 (1996)
· 한중 문인화 교류전 (북경대학 - 2000)
· 새천년 한국 서예전 (분당 - 2000)
· 경기 경남 필묵 동행전 (2006)
· 한글 반포 560돌 기념 초대전 (2006)
· 아름다운 우리 한글전 (독일문화원 - 2008)
· 3단체 초대 작가전 (서울 미술관 - 2008)
· 한글과 세계 문자전 (2008)
· 청주 아트홀 개관초대전 (2009)
· 한중 서예 교류전 (2009)
· 제 7회 초대 작가전 (예술의 전당 - 2009)
· 한국 미술관 첫 번째 기획초대전 (2009)
· 저명서화 작가 지상 초대전 (대전대학교 -2009)
· 한국 미술관 현대 서화의 지평전 (2009)
· Art of ink 전 - 프랑스전 (2006)
- 한국전 (울산 현대 미술관 - 2007)
- 미국 캘리포니아전 (2008)
- 미국 플로리다전 (2010)
· 파묵형 초대전시 (부산 솔 갤러리 - 2009)
· 한국 서예 여류 중견작가 초대전 (인사 아트프라자 - 2009)
· 순천미술대전 10주년 기념 초대전 (순천예총 - 2010)
현재
· 회원 : Art of ink in america society 회원
: 경남 서예가협회 회원
: 파묵형 동인
· 경상남도 - 경남지부이사
진주지회 부지부장
대한검정 진주지회장
청계 서화학원 원장
주소 : 진주시 가좌동 659-2번지 신세계타운 403호
이메일 : cg0320@hanmail.net
전화번호 : 055-759-0320
휴대폰 : 011-9521-3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