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學無憂 唯之與阿 相去幾何 善之與惡 相去何若
人之所畏 不可不畏 荒兮其未央哉
衆人熙熙 如亨太牢 如春登臺
我獨泊兮其未兆 如孀兒之未孩 儽儽兮若無所歸
衆人皆有餘而我獨若遺 我愚人之心也哉
沌沌兮 俗人昭昭 我獨昏昏 俗人察察 我獨悶悶
澹兮其若海 飂兮若無止
衆人皆有以而我獨頑似鄙 我獨異於人而貴食母
학문을 버리니 걱정이 없네.
‘으응!’과 ‘에이!’의 차이가 얼마나 되며
선과 악이 서로 멀면 얼마나 멀겠는가?
남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니
쓸쓸하구나, 그 빗나감이여.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이
기름진 제물로 제사지내는 듯
봄날 누대에 오른 듯한데
나 홀로 조용하게 기미조차도 없으니
버려진 어린아이가 웃지 않는 것과 같고
나른히 돌아갈 곳도 없는 듯하다.
사람들은 넉넉한데 나 홀로 외톨이이니
나 어리석은 자의 마음이여!
휘도는 내 마음이여
세상 사람들은 양지바른데 나는 홀로 어두우며
세상 사람들은 엽렵한데 나 홀로 안간힘쓰네.
크게 일렁이는 바다와도 같고
드높이 부는 바람처럼 멈추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다 쓸모 있으되 나만이 고집스레 하찮다.
나 홀로 그들과 달라 젖 빠는 일만 바치노라.
唯 유 기분 좋은 소리 ‘으응!’ 阿 아 싫은 소리 ‘에이!’ 荒 황 어이없다 未央 미앙 빗나감
熙熙 희희 기뻐하는 모양 享 향 제사 드리다 太牢 태뢰 기름진 제사음식 泊 박 정박하다 兆 조 기미
孀兒 상아 홀로 있는 아이 孩 해 어린아이가 웃다 儽儽 래래 나른한 모양 沌沌 돈돈 휘도는 조용함
昭昭 소소 밝은 모양 昏昏 혼혼 어두운 모양 察察 찰찰 잘 살피는 모양 悶悶 민민 번민하는 모양
澹 담 일렁이는 모양 飂 류 높이 부는 바람 以 이 쓸모 頑 완 고집스럽다 鄙 비 쓸모없다
食母 식모 젖을 빨다
노자는 여기까지 걸어온 여정을 잠시 멈추고, 나와 세상의 달라진 모습을 마치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처럼 그려내고 있다. 도를 걷는 길의 친구로 삼아 때때로 감상할 만하다.
앞 19장에서 소개한 지혜, 윤리, 기술, 축재(蓄財) 등에 관하여 연구하는 활동을 학문이라고 한다. 학문의 목적은 미추선악(美醜善惡)을 구별하고 미와 선을 가려 뽑아 나의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성인은 미와 추, 선과 악을 차별하지 않고 만물의 모든 것을 포용하므로 이런 것들을 연구하는 학문에는 관심이 없다. 쓸모없는 걱정거리를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유(唯)’는 욕정을 만족할 때 내는 소리, ‘아(阿)’는 욕정에 거슬릴 때 내는 소리이니, 각각 미와 추를 가리킨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만물과 천하를 연구하며 비슷한 방향으로 몰려간다고 하여, 그것이 분명 틀린 길이라는 것을 아는 내가 덩달아 그들을 따라갈 수는 없다. 일순간의 불안감을 잊으려고 군중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면 도의 아들이라는 신분에 걸맞는 위대한 자유로움을 포기하는 것이다.①
세상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은 마치 큰 소를 잡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려는 것 같다. 하늘을 공경하고 나를 돌아보는 일이라면 칭찬해야 하겠지만, 지금 그들이 기뻐하는 것은 제사가 끝난 후 먹게 될 고기와 푸진 음식 때문이다. 혹시 하늘이 내리는 복이 있으면 받으면 되고 없으면 그만이다. 고기는 결국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니 손해 볼 것이 없다. 사람들을 돕거나 친절하게 대하는 것도 다 나중에 받게 될 보답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늘이 모든 것을 무상으로 베푸는 존재라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하늘과도 사람들과도 거래를 하려고만 한다.②
또 봄날 누대에 오르면 경치도 감상하고 어여쁜 사람들도 구경하니 기쁘기는 하겠다. 그러나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일시적인 즐거움을 찾아 만물과 어울리는 재미에 빠져 있다가는 영원한 기쁨을 주는 도를 잊어버린다.③
그러니 나는 나에게로 돌아와 안전한 포구에 매어있는 배처럼 고요하게 미동도 하지 않는다. 홀로 버려진 어린 아이(孀兒)는 세상의 기쁨을 돌아보지 않으므로 웃음조차 잊은 채 무(無)를 향한다. 걷다가 지쳐서 아무 갈 곳도 없는 나그네와도 같다. 세상 사람들은 제 몫을 잘 챙기고 이웃과도 풍족하게 사귀는데 나 홀로 따돌림을 받아 외톨이가 되었다. 그런데도 나는 마치 바보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다.
‘돈돈(沌沌)’은 변화가 일어나기 전의 고요한 상태를 가리킨다. 무궁한 변화를 일으키기 직전에 느끼는 긴장이다. ‘소소(昭昭)’는 만물에 대한 관심이 밝은 것이요, ‘찰찰(察察)’은 세상물정을 잘 살펴서 이득을 취하는 데에 약삭빠르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세상을 잘 살피고 연구하여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앞날을 잘 대비한다. 이에 반해 나는 만물로부터 벗어나 현(玄)의 어두운 운동에 몰입하느라 세상을 아예 잊어버렸다(昏昏). 또한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다투는 대신에 도와 씨름하느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悶悶).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천하와 만물에 대한 애착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담(澹)’은 바다가 크게 일렁이는 모습이다. 나로부터 ‘돈돈(沌沌)’의 고요한 소용돌이가 천하와 만물로 퍼져나가며 생명의 커다란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도에게서 얻은 참된 자유로움이 기지개를 펴며 날개를 퍼덕이는 것이다. 이제 둥지를 마악 떠나려는 어린 독수리와도 같다. ‘류(飂)’는 높이 부는 바람이다. 땅위에서 먼지와 쓰레기를 휩쓸며 다니는 거친 바람이 아니라 천하와 만물을 떨쳐내고 푸른 하늘에서 거침없이 흐르는 바람이다. 멈추지 않는 현의 운동은 그 어느 것에도 거리낌 없이 끝없는 자유로움으로 나래를 편다.
세상 사람들은 다 쓸모가 있어서 할 일도 많고 오라는 곳도 많은데, 나는 고집스럽게 비루한 나의 인생을 즐긴다. 나는 그들이 모르는 큰 기쁨이 있으니, 도가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베풀어주는 기(氣)를 풍성하게 받아들이는 일이다. 나는 젖꼭지에 매달린 갓난아기처럼 다른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도의 가슴 속으로만 파고들며 현의 운동을 일으킨다.
이 시에서는 ‘홀로(獨)’라는 말이 여섯 번이나 사용되고, ‘끊다(絶)’, ‘버려진 아이(孀兒’), ‘외톨이(遺)’ 등의 표현에서 보이듯이 세상과 극단적으로 격리된 분위기로 일관한다. 도를 걷는 일은 이처럼 나를 뿌리째 뒤흔들고 해체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도는 이러한 나를 받아들여 내가 미처 상상하지도 못하는 자유로움으로 이끈다. 노자는 이를 여섯 개의 전환하는 국면으로 묘사하는데, 그 키워드들은 ‘혜(兮)’라는 감탄사로 강조된다.
荒兮: 속된 삶에 대한 회의.
泊兮: 고독한 침묵.
儽儽兮: 무한한 갈망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
沌沌兮: 고요한 변화.
澹兮: 큰 희망 속에서의 몸부림.
飂兮: 참된 삶의 자유로움.
맨 끝에 ‘어머니(母)’라는 표현으로 그의 여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의 자애로운 보살핌 안에 있음을 고백한다.④ 어머니의 젖으로 흡족한 갓난아기는 다른 음식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이처럼 나는 단순히 도에게서 내려오는 기(氣)에 끊임없이 일치함으로써 변화무상한 만물을 완전하게 다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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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악령 들린 사람이 대답하였다. “저의 이름은 ‘군대’입니다. 저희들은 수가 많거든요!”(마르코복음 5:9) ‘저’가 슬며시 ‘저희’로 변화하고 있다. ‘군대’는 집단 심리에 의지하여 안전을 도모하려는 것을 상징한다. 악령은 홀로서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다른 대상에 들러붙는다. 세상 사람들은 말로는 ‘나’라고 하면서 지위, 신분, 학벌, 지역, 혈통, 종교 등을 통하여 자신이 속한 집단의 배경을 내세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집단적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일수록 더 이기적이다.
② 나는 동물의 희생이 아니라 너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원한다. 나의 백성이 나에게 번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그들이 나를 알기를 원한다.(호세아 6:6) 하느님께서는 사람들로부터 섬김을 받는 것을 바라지 않으시고 그들과 사귀기를 원하신다. 번제물은 나를 완전하게 부정하면서 하느님께 투신하는 것을 상징한다. 하느님과의 친교를 상징하는 행위보다 친교 자체가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③ 사람들은 풀과 같고 들에 핀 꽃처럼 사라지는구나.(이사야서 40:6) 인생의 모든 즐거움이 덧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④ 순수한 영적 젖에 목마른 갓난아기처럼 되십시오. 여러분은 그것을 마시고 자라나서 구원될 것입니다.(베드로 전서 2:2) 하느님의 갓난아기는 성령의 힘으로 자유로이 독립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자신의 경륜을 펼치며 천하를 주름잡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심리적인 미숙아이다. 하느님의 경륜은 일방적으로 펼쳐지지만 사람의 경륜은 반드시 백성의 지지와 보답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첫댓글 사람의 경륜은 반드시 백성(민초)의 지지와 보답이 필요한디.....이를 망각한....정치쟁이들....정신 좀 차리거라
초심을 왜!!!!!!!!!!!!!!! 버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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