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번에 페북에 간단한 후기를 올리고 이제서야 이곳에 정리를 해보네요.
다시 무의도로 떠나는 기분이 듭니다.
일시 :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10시 ~ 21시
동행 : 안근호, 최문선, 박지현
장소 : 무의도 (인천공항에서 버스 ~ 잠진도 선착장 ~ 무의도)
10시쯤 인천공항에 모인 뒤 3층 출국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잠진도행 버스를 탔습니다.
30분쯤 지나 선착장에서 한두어정거장 떨어진 곳에 미리 내려 배가 있는 곳까지 걸었습니다.
도심을 등지고 바다와 섬으로 들어가는데, 꽤 오랜만에 반가운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또 바다는 분명히 숲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람을 맞이한다는 사실도.
배를 타다 문득 바라본 그림자가 재미있어 첫 단체사진으로 포착!
좀 더 창의적인 포즈를 취했어야 하는건데, 아쉽네요
배가 출발하자 몰려든 갈매기들.
질서있는 동선을 따라 배가 움직이는 내내 (10분도 채 안되지만) 쫓아옵니다. 과자를 받아 먹으려고요.
이렇게 받아먹는 새우깡들이 이들의 주식이 아니겠죠?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갈매기밥 = 새우깡이 되었을까요? 자갈치도 있고 고래밥도 있는데..
무의도에 도착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문선님이 준비해주신 코스는 산과 바다, 자연과 문화, 설산(雪山과) 갯벌, 레포츠와 드라마, 떠들석함과 고요 등
아주 다양하고 다이나믹하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무의도는 작지만 이렇게 다양한 개성을 가졌답니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 보여드릴 수 없어서 아쉽지만,
그만큼 알찬 하루를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것이겠죠 ㅋㅋ
정상에 오르기전 아주아주 적막해 정말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한 곳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바다 앞 모래사장에서요.
나는 여기에 잠깐 스치는 손님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되어 소곤소곤 밥을 먹었습니다.
처음에 적막은 어색했지만 곧 편안했어요.
정상에서.
위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실제 무의도 체험은 이것보다 훨씬더 다이나믹 하답니다.
불청객 주제에 무의도에 이곳저곳을 아지트로 삼고 싶은 뻔뻔한 마음이 들 정도였어요.
그리고 이번에 무의도로 산행을 하면서
무의도 개발사업에 대해 이야기도 듣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었는데요,
다행이 집에 가는길에 거기서 오랫동안 일하신 아주머니를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사업시행이 번복되고 있는 상황 속에
무의도 주민들이 오랜시간 인내심을 도전받아오고 계신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먼저 공통적으로, 기대했던 토지 보상이 늦춰지는 것에 대한 피로가 있을 것이고
그 중, 정부에서 투기금지지역으로 묶기 이전에 이미 거액(쌈짓돈이든 검은돈이든)을 투자했던
주민 또는 외부인들이 기약없이 이자를 값아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기신 거라 이해했습니다.
실제로 무의도 관광단지 개발은 영종도 인천공항 개설과 함게 진행될 계획이었다가
수차례 사업계획 변경, 인천시 재정악화, 투자처 문제 등 외부요인에 의해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안타까운 것은 중앙정부에서도 큰 관심이나 걱정을 보이지 않는 듯 하고
인천시는 비슷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됬던 다른 자치정부 의 객관적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자에 휩쓸려 과도하게 밀어붙이거나 수수방관 또는 자포자기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내부에서 진행되는 사정은 더 깊이 알아봐야 하겠지만 앞으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많은 주민분들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어봐야 겠네요.
'민폐'의 두번째 산행은 이렇게 끝났고 해물 칼국수와 막걸리 한잔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뒷풀이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산행에 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 산행모임 '민폐' 세번째 모임
장소 : 인천 계양산
일시 : 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오전 10시 계산역 앞
내용 : 계양산 산행 (코스 미정)
계양산은 인천의 주산으로 알고보면 어마어마한 산맥과 역사가 있지만 마을 뒷동산 처럼 오를 수 있는
친절하고 친근한 산입니다. 물론 안으로 들어갈수록 험하고 깊어져서 조심해야 하지만요.
또 인천녹색연합에서 계양산 주변으로 많은 활동도 하시지요?
기회가 된다면 배우고 거기에 참여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주말이 되면 인천 계양산에 참 많은 분들이 오십니다.
그래서인지 계산역 인근은 술집보다 아웃도어 매장들이 더 많을 정도고(거짓말 조금 보태서..)
계양산 둘레길은 아웃도어 패션쇼장을 방불케 하지요.
날씨가 점점 따뜻해 지니 아마 3월 말 즈음이 되면 정말 발디딜 틈 조차 없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사람이 북적한 산을 싫어하신다면 다시 생각해 보셔도 좋습니다 ^^;;
이렇게 북적되는 산에서 '민폐'는 산을 찾는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고 싶습니다.
여가, 친목, 소비 장으로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우리의 산에 대해
또 가끔은 우리 입장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등산문화와 등산객들, 산악회에 대해
그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서로를 어떻게 하면 공유하고 이해해 나갈 수 있을지
작은 고민들을 나눠보고 실천의 한걸음을 뗄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문의사항은 저에게로! (박지현 010 3922 0927)
첫댓글 '반가운 그리움'이라! 감칠맛나는 글과 감각적인 사진에, 사람의 이야기까지.. 역시 민폐대장님 답습니다. 잘 읽었어요! 계양산은 저도 꼭 가고싶네요.
이제야 글을 봅니다. 잘 정리해주셔서 다시 무의도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문선님의 코스 선정이 좋아서 정말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이번 산행에 길안내 하면 좋을텐데 갈수가 없네요. 대신 나무님이 계시니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주말인파로 붐비겠지만 계양산이 푸근하게 안아줄 겁니다.잘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