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제불능 거대야당의 만용(蠻勇) ◈
법원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게
1심에서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하자,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할 것이라고 하지요
이 대표는 부인하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대북 송금을 미리 보고받는 등
두 사람을 사실상 공범 관계로 보고 있어요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재판부를
동시에 압박했지요
우선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을 수사하는 특검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어요
피의자가 검찰을 수사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요
민주당은 대통령이 이 특검법을 거부하면 검사를 탄핵하겠다고도 했어요
그러자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를
비난하는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심판(판사)도 선출해야”라고 썼어요
국회 법사위 간사로 내정된 김승원 의원은
“사법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계기”라고 했지요
검사와 판사에 대한 ‘좌표 찍기’와 집단 괴롭힘 같은
‘개딸들’이나 하던 일을 국회의원들이 입법 수단으로 하겠다는 것이지요
민주당은 지난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맡았던 국회 법사위원장을
자신들이 맡겠다며 강경파들을 법사위에 배치했어요
검찰과 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사위를
민주당이 되찾으려는 것은 이 대표에 대한 방탄 때문일 것이지요
이와 별개로 민주당은 이날 대선에 출마하는 당대표는
대선 1년 전 당대표에서 사퇴하는 규정에 예외를 두고,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정지 조항을 삭제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고위에서 의결했어요
이 대표 한 사람만을 위해 정당의 헌법까지 고치는데도 당내 반발이 없어요
이는 비주류 인사들을 총선 공천 때 배제했기 때문이지요
정치권은 그동안 검찰이 기소하거나 재판부가 판결을 하면
일단 존중 의사를 밝혀 왔어요
사법 체계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향후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투려 했지요
그러나 이 대표 사건 이후 민주당은 이런 관례를 무너뜨리고
당 전체가 수사 방해와 재판부 위협과 같은 행동에 나서고 있어요
이것은 거대야당이 사법부 내지는 행정부까지를 통제하겠다는
만용중에 만용(蠻勇) 이지요
그런데다 민주당은 어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박찬대 원내대표를
국회 운영위원장으로, 정청래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등
자기 당 의원들을 11개 상임위 위원장으로 뽑았어요
여야의 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것이지요
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요
국회가 사상 처음으로 야당 단독으로 개원해 헌정사에 오점을 남긴 데 이어
상임위까지 민주당이 독식할 가능성이 커졌어요
국회 상임위를 배분하는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된 것은
법사위와 운영위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지요
그동안 1당이 국회의장을, 2당이 법사위원장을,
집권당이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였어요
국회 운영이 다수결로만 이뤄지면 승자 독식이 불보듯 뻔하니
최소한 이들 상임위엔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지요
그러나 민주당은 지금까지 의회가 만들고 지켜왔던 불문율을
모두 무시하고 있어요
총선 압승을 ‘입법 폭주 면허증’으로 착각한 것처럼 보이지요
민주당이 특히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는 것은
피감기관인 법무부, 검찰, 법원, 공수처, 감사원 등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국회로 불러 영향력이나 압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지요
이 모든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과 관련이 있어요
민주당은 표면적으로 “다수당의 신속한 법안 처리가 총선 민의”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요
그러나 한 정당이 국회를 마치 점령이라도 한 듯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경우
그 결과는 다수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지요
그리고 민주당의 힘에 의한 국회 운영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의 명분만 쌓아줄 뿐이지요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 처리에 맞선다며 본회의에 불참하고
회의장 밖에서 농성을 했어요
향후 상임위 활동을 비롯해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했지요
국민의힘 입장에선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하지만,
집권 여당의 이런 모습 또한 무책임하게 보일수 있어요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까지 해놓고 처리하지 못한
연금개혁안을 비롯해 저출생 극복 법안, 방폐장법 등 민생 법안들이
산처럼 쌓여있는데 22대 국회에서 언제 처리할수 있을까요?
국회의 앞날이 암울하기만 하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이 전 지사측 김광민 변호사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어요
▲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제22대 국회 원구성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오후 5시에 예정된 본회의가 8시로 미뤄졌어요
사진은 이날 텅 빈 본회의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