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0910 (월)
- 입안이 산뜻 : 박하(薄荷)이야기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6) - 식물이야기 (84)
지난 9/7일이 “백로(白露)”이었는데, 가을에 수확하는 곡식이나 과일들은
“백로”까지만 자라고 그 이후에는 성장을 멈춘다고 합니다.
즉,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된다는 뜻이라고 하는 군요,
또 다음 주말인 9/22일은 “추분(秋分)”이어서 밤도 길어질 터이니,
가을이 더욱 깊어지겠습니다.
-------------------------------------------------------------
오늘 이야기는 <박하(薄荷)>에 대한 것인데, <박하>라고 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껌을 생각하시거나, 또는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은 초록색으로 겉을 포장한
멘솔 담배를 생각하시겠지만, 저의 경우는 어릴 적 동네가게에서 커다란
유리항아리에 넣고 팔았던 다이아몬드 모양의 하얀 박하사탕이 생각납니다.
먹을 것 변변하지 못하고 가난하던 시절, 그 사탕을 하나 입속에 넣고 돌돌 돌리면
어쩌면 그렇게 입속이 화하면서 단물이 나오는지 지금도 상큼한 그 맛과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요즘도 어떤 음식점에서는 박하사탕을 비치해 놓아서 저도 모르게 손이 가곤
하는데, 제가 잘 들르지를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일반가게에서는
구경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런데 저도 보긴 했지만 한참 전에 관객이 꽤나 많았던 “박하사탕”이라는
영화는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요???
-------------------------------------------------------------
[ 박하(薄荷) ]
- 영어로 “Mint"라고 하는 <박하>는 ”통화식물목 꿀풀과“로 분류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 영어에서의 “Mint"에는 <박하>말고도 옛날 라틴어에서 ”돈, 화폐(貨幣)“ 등의
뜻이 전해 와서 지금도 “조폐국(造幣局)”, “화폐주조소(貨幣鑄造所)”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 식물로서의 <박하>는 불리는 이름도 여러 가지인데, <인단초(仁丹草)>,
<야인단초(野仁丹草)>, <야식향(夜息香)>, <어향초(魚香草)>, <번하채(蕃荷菜)>,
<승양채(升陽菜)> 등등으로도 불립니다.
* 중국어에서도 <박하(薄荷)>라고 쓰고는 <보허>라고 읽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주로 자라는 <박하>는 중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국 각지의 들판 특히 습기가 있는
초원에서 흔히 자라는데, 주로 약용(藥用)으로 쓰이기 때문에 일부 약초농가에서
재배하기도 합니다.
- 그렇지만 전 세계적으로 약 30여종이 있는 <박하>는 종류별로 원산지가
중국과 서양 등으로 무척 다양합니다.
- 높이는 일반적으로 약 50cm 안팎인데,
크게 자라는 경우에는 1미터까지 자랍니다.
- 줄기는 곧게 서고 둔하게 네모지며 털이 약간 있습니다.
- 잎은 마주나기로서 긴 타원형이고, 잎 양면으로 털이 약간 있으며,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는데 끝이 뾰족합니다.
- 7~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연한 자주색 또는 흰색의 꽃이 여러 겹으로 피며,
10월경 열매를 맺습니다.
* 꽃말 : “순진한 마음”, “미덕(美德)”, “다시 한 번 사랑하고 싶습니다.”
- 번식은 씨앗으로도 하지만,
통상 땅 속 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번식합니다.
- <박하>의 주성분은 <멘톨((Menthol>이라는 성분으로 밀원용(蜜源用), 공업용 등
다양하게 쓰이는데, 특히 잎과 줄기에서 뽑은 추출물로 “박하유(薄荷油)”,
“박하뇌(薄荷腦)”, “박하정(薄荷精)” 등을 제조하는데 쓰이고,
향기가 좋아서 음료나 사탕, 잼, 치약, 담배 그리고 화장품 등을 만드는데
청량제나 향료로 쓰입니다.
- 한방에서는 “박하(薄荷)” 또는 “영생(英生)”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옛날에는
식용으로도 쓰였으나 지금은 줄기와 잎을 약용으로만 쓰는데 다양한 처방에
사용합니다. 특히 건위정장(健胃整腸), 발한해열(發汗解熱), 구충(驅蟲) 및
치통(齒痛)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또 <박하>는 향기가 좋으므로 “박하주(薄荷酒)”를 만들기도 하는데,
빛깔이 노르스름하고 <박하> 특유의 산뜻하고 짙은 향기를 풍기므로
“초목주(草木酒)” 중에서는 으뜸으로 치기도 합니다.
- 그리고 <박하>의 주성분인 <멘톨(Menthol)>은 피부와 점막을 시원하게 해주고,
항균(抗菌)과 통증(痛症) 완화에 효과적이어서 고대 이집트에서는 식용과 약용 및
방향제(芳香劑)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향수의 중요한 성분으로,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향수 외에도 원기강화제와 목욕첨가제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 또한 정신적 피로와 우울증, 신경성 발작 등에 효과가 있고, 더울 때에는 차갑게
해주고 추울 때에는 따뜻하게 해주는 성분이 점액의 유출을 막아주고
해열(解熱)과 발한(發汗)을 돕는다고 합니다.
- <박하>의 용도는 문화가 발전할수록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식품업계에서의 수요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
[ 박하(薄荷) = 민트(Mint)의 종류 ]
- <박하>의 종류는 무척 많지만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종류에 대하여 간략히 알아봅니다.
- 이 중에서는 <스피어민트>와 <페퍼민트>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1) 스피어민트(Spearmint)
- 스피어민트는 유럽에서 나는 서양박하로 동양박하와는 많이 다릅니다.
- 달콤하면서도 강한, 그리고 상쾌한 향이 있어서 껌에 많이 사용합니다.
- 생잎이나 오일을 목욕물에 넣으면 신경이나 근육을 이완시켜 줍니다.
- 방충용으로 향낭(香囊 = 향기주머니)을 만들어 옷감에 넣기도 합니다.
- 성질은 <페퍼민트>와 비슷하며, 생잎이나 건조시킨 잎은
요리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 특히 민트시럽의 원료가 되는, 고기요리의 필수 향신료(香辛料)라고 합니다.
(2) 페퍼민트(Peppermint)
- 유럽의 지중해연안이 원산지인 다년초이며, 30-90cm 정도 자랍니다.
- 잎은 타원형으로 잎과 줄기가 녹색인 것과 자주색을 띠는 것 등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 약초로 많이 쓰이며 위장병, 두통, 설사, 신경통, 류마티스, 치통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 식물전체에 후추처럼 톡 쏘는 자극성과 상쾌한 향기가 있는데,
향기와 맛이 뛰어나서 향료, 캔디, 음료, 술 등의 향료로도 사용됩니다.
- 또한 가정에서는 비누에 넣거나 포푸리(Potpourri = 향기주머니), 베개,
목욕제 등에 사용됩니다.
(3) 오데코롱 민트(Eau de colgne mint)
- 짙은 자주색의 줄기와 붉은 기가 감도는 잎이 민트 중에서도 드문 품종입니다.
- 잎은 레몬과 같은 강한 향이 나며, 화장품의 원료로 많이 이용됩니다.
- 이 품종은 강한 향이 특징이며, 우리에게 친숙한 인기 품종입니다.
- 약용으로는 별로 쓰이지 않습니다.
(4) 페니로얄 민트(Pennyroyal mint)
- 원래 곧게 뻗은 줄기지만, 비스듬히 땅을 기듯이 자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원을 덮을 만큼 심어 놓으면, 주위가 “페니로얄” 향으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 향에 벌레를 쫒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여름에 타원형의 꽃을 피우며,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5) 애플 민트(Apple mint)
- 잎에 흰색 털이 나있고, 계란형으로 둥근 것이 특징입니다.
- 민트와 애플(apple-사과)을 믹스한 것과 같은 부드러운 향기가 납니다.
- 잘라서 비네가(vinegar = 식초)나 오일에 담그거나 건조시켜
포푸리(Potpourri = 향기주머니)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비네가(vinegar)”의 어원(語源)은 신맛 나는 포도주를 뜻하는 것으로,
실제에 있어서 프랑스에서는 “비네가”라 하면 포도주로부터 만든 식초인데,
영어를 말하는 국민은 프랑스와는 달리 “비네가”라 하면 사과주를 초산 발효시킨
것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 또한 생식(生食)을 할 수도 있고, 생잎을 잘라서 샐러드에 믹스를 하거나,
“민트 소스(mint-sauce)”나 “민트 프라페(mint- frappé)”, “민트 티(mint-tea)”
등의 장식에도 자주 사용합니다.
* 프라페(frappé - 프랑스어)
1. 얼음을 갈아서 그 위에다 여러 종류의 시럽을 치고 과일을 얹은 것.
2. 칵테일 종류의 하나로 잘게 깬 얼음 조각에 여러 가지
리큐어(liquor - 알콜 음료)를 부은 음료수.
(6) 파인애플 민트(Pineapple mint)
- 애플 민트 잎에 크림색의 노르스름한 테두리가 둘려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매우 깨끗한 품종으로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과일향이 풍기는 민트입니다.
- 애플민트와 비슷하지만, 잎에 반점에 있습니다.
- 잎의 모양이 예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합니다.
(7) 기타
- 보라색 꽃이 피는 “라벤더민트(lavender-mint)”,
- 아이스티용 “오렌지민트(orange-mint)”,
- 샐러드와 차(茶)용 “진저민트(ginger-mint)” 등이 있으며,
- 그리고 향기와 맛이 고양이들이 좋아하고 또 이 향기를 맡으면 고양이들이
흥분한다고 하여 고양이 장난감을 만들 때 속으로 넣기도 하는
“캣닢(catnip = 개박하)”라는 것도 있습니다.
=============================================================
< 박하 >
- 여기에 올리는 사진들은 다른 곳에서 빌려왔습니다.
---------------------------------------------------------------------
<개박하 = 캣닢(catnip)>
========================================================
이상으로 <박하(薄荷)>이야기를 마칩니다.
다음번에는 뭘 올려야 할지 걱정입니다. 점점 어려워집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민트에도 정말 다양한 풍미가 있군요. 저는 스피어민트나 페퍼민트는 알고 있었지만, 기타 민트들은 박하 추출 혼합물인줄 알았는데, 원래 그런 종들이 있군요. 박하하면 학장님 처럼 구멍가게에 눈깔 사탕이랑 함께 큼직한 유리병에 나란히 놓여 뭘 먹을까 고민했던.. 그리고 대학 다닐땐 복학생 선배가 근처 유명한 환락가에서 박하X이라 애칭으로 골목길을 들어서면 여기 저기서 불러서 ㅋㅋ 앗, 죄송합니다.샘! 그리고 페파민트는 주로 칵테일에 타서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중동 출장가서 양고기 처음 먹었을때 노린내 때문에 옆에 젤 형태의 페퍼민트를 듬뿍 찍어 힘들어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영화 박하사탕은 누가 얘기 좀.
저도 이번 글을 쓰면서 민트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기님 다니신 학교 근처에 유명한 곳이 있다는 이야기는 군대 있을 때부터 들었는데,,, 서울은 어디, 부산은 어디, 그리고 대구, 대전, 광주는 어디 어디 할 때 인천을 얘기할 때 나오더군요. ㅎㅎ 이제는 모두 없어졌겠지요. 그런데 영화 박하사탕은 계속 시간을 거꾸로 가며 과거로 돌아가던데 그 영화 감독과 주연배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일부 있습니다. 또 처음과 마지막 장면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서인지....
식당에서 주는 박하 사탕은 주로 중국산이라고 하여 믿기가 어렵음니다. 가급적 드시지 마세요.
고맙습니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모두 품질이 나쁘고 싸구려는 아니겠지만 어쩌다가 이렇게 형편없는 지경으로 와 버렸는지 안타깝습니다. 하긴 달걀이나 고기도 합성으로 만들고 자동차도 얼마 안되어 뚝딱 흉내 내어 만들고 하니 어이가 없기는 합니다. 그런데 박하사탕 뿐만 아니라 우리네 식탁에 오르는 많은 것들이 중국산이라는데 걱정입니다. 가끔 음식점에서 모양도 별로이고 맛도 없는 것을 먹을 때면 이거 중국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음식점에서 박하사탕을 먹지 말아야겠습니다.
요사이 먹거리및 식당에 대한 TV의 고발 프로를 보면 식당 가기가 두렵군요. 그래도 먹어야 사니.... 학장님 선능쪽으로 한번 나오셔서 점심드시죠.
하는 일은 없이 어정거리고 건들거리며 매일매일을 보내는데도 좀처럼 시내에 나가지질 않습니다. 사장님과 또 몇몇 분에게 인사를 드릴 일도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아직 날짜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
학장님. 이번주는 가만히 있어도 입안이 화해지는 박하군요. 80년대 중반에 예맨에 갔었는데 그 때 사람들이 마주 앉아 서로 권하기도 하면서 씹고 있는 것이 있어 뭐냐고 물었더니 카트(qat)라고 하며 일종의 민트라고 하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담배는 끊어도 카트는 못 끊는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품질에 따라 가격의 차가 1000배까지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그 카트가 박하 종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싶으면 화한 향과 맛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샤감샤.
이 사장님, "카트"라는 것이 담배보다 끊기가 어렵다니 굉장한 것인 모양입니다. 세상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입 속에 무엇인가를 씹는 나라들이 많더군요. 입이 즐거워야 행복하니까 그런 모양입니다. 워낙 알고 계신 것이 많으신데 가끔 재미있는 내용들을 올려 주시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