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또 쉰다는 휴휴암. 그래서 우리도 쉬고 말았어
잠시 쉬며 동해 보니 푸른 물결 여전하고 그 맑음에 혀를 내둘렀다오.
넘실거리는 파도는 그 특유의 내음으로 우릴 부르고
잡힐 것 같은 물고기는 여전히 춤사위 한창인데 잡힐 것 같은 그님도 홀로 춤 한참일세.
그런데 그렇구나. 아무리 황금 만능시대라지만
중생 구제한다는 보살님이 황금옷입은 책을 안고 있음은 갓 쓰고 자전거 탄 몰골일세
어차피 암자 주인이 돈 자랑한다고 귀한 것은 모두 황금옷을 입혀놓았어.
밤마다 동해 보고 흘린 눈물 때문에 골 패인 바위의 통한을 누가 알아주나.
가만히 있는것 같은 지혜관세음보살님은 날마다 구제할 수 없는 중생의 수를 헤아리며
늘어만가는 숫자 지우기에 온 힘을 쏟지 않으시려나.
그녀의 멍 든 가슴 어찌 다스려주나 방법없어 고민하니 철없는 물고기만 먹이 찾아 출렁출렁
달마상 저 흉축한 얼굴이 우리네 인간의 욕심이 만든 산물일세
오랜 세월 마모되어 바위는 겉으로 보기는 둥그렇지만
속살은 여전히 단단하기가 과욕에 찌든 우리네 마음이어라.
차라리 바다속으로 들어가 용왕님과 말동무하고 지내기를 갈망하건만
놓아주지 않는 속세의 미련 때문에 몇 년을 흔들거리는 바위의 안타까움
달마상 보고 눈웃음친들 언제나 좁혀지지 않는 거리로 오늘도 벙어리냉가슴
소나기 벗 삼은 주문진의 먹을거리, 행여 급하게 먹다 체할까 염려하여 그 시간만큼 우릴 잡아주더라.
빗물 머금은 분홍꽃은 우리를 서둘러 반기나 계곡은 시쿤둥
소금강이면 어떻하고 그냥 금강인들 어떠하랴 .
잠시 오솔길 걸으며 옛생각에 잠겨보니 몇년전 다녀온 공룡능선, 천불동이 아른거리네
구름속에 머물던 해가 서둘러 자취 감추려다 실수하여 붉은 눈물 한방을 흘리고 가버렸네
물먹은 구름이 물 한동이 부어버리니 서서히 퍼지는 하늘이 있더라.
휴휴암 앞 주먹바위 속에 무엇이 들어있나 잠시 궁금해 하다가 하루를 마감했네
그런데 다시 보니 발가락바위도 같은데 바위의 이름따윈 내맘대로 읊으리다.
첫댓글 안녕 하세요.
쉬고쉬어 간다는 "휴휴암"멋진 글로 포장하여 더욱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추석이 닥아오자 황금빛 들판엔 벼이식이 나를 빨리
데려가라고 손짓하고 있네요.
건강과 행복만이 샘솟길 항상 기원 합니다.
추억을 더듬다 생각나서. 흔적 감사합니다. 그냥 날마다 웃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