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코리안 루트 개척에 나섰다 실종된 박영석(48,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83학번)대장의 노제가 오늘(11월3일) 모교인 동국대에서 열렸다.
유가족과 동문들이 박영석 대표의 영정을 들고 팔정도를 돌고 있다. 신재호 기자
노제는 중앙도서관 앞 박영석 대장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7대륙 최고봉 완등, 남극점·북극점 원정에 성공하여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을 기념해 조성한 부조 앞에서 열렸다.
노제에는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스님, 경주캠퍼스 교수 진월스님과 조성구 동국대 경영부총장, 임식 동국대 체육교육과 교수, 이광운 동국 산악회 회장과 동국산악회원, 체육교육학과 후배 및 유족 대표로 두 아들 성우, 성민 군 등 200 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날 박 대장과 동기이기도 한 이광운 동국산악회장은 “산악회 강령 중 첫 번째가 자기 배낭은 자기가 꾸리자이고, 두 번째는 산행은 집에서 시작해서 집에서 끝내는 것인데, 박 대장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으니 끝나지 않은 것”이라며 “살아 있다는 이유로 극한 등반의 길에 쉼없이 오른 그의 열정을 남아 있는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그는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장의 지도교수인 임식 동국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추도사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임 교수는 “박영석 대장은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앞서 올랐던 눈 덮인 암벽에 밧줄 하나 드려놓고 눈보라 덮친 몸을 내릴 때의 투혼을 생각하니 이제 그곳에 잠시 쉬고 있다고 믿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박영석 대장이 수학했던 사범대 건물을 돌고 나오는 모습. 신재호 기자
이어 임 교수는 “동국건승을 외치며 의기에 찬 목소리가 아직 생생하고 탐험문화재단을 통해 소외계층을 돌보는 모습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스스로 부처됨을 보여주었다”며 “그랜드슬램 정복자로서 인류탐험의 투혼의 길을 보여준 박영석 동문을 우리 동국인은 그대를 인류의 신화적 영웅으로 부를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에 앞서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의 합동 영결식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산악인장으로 치러졌다.
한편, 박영석 대장은 1983년 동국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입학했으며, 2005년 불자대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3월 동국대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정각원장 법타스님과 경주캠퍼스 교수 진월스님이 헌화하는 모습. 신재호 기자
산악인으로서 그는 인류탐험역사의 큰 획을 그은 선구자이다. 그는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세계 최단기간 등정 △세계최초 6개월간 히말라야 8000m급 5개봉 최다등정 △세계최초 1년간 히말라야 8000m 급 최다등정 달성(기네스북 등재) △아시아 최초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세계 최단기간 무보급 남극점 도달 △북극점 도달 △인류최초 산악 그랜드 슬램 달성 (기네스북등재) △단일팀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횡단 등반 성공 △2009 에베레스트 남서벽 코리안 신 루트 개척 등 산악등정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