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경북 울진 일대에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이 산불은 초속 20m를 넘는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번졌고, 최초 발화지점에서 해안 쪽과 강원 삼척까지 확산되는 등 산불의 규모는 점점 커져 갔습니다. 건조했던 날씨에 급격하게 빠른 속도로 번진 산불은 하루 만에 축구장의 4621배에 달하는 3300ha (헥타르)가 산불 영향권에 들면서 주택 50여 채, 창고 5개동, 비닐하우스 4개동을 불태웠습니다.
산불은 곧 발화지점에서 직선거리로 11km 떨어진 한울 원전까지 확산됐고, 삼척의 LNG (액화천연가스)기지 인근까지 번졌습니다. 강풍으로 인한 산불의 확산과 일몰이 가까워지면서 헬기를 사용한 진화가 어려워지면서 피해는 점점 늘어났는데요. 이로 인해 소방청은 전국 소방동원령 1호 등을 발령하여 서울, 대구, 울산, 경기, 충북, 경남 등에서 소방차량 등 진화 장비 351대를 울진과 삼척의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했습니다.
좀처럼 잡히지 않던 불길은 산불 발생 8일이 지나면서 진화율이 80%까지 올라갔고, 9일이 지나면서야 주불이 잡히면서 진화됐는데요. 9일간 진행된 울진 산불은 울진지역 4개 읍면과 강원 삼척지역 2개 읍면이 잠정 피해 지역으로 확인되었고, 진화에 소요된 시간은 총 213시간이 경과하며 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되었습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발생했던 초기에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산림의 피해는 컸지만 한울원전, 삼척 LNG기지, 금강송 군락지 등의 피해와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앞으로 잔불을 진화하고 피해 조사와 피해 지역 주민의 생활 안정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역대 최장, 최대 규모의 산불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산림청은 울진군의 도로가에서 산불이 최초 발생한 점을 감안하여 도로를 지나던 차에서 던진 담뱃불 등에 의한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요. 발화 시점을 전후로 인근 도로를 지나간 차량 4대의 번호와 차종 등을 파악해 놓은 상태라고 합니다. 하지만 발화지점이 모두 불에 타 원인을 밝히는데 난항을 겪을 수도 있으나 수사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